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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차 다 그런 거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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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4-01-27 23: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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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차 다 그런 거 몰랐어요?”

브랜드 이미지라는 것이 어느 한가지로 압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의하기도 평가하기도, 그리고 그것을 정리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구축된 이미지는 결코 간단하게 무너지거나 흐트러지지 않는다. 가끔씩 오점이 발견되어도 그럴 수도 있다고 오히려 인정을 받는 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훌륭한 브랜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그냥 내버려 두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주변에는 끊임없는 도전이 계속되고 있고 조금만 빈틈이 보여도 뚫고 들어와 아성을 무너트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이 경쟁의 법칙이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세계적인 브랜드가 하나둘 늘어가는 추세에 있다. 삼성이라는 브랜드는 한국이라는 나라보다 더 잘 알려져 있는 우리 브랜드 중 하나라는 평을 하기도 한다.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 그저 시간이 지난다고 얻어진 것이 결코 아니다. 좋은 제품은 기본이고 제품에 따른 적정한 가격과 사후관리 등 1차적인 요소에서 일단은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재 구매율이 상대적으로 월등하지 않으면 그 또한 좋은 브랜드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취재 도중 발견한 몇가지 사례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것을 지키는 것 또한 어려운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오늘날처럼 처음 창업한 지역에서만 제품이 판매되지 않고 전 세계 곳곳에서 각기 다른 사람들에 의해 취급되는 시대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는 예를 적지 않게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경험하고 있다.
이런 일들이 가장 비일비재하게, 두드러지게 일어나는 현장이 자동차의 경우 정비업체다. 정비업체는 크게 메이커에서 직접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업소와 대기업 산하의 정비 프랜차이즈, 그리고 1급 정비업체, 경정비 업체 등으로 크게 구분된다.
메이커에서 자사차의 정비만을 담당하는 업소의 경우 고객들을 대하는 태도가 불손하고 고압적이라는 평가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래도 수년 전에 비하면 상당히 개선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다른 프랜차이즈나 카센터 등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 위주의 영업을 해야 한다는 마인드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서비스 마인드는 아직 거리가 있다. 사용자들이 자동차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약점을 이용해 필요없는 부분까지 부품 교체를 해가면서 수익을 올리는데 혈안이 된 업소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메이커 산하의 정비업소에서 이런 일을 당하면 그 회사 차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고 카센터에서라면 자동차산업 전체의 이미지를 흐리게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당연한 사실.
바로 여기에서 차별화를 얼마나 이루어 내느냐하는 것도 브랜드 이미지를 어떻게 구축하고 유지하느냐와 직결된다.
예를 들어 여러 가지 차를 모두 수리하는 종합정비업소나 카센터에 수리를 하러 갔다고 하자. 엔지니어에게 고장난 부위에 대해 묻거나 또는 아는 내용을 이야기 했을 때 “에이∼, 그 차 다 그래요”, 혹은 “한국차 다 그런 거 몰랐어요?”라고 한다면 무슨 기분이 들까.
한국차회사든, 수입차회사든 자신들이 직접 운영하는 정비업소만 철저히 교육시키면 된다고 여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정작 그 브랜드 이미지를 깎아 내리는 것은 바로 그곳에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메이커 산하 프랜차이즈업소에서 정비를 하는 엔지니어들조차 자사 차에 대해 “한국차 원래 그래요”라고 자연스럽게 외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수많은 경쟁 브랜드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반응은 거의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고액을 들여 구입한 수입차들도 예외가 아니다. “그 브랜드 차 다 그래요.”라고 말하는 정비 엔지니어의 대수롭지 않은 말 한마디에 유저는 어떻게 해서라도 차를 팔아치우고 싶은 마음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좋지 않은 경험을 혼자 삭히기 보다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한다.
필자는 직업상 이런 류의 불만을 직접 듣는 경우가 아주 많다. 거의 매일 이메일은 물론이고 개인 휴대폰으로까지 연락을 해 온다. 때로는 필자에게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없느냐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오죽 답답했으면 그랬을까.
21세기는 소비자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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