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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파리살롱 7신-현대 아네즈 vs 토요타 아오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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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09-30 08: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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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파리살롱 7신-현대 아네즈 vs 토요타 아오리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현대기아차 그룹이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모터쇼를 통해 선보이는 컨셉트카는 HCD와 HED가 있다. HCD는 Hyundai California Design의 약자이고 HED는 Hyundai Europe Design의 약자다.
토요타도 유럽에 디자인연구소가 있다. 토요타는 ED²라고 표기한다.
현대의 유럽 디자인연구소는 독일 뤼셀스하임에 있고 토요타는 니스(Nice)에 있다.
두 회사가 2006 파리살롱에 같은 세그먼트의 비슷한 차명의 5도어 해치백 컨셉트카를 동시에 내놓았다. 컨셉트카라고는 하지만 금방이라도 양산에 들어갈 수 있는 단계의 모델들이다.
현대는 아네즈(Arnejs), 토요타는 아오리스(Auris).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치열한 정보전의 산물인지 알 수는 없지만 두 회사는 C세그먼트의 해치백이라는 같은 장르 같은 컨셉의 모델을 같은 장소에서 공개한 것이다.

차체 크기는 아네즈가 전장×전폭×전고가 4,335×1,840×1,488mm, 휠 베이스 2,649mm. 아오리스가 4,226×1,762×1,530mm, 휠 베이스에 관한 데이터는 없다.
두 차 모두 19인치 휠을 장착하고 있다. 익스테리어 디자인에서도 두 차 모두 파노라마 루프를 채용하는 등 비슷한 구석이 많다.
컨셉에서 타겟마켓까지 두 차는 같은 곳을 지향하고 있다.

토요타의 아오리스는 카롤라라는 차명을 대신해 등장한 모델이다. 물론 세단과 왜건은 카롤라라는 차명을 그대로 사용하지만 5도어 해치백의 차명을 아오리스로 바꾼다는 것이다. 시장 세분화, 세그먼트의 세분화를 읽은 대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에 반해 현대 아네즈는 기아가 먼저 개발을 시작한 씨드의 현대 버전이다. 플랫폼을 같은 것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다만 현대는 5도어 해치백 외에도 유럽에서 유행하는 쿠페 컨버터블과 왜건형까지 라인업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미 소개됐듯이 현대기아차 그룹은 같은 장소에서 기아 브랜드로 Cee’d라는 유럽전용 C세그먼트의 모델을 공식 발표했다.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기아유럽디자인연구소에서 디자인해 내년 3월 준공 예정인 슬로바키아에서 생산하게 될 유럽 전용 모델이다. 기아는 씨드가 유럽시장 판매를 60만대로 끌어 올리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기에 현대 브랜드로도 같은 세그먼트의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얘기이다. 컨셉트카 아네즈는 그 스타일링과 디자인에서 씨드의 현대 버전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는 것을 누구라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은 규모의 경제가 숙명인 자동차산업의 속성상 현대기아가 합병해서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 보이는 대목이다.

그런데 같은 시장에서 같은 세그먼트의 모델을 비슷한 시기에 내놓은 것에 대해서는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것이 현대와 기아 브랜드의 싸움이 될지 아니면 현대기아가 토요타를 협공하는 양상으로 전개될지에 대해서는 속단할 수 없다. 물론 토요타는 유럽시장 진출 이래 9년 연속 판매 증가세를 보이며 미국에 이어 또 다른 바람을 예고하고 있어 쉽게 넘볼 수 없는 상대인 것은 분명하다.

유럽시장에서의 C세그먼트 모델은 양산차 메이커들에게는 판매대수를 올려주고 전체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장이기도 하고 그것은 그만큼 시장이 크다는 말도 된다.
때문에 현대와 기아가 같은 장르 같은 세그먼트의 모델을 동시에 출시한다고 해서 이상할 것이 전혀 없다. 그보다는 최근 주춤하고 있는 유럽 양산 메이커들의 빈틈을 노려 한국차의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와 기아는 그룹 차원에서 브랜드 경영을 선언하며 두 브랜드의 차별화를 선언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같은 성격의 모델을 동시에 내놓는 것 보다는 서로 다른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적어도 세그먼트는 같더라도 장르의 차별화를 통해서라도 브랜드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는 않을까.

이미 여러 차례 지적했지만 21세기 자동차산업의 페러다임은 소품종 다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변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개성을 중시하는 자동차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곳 새로운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된다. 규모의 경제의 핵인 ‘플랫폼 공유’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지만 거기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모델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GM과 포드, PSA푸조시트로엥과 르노닛산 연합 등 양산차 메이커들이 처한 최근 상황에서 알 수 있듯이 인수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 효과가 이제 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현대기아도 그동안은 두 회사가 합병함으로써 얻은 비용절감 효과로 911과 이라크전쟁 등으로 어지러운 상황에서도 예상 외의 수익을 올리며 성장세를 그려왔다.

이제 현대기아그룹을 비롯한 세계의 양산차 메이커들은 이런 변화하는 페러다임에 맞는 전략을 구사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처해있다.
비용 저감이 최대의 덕목인 양산차 메이커들이 이제 더 이상 쥐어짤 것이 없는 상황에 왔다면 다른 방법을 통해 수익성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토요타와 혼다, 닛산 등은 기본적으로 양산 메이커이지만 별도의 럭셔리 브랜드를 만들어 그들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방법을 사용해 왔다. 적어도 토요타는 렉서스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해 토요타의 판매를 늘리는데 성공하고 있다.

현대 아네즈와 토요타 아오리스는 과연 같은 위치에 있는 경쟁 모델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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