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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파리살롱 9신-수소시대 도래 아닌 내연엔진 발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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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10-02 06: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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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파리살롱 9신-수소시대 도래 아닌 내연엔진 발전 시대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2006 파리살롱은 적어도 파워트레인에서의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요소는 많지 않았다. BMW가 수소엔진차를 2007년 공식 출시한다는 최근의 발표가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당장에는 실험적인 차원에서의 일일 뿐이다. 본격적인 실용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아주 많다. 각 메이커의 부스에는 하이브리드카와 연료전지차 컨셉트카가 전시되어 있었지만 그다지 주목을 끌지 못했다.
그보다는 시작 전부터 머슬카의 득세를 예상케 했다. 모터쇼 기간에 맞춰 랜드로버가 플래그십 모델 레인지로버에 2.7리터 배기량을 3.6리터로 확대한 TD V8을 탑재한 모델을 스페인으로 가져와 전 세계 기자들을 초청해 시승회를 개최하며 그 위력을 과시했다.

2007년형 레인지로버에 탑재된 3,630cc V8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272ps/4,000rpm, 최대토크 64.9kgm/1,750~2,500rpm을 발휘한다. 이 엔진에 대한 랜드로버측의 설명은 기존 2.7리터 사양과 대등한 연비이면서 출력은 54%가, 토크는 64%가 증강되었다고 한다. 배기량이 크게 늘었으면서도 연비는 그대로이고 성능만 향상되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0-100km/h 가속성능이 9,2초로 32%나 빨라졌고 80~110km/h 영역에서의 중간가속도도 42%나 향상되었다고 한다. 특히 소음 측면에서는 운전석에 앉아서 가솔린 엔진인지 디젤엔진인지 구별하기 쉽지 않았던 2,7리터였는데 그보다 또 75%나 개선되었다고 하니 놀랄만하다.

같은 기간 재규어도 지난 7월 런던모터쇼를 통해 공개한 GT스포츠카 XK의 수퍼처저 버전 XKR의 국제 시승회를 개최했다. 물론 이들은 같은 PAG 멤버이기 때문에 파워 트레인 공유는 당연한 것이고 앞으로 이들이 내놓을 추가적인 모델들의 양상을 짐작케 하고 있다.

그리고 모터쇼 프레스데이 전날 밤에는 아우디가 처음으로 미드십 스포츠카 R8을 전격 공개하며 포르쉐와의 전면전을 선언하면서 2006 파리살롱의 분위기는 실용 모델 위주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모터쇼라고는 보기 어려운 양상으로 전개되어 갔다.
아우디의 리얼 스포츠카 R8에 탑재되는 엔진은 당장에는 4.2리터 FSI가솔린 한 가지. 최고출력 420ps/7,800rpm, 최대토크 43.5kgm/4,500~6,000rpm을 발휘한다. 아우디측은 특히 최대토크의 90%가 3,500~7,600rpm 영역에서 플랫하게 발휘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0-100km/h 가속성능은 4.6초, 최고속도는 301km/h.

이런 분위기는 프레스데이 첫 날 첫 번째 프레스컨퍼런스를 개최한 GM부스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GM대우산 윈스톰의 오펠 버전인 안타라의 발표와 함께 유러피언 머슬카임을 주장한 라세티를 베이스로 한 레이싱 컨셉트카 WTCC를 선보이며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GM측은 시보레 브랜드로 발표한 WTCC를 단순한 컨셉트카 수준이 아닌 양산화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GM은 머지 않아 포르투갈에서 이 모델에 대한 국제시승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한다. 이태리 피아트 오토 산하의 알파로메오도 4.7리터 V8 450ps, 47.9kgm 엔진을 탑재한 앞바퀴 굴림방식의 스포츠 쿠페 알파 8C 컴피티치오네를 발표했다.

