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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과 르노닛산 제휴결렬, 21세기 자동차업계의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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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10-07 09: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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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과 르노닛산 제휴결렬, 21세기 자동차업계의 숙제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결국 많은 사람들의 예상대로 결말이 났다. 예상 외인 것은 당초 10월 중순에 있을 것이라던 발표가 10일 정도 앞당겨진 것 뿐이다.
GM의 릭 왜고너 회장은 추석 연휴 전날인 10월 4일 기자회견을 통해 르노닛산연합과의 제휴교섭이 결렬된데 대해 ‘르노닛산측이 제시한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주주가치를 높이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엔진의 공동 개발과 첨단 기술연구 등 개개의 사업분야에서 효과가 있는 것은 양측 모두 의견이 일치했지만 3사 제휴는 관계가 복잡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여러 분야에서 제휴효과가 있는 것은 있지만 그런식으로 개개 업무 분야에 업무제휴를 하는데는 다른 의견들이 많았었다고 밝혔다. 특히 제휴로 인해 GM 이 추진하고 있는 북미재건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제휴에 관한 논의가 재기됐을 당시 거론됐던 내용을 재확인했다.

그러니까 세계 최대의 생산규모를 갖고 있는 GM이 르노닛산과의 연합에 의해 현재의 상황을 탈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개개의 사안에 대해서는 제휴를 할 수도 있지만 르노닛산측에서 원치 않을 것이라는 표현으로 그들간의 논의가 더 이상 진전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표현했다.

주변의 많은 전문가들은 우선 제휴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높지 않고 특히 미국의 문화와 일본 및 프랑스의 문화적인 차이로 서로의 이해를 일치시키는 방법에서도 큰 차이가 있어 ‘불가론’을 말해왔다.

GM의 릭 왜고너 회장은 2005년 900만대에 달하는 생산대수를 가진 GM이 대당 1,100달러에 달하는 105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GM 이 미국 문화를 바탕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었다. 릭 왜고너는 처음부터 이 제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이 논의의 단초를 제공했던 GM의 대주주 커크 커코리언(Kirk Kerkorian)이 자신의 지분에 대한 이익을 목표로 했던 것에 대해 릭 왜고너 및 이사회 멤버들이 제동을 건 형국으로 결론이 난 것이다.
더불어 GM의 엄청난 적자는 일부 자본 제휴를 통해 해소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GM 관계자는 물론 지켜 보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알고 있다.

르노와 닛산의 경우는 상호 자본제휴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었다. 그것은 상대편의 좋은 점을 받아 들였기 때문이다. 더불어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이 있어 그것이 적절히 조화를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GM은 다르다. 지금까지 GM은 다른 파트너로부터의 조언을 듣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흔히 우리가 표현하는 오만함(Arrogance), 또는 지극히 보수적인 회사 분위기가 뭔가 파격적인 해결책을 찾고 그에 대응해 나가는데는 그 어느 메이커보다 부족함을 보여왔다. 그보다는 대과가 없으면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미봉책을 구사해왔다. 그것은 물론 미국식 문화라고도 할 수 있고 좋은 시절에는 좋은 점으로 부각됐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어쟀든 그런 자세가 결국은 엄청난 비용의 소모를 가져왔고 오늘날은 바로 그 문제에 봉착해 1990년대 후반 이후 끊임없는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특별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UAW와의 관계다. 포드, 크라이슬러와 공동으로 대응하는 일이기는 하지만 연금 기금(pension fund)과 의료보조금 등으로 소요되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발목을 잡고 있다.

또한 조직의 비대화로 시장의 변화에 따른 대처에도 일본이나 한국, 유럽 메이커들에 비해 굼뜨다. 크게 보아 이 두 가지 결합해 아무리 엄청난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을 하더라도 실제로 수익성을 높이는데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표현하자면 양산차 메이커들의 덕목인 코스트 다운의 실현을 위해 너무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 GM 에게는 문제점으로 부각됐다고도 할 수 있다. 또한 그처럼 많은 브랜드를 소유하고도 각 브랜드간의 뚜렷한 차별화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GM 에게는 해결해야 할 큰 숙제 중 하나다. 최근 시보레와 캐딜락 디비전이 해외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기는 하지만 그 외에는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모델들이 없다. 그 좋은 브랜드 올즈모빌은 아예 운명을 달리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양산차 메이커들이 21세기의 자동차산업 페러다임이 지금까지의 예상과는 또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수합병을 통해 비용을 저감하는 것이 최우선의 과제로 여겨졌던 90년대 후반 등장한 논리가 이제는 꼭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1976년 합병에 90년대 후반부터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며 일취월장했던 PSA푸조시트로엥이 지금 방향을 잃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당장에 어떤 일이 벌어진다는 식의 논리는 반대하지만 그냥 보고 넘길 일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1998년 인수합병 물결 속에서 뭉쳤던 다임러크라이슬러의 크라이슬러 디비전도 판매가 예상보다 좋은 상황은 아니다. 이번 제휴 논의의 핵에 있었던 르노와 닛산도 모두 실적 부진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거나 앞으로 더 많이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1998년 뭉친 또 하나의 예가 현대기아그룹이다. 현대기아그룹은 적어도 외형상으로 당장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 미국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앨라배마 공장의 가동으로 뭔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는 달리 판매는 하락하고 있다.
1990년대 말 규모의 경제의 틀에 맞지 않은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운명을 달리하거나 주인이 바뀌는 한 차례 소동을 겪더니 이번에는 양산차 메이커들의 ‘존재의 이유’ 에 대한 질문이 부상하고 있다.
‘쿼바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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