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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그룹, 완전한 합병 그리고 그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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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05-23 05: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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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지금 상황에서 현대기아자동차그룹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선 떠 오르는 것은 투명 경영일 것이다. 문제의 발단이 거기에서 시작되었으므로 누구나 지적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닐까 한다. 국내 대기업 대부분이 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특별히 현대자동차만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보다는 그때그때 걸리는 기업만 운없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사회 전반적인 문제라고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필자의 입장에서는 그나마 그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업종을 자동차업계로 보고 싶다.
투명경영의 책임은 두 말할 것 없이 경영진에게 있다. 그 좋은 예를 우리는 GM대우에서 찾을 수 있다. GM대우의 닉 라일리 사장은 전형적인 ‘현장 경영’의 예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자동차업계 노사관계의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꼽히는 영국 태생이다. 그런 상황을 통한 학습의 결과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GM대우의 CEO 자리에 취임한지 1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 ‘노사관계의 책임이 75%는 사측에 있다.’라고 말했다. 그가 나서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그가 택한 방법은 스킨십. 그는 언제나 임직원들과 함께 하는 전략을 택했다. 회사의 장기 구상을 발표할 때도 부평과 군산, 창원공장을 직접 찾아가 직원들에게 마주 앉아 설명했다. 신뢰 회복에 있어 열 마디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는 실행에 옮긴 것이다.

그의 그런 인식과 행동을 바탕으로 GM 대우는 변하기 시작했고 결과는 해고자 전원 복직과 부평공장의 조기 인수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GM 대우 출범 3년만에 자동차판매가 3배로 급증했다. 순이익도 2005년의 경우 647억원에 달했다. 판매대수도 2005년 116만대에서 올 해에는 150만대로 늘려 잡았다.
한마디로 지금 GM 대우는 바쁘다. GM 대우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과거와 같은 의기소침이라든가 절망적인 분위기를 찾아 보기 힘들다. 과거 6시 ‘칼 퇴근’하던 사람들이 지금은 철야를 하면서도 즐거워하는 경우가 더 많다.

물론 내수시장에서의 판매 회복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딜러와의 관계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필자가 지켜본 GM대우의 분위기는 예상보다 훨씬 좋은 상황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군산과 창원, 부평 공장 대부분이 2교대제로 돌아가고 있다. 어쩌면 머지 않아 생산용량 부족을 호소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GM그룹 전체의 사업부 중 GM대우가 가장 잘 나가고 있다. 이 역시 현대기아차와 마찬가지로 석유위기 시대에 먹힐 수 있는 중 저배기량차의 상품성이 주목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것을 ‘한국차의 경쟁력’이 신장되었다는 것을 입증해 보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GM대우의 이런 성과는 아주 어려운 해법을 통해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을 실천에 옮겼을 뿐이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지금 상황에서 실천을 통해 이 부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 같다.

그러나 필자의 입장에서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완전한’ 합병이다.
현대와 기아자동차는 90년대 말 전 세계적인 M&A 물결과 국내의 IMF라는 상황이 맞물린 시기에 합병했다. 이때를 전후 해 합병한 것은 물론 메르세데스 벤츠와 크라이슬러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르노와 닛산이 자본 제휴를 했고 현대와 기아가 합병을 한 것이다.

합병과 제휴의 목적은 물론 규모의 경제 확보다. 90년대 중반부터 세계 자동차업계에는 연간 400만대 이상 생산하는 메이커만 살아남는다는 논리가 지배해왔다. 규모의 경제의 요체는 물론 ‘코스트 다운(Cost Down)’이다. 그래서 당시 세계의 자동차업계에는 격심한 M&A 물결이 일었다.
규모의 경제 논리가 단순히 연간 400만대 이상 생산이라는 논리로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쨌거나 그 기본적인 논리를 거역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각 메이커들은 이합집산을 한 것이다.