이어서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난 3월 제네바쇼에서는 AMG 디비전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를 한데 이어 이번에는 이그조틱카에 속하는 SLR의 722 에디션을 무대 중앙에 배치하며 파워를 과시했다.
SLR맥라렌에는 트윈 수퍼차저를 장착한 AMG제 5.5리터 V형 8기통 엔진이 탑재되며 최고출력 626ps, 최대토크 79.6,kgm라는 가공할 성능을 발휘한다. 최근 들어 출력싸움은 점입가경 양상으로 500ps를 넘는 모델들이 경쟁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아우디 산하의 람보르기니 가야르도가 500ps, 메르세데스 벤츠 CL65 AMG가 612ps, 포르쉐 카레라 GT도 612ps를 발휘한다.
본거지 프랑스 메이커들이 내놓은 컨셉트카들도 대 배기량 엔진을 탑재한 것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런 절대 출력 경쟁과는 별도로 같은 배기량으로 성능을 높이는 경쟁이 사실은 실제 유저들에게는 더 와 닿는다. 앞서 언급한 레인지로버의 TD V8을 위시한 유럽산 디젤엔진들의 성능은 절정에 달해 있는 느낌이다. 어느 메이커에서 내놓든지 출력과 토크는 물론 소음과 배출가스 측면에서도 이제 더 이상 가솔린과의 비교를 거부한다고 할 정도의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축은 가솔린 엔진의 기술 발전이다.
BMW는 지난 봄 전 세계 자동차 전문기자들을 뮌헨으로 초청해 발표한 신형 트윈 터보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3시리즈 쿠페를 발표했다. 끊임없는 제품 포트 폴리오의 전개도 놀랍지만 그때마다 새로운 테크놀러지를 개발해 트렌드세터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 또한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자세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가솔린 엔진의 발전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디젤엔진에 뒤질 뿐 아니라 실용영역에서의 토크감이 디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해 적어도 유럽시장에서는 디젤이 가솔린을 압도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생각과 달리 4밸브 테크놀러지로부터 가변 VANOS 밸브관리, 그리고 더블 VNOS에서 밸브트로닉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발군의 기술혁신을 이루어 온 ‘엔진의 BMW’가 소형 터보차저 두 개를 동시에 채용해 2세대 연료직접분사시스템 HPFI, 즉 High Precision Fuel Injection 와 어울려 최고출력을 306마력, 최대토크를 400Nm까지 끌어 올리는데 성공했다. 배기량을 늘리지 않으면서 파워를 획기적으로 증강시킨 것이다.

트윈 터보차저 테크놀러지의 직접분사방식을 채용한 직렬 6기통의 개발은 그 의미가 적지않다. 우선은 파워의 획기적인 증대다. BMW의 현행 모델에 직렬 6기통 3.0리터 최고출력 265hp를 발휘해 이미 자연흡기로서는 높은 성능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터보차저를 채용해 3.0리터 자연흡기 엔진보다 출력은 15%가 증대된 306hp, 토크는 약 30%가 증대된 400Nm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연비 개선에도 중요한 기여를 했다. 높은 내열성의 특수철강으로 된 터빈은 1,050℃ 까지 온도를 조절할 수 있어 연료공급시의 냉각효과가 필요없다. 그 결과 낮은 부하로 큰 폭의 연료소모 저감을 이룩하고 있는 것이다. 연료소모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유해배기가스의 배출도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토요타가 최근 선 보인 D-4시스템을 채용한 엔진도 주목을 끌고 있다. 예를 들어 렉서스GS350에 탑재된 3,456cc V6 DOHC Dual VVT-I 엔진은 최고출력 307ps/6,400rpm, 최대 토크 37.9kgm/4,800rpm을 발휘한다. 이는 자연흡기가 아닌 새로 개발한 가솔린 직접분사시스템인 D-4S를 채용해 같은 토요타의 4.3리터 V8보다 출력이 더 높다. D-4란 직접분사 4스트로크 가솔린 엔진(Direct injection 4stroke gasoline engine)을 의미한다.

우리는 모터쇼를 통해 자동차의 미래를 점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최근 개최되는 세계 각국의 모터쇼들은 그런 우리의 기대와는 약간은 동 떨어진 양상을 보여 주고 있다. ‘수소 시대의 도래’라는 말이 나온지 많은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기술 발전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에 대한 이야기도 떠들썩한 것만큼 그렇게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2006년 파리살롱에서 보여 주었듯이 그보다는 당장에 브랜드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강력한 성능을 가진 파워 트레인을 가진 ‘달리는 즐거움’에 포인트를 맞춘 모델들이 더 주목을 끌고 있다.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즐거운 만큼 미래가 걱정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소비자들의 원성이 들리는 것 같다.
“우리에게 미래를 보여 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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