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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업계 프로모션 판매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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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4-01-12 06: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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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업계 프로모션 판매 언제까지?

2003년 한해동안 국내시장에서 판매된 수입차 대수는 19,461대로 2002년의 16,119대 보다 20.7% 증가했다고 한국수입차협회는 발표했다. 아직까지는 한국시장 점유율이 1.5% 전후의 수준으로 이렇다할 실적이라고는 할 수 없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작년 한해 극심한 소비위축현상으로 인해 한국차의 내수 판매가 130만 9.995대로 2002년 대비 19% 가까이 하락해 1992년 판매 수준보다 미치지 못한 것에 비하면 선전한 셈이다. 특히 고가 차량의 판매가 우위를 이루고 있는 시장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2003년 수입차업계는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올린 셈이다.
2003년 수입차 시장은 국산차와는 달리 신차효과가 판매를 크게 좌우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렉서스와 BMW, 폭스바겐 등이 2002년 대비 27.1% 증가한 3,772대, 6.5% 증가한 5,432대, 53% 증가한 1,048대를 판매해 견실한 성장세를 보여 준 것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판매대수 측면에서는 BMW가 유일하게 5천대 이상을 기록했으며 렉서스와 메르세데스 벤츠가 3천대를 넘겼다. 다음으로 포드와 다임러크라이슬러, 폭스바겐, 볼보가 각각 1000대 이상을 판매했다.
시장점유율로 보면 BMW가 27.9%, 렉서스가 19.4%, 메르세데스 벤츠가 16%로 두자리수 이상을 차지했다.
신장폭이 50%를 넘는 브랜드로는 포르쉐가 135%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사브 79.3%, 재규어 72.6%, 폭스바겐 53% 등이고 뒤를 이어 메르세데스도 45.5%나 늘어 단숨에 3천대 벽을 넘었다. 다만 모든 브랜드의 판매가 상승했는데 유독 크라이슬러만이 11.1% 줄어들었다. 같은 미국 브랜드인 캐딜락과 포드가 각각 16.4%. 26.6%씩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런데 수입차업체의 2004년 전체적인 판매 상승에 대해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을 것 같다.
수입차 업체들은 작년 한해 가격인하나 장기 무이자 할부 등 소위 프로모션 판매를 그 어느때보다 많이 실시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는 모두 17개. 이들 업체가 작년 한해 동안 모두 28회 이상의 할인 및 할부 판매를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별로 적게는 한 차례에서 많게는 다섯차례까지 실시했다. 한 차례 실시한 업체도 장기적으로 하는 경우가 있어 몇 차례인가는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 결과 2002년 대비 20.7%의 판매 증가를 이끌어냈다. 단기적인 이런 영업 기법은 소비자들을 전시장으로 끌어 들이는데 성공했고 한국산차 판매의 급락과는 상관없이 상승세를 보였다.
물론 단 한번도 프로모션 판매를 하지 않은 두 세 개 브랜드는 예외이지만 대부분이 봄철 이후 거의 연중 내내이다시피 프로모션 판매에 의존하는 양상을 보였다. 초반에는 잠잠하다가 판매가 떨어지는 것이 눈에 보였던 봄철 들어서부터 프로모션 판매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로는 아예 프로모션 방법을 어떤 식으로 하느냐가 마치 전략인 것처럼 여겨지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그로 인해 소비자들의 심리에는 할인판매나 장기 할부판매를 기다리는 것이 당연한 현상이 되었다.
지난 90년대 중반 사브와 볼보의 수입업체가 본사와의 협상을 잘해 저가 판매로 시장점유율을 크게 늘린 경험이 있었다. 그 상황이 지속되었더라면 두 브랜드는 아주 좋은 결과를 가져왔을 수도 있었겠지만 상황은 항상 좋은 쪽으로만 가는 것은 아니다. IMF로 인해 환율이 폭등하자 다른 브랜드에 비해 더 큰 폭으로 가격인상을 하지 않을 수 없었고 소비자들은 그런 비싼 가격을 이해하지 못해 판매는 급락했다. 그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는 나빠졌고 그 수입업체는 물러났다. 하지만 지금 볼보나 사브 브랜드를 수입하고 있는 업체에서는 그 이미지를 불식시키는데 큰 애를 먹고 있다. 가격 저항이라는 것이 그렇게 무서운 것이다.
올해에는 그나마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기는 하지만 수입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올해도 당연히 프로모션을 하겠지 하는 생각을 갖고 기다리는 경우가 발생할 것이다.
프로모션 판매는 당장에는 판매 증가를 이루어내겠지만 그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미지를 하락시키는 부정적인 역할을 한다. 나아가 한 개 브랜드가 아닌 수입차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최근의 프로모션 판매는 단기적인 영업만 있고 중장기적인 마케팅은 없는 근시안적인 전략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등장하는 광고의 대부분이 할인판매 등 프로모션 광고이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
올해도 연초 들어 벌써 각종 매체에 수입차 업체들의 프로모션 광고가 등장하고 있다.
이렇게 되자 일부에서는 높은 마진폭이 있기 때문에 할인판매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하기에 이르렀다. 판매가를 높게 설정해 할인해 주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이런 식의 전략으로는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미국 GM이 911 이후 시작했던 0% 파이낸싱과 대폭적인 인센티브의 마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좋은 예이다. 그로 인해 영업이익은 물론 순이익이 계속 감소하고 있고 다른 메이커들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따라하다가 진퇴 양난에 빠져 있다.
작년 판매의 특징 중 할인 판매를 하지 않은 브랜드들도 그렇지 않은 브랜드들과 마찬가지로 판매가 상승했다는 점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아직까지 확실한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기부진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까지 겹쳐 업계 당사자들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것은 물론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프로모션 판매의 남발로 인한 업계의 부실은 결국 소비자의 피해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언제까지 프로모션 판매에 의존할 수는 없다.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는 것을 당사자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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