당시 이루어진 대표적인 합병 또는 제휴의 결과로는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르노닛산, 현대기아차그룹을 들 수 있다. 이들 메이커들은 합병을 함으로써 100만대 단위의 연간 생산규모를 단숨에 300만대를 넘길 수 있게 되었고 각 메이커들은 상호간의 기술제휴와 부품공유 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냈다. 그래서 사라질 뻔 했던 닛산이 부활했고 고전을 면치 못했던 크라이슬러도 지금은 미국 빅3 중 유일하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와 기아자동차도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던 상황에서 합병을 통해 일정 수준의 규모를이루었고 이제는 세계의 자동차시장에서 나름대로의 입지를 구축하며 확대일로에 있다. 합병을 하지 않았더라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던 메이커들이 그들의 운명을 바꾼 것이다.
당시 현대자동차는 세계시장에서 빅5 자동차 업체들 만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세계 자동차 업계 빅5에 진입하기 위하여 연간 생산량 500만대 수준의 생산라인을 갖추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또한 기아자동차를 외국계 업체가 인수할 경우 현대로서는 국내 시장에서 조차 점유율을 지키기 어려운 입장이었다는 분석은 이미 여러 차례 알려진 내용이다. 여기에 국민 정서상 “국민의 기업”이란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기아자동차를 외국계 기업에 넘기는 것이 정부로서는 부담이었던 점도 작용해 두 회사는 합병의 길을 걷게 됐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합병을 통해 우선 연구개발센터를 통합해 연구개발과정에서 많은 비용저감 효과를 보았고 플랫폼 공유화를 통해 생산과정에서 비용을 크게 저감했다. 그 힘으로 현대기아차그룹의 남양연구소는 7,500명에 달하는 연구인력을 보유하며 완전한 기술자립에의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이라크전쟁으로 시작된 석유 위기는 연비가 좋은 저 배기량차의 수요를 촉발시켜 세계 시장에서 현대와 기아자동차가 만든 모델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90년대 말부터 표방해 온 소위 ‘품질 경영’도 빛을 보아 적어도 90년대의 한국 자동차업계의 상황과는 크게 다른 국면으로 접어 들었다. 현재 현대 기아 자동차는 매출액 및 생산량에서 세계 10대 기업에 진입해 있다.

또한 이제는 톱5를 목표로 내 세우고 글로벌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05년 미국 앨라배마 공장 가동에 들어갔고 기아자동차도 올 해 말 슬로바키아 공장이 가동에 들어간다. 이미 진출한 중국과 인도, 터키 등의 생산 설비도 늘리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그야말로 엄청난 성과를 이룩한 것이다.

그런데 필자의 시각에서는 어딘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물론 두 회사가 경영차원에서 통합을 했더라도 똑 같은 행보를 취할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오히려 독자성을 갖고 상호간의 경쟁을 통해 판매를 끌어 올리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옳다.

1976년에 합병한 프랑스의 PSA푸조시트로엥 그룹이 좋은 예다. 두 회사는 1990년대 후반 연간 판매대수 180만대 수준에 머물렀던 것이 2005년 기준으로 350만대에 달하고 있다. 수년 사이에 두 배 가까운 판매 신장을 이룩한 것이다. 두 회사는 그야말로 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와 시너지효과를 잘 이룩해 낸 대표적인 예로 평가되고 있다. 두 회사는 같은 연구개발센터를 공유하고 부품을 공유하지만 전혀 다른 성격의 모델을 만들어 내며 말 그대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현대와 기아자동차에서는 푸조와 시트로엥과 같은 뚜렷한 성격의 차이라든가 전략의 차이를 감지하기가 힘들다. 현대기아차그룹은 2005년부터 브랜드 경영을 표방하고 다각적인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물론 2005년 7월에 현대자동차는 비즈니스 위크(BusinessWeek)와 인터브랜드(Interbrand)가 선정한 글로벌 브랜드 순위에서 9위에 랭크되며 처음으로 10위에 진입하는 성과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하게 내 세울 수 있는 이미지를 정립했다고는 볼 수 없다. 가속성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태리차, 핸들링 우선의 프랑스차, 주행성과 안정성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가장 앞선 독일차, 품질 우선의 일본차, 대당 수익성이 가장 높은 브랜드 등과 같은 뚜렷한 이미지가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 두 브랜드간의 차별화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이것이 두 회사가 합병 다음 단계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닌가 한다. 그것이 완전한 합병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라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완전한 정서적인 합병이 선행되어야 그런 전략도 가능하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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