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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는 왜 하이브리드카에 올 인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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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10-14 09: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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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는 왜 하이브리드카에 올 인 하는가?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My Way!
시장의 인식이나 판매 상황의 변화에 관계없이 토요타자동차는 브랜드 이미지로까지 설정한 하이브리드카의 글로벌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흔히들 ‘토요타식 사고방식’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긍정적인 의미도 있을 것이고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해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이브리드카에 대해서도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져 있고 다른 업체들의 대응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요타는 My Way!를 외치며 외길을 가고 있다.
하이브리드카가 세상에 처음 빛을 본 1997년 말. 토요타는 프리우스를 일본시장에 우선 출시했다. 1999년 5월에는 아시아 지역 기자들을 싱가포르로 초청해 발표 및 시승회를 개최했었는데 필자도 그 행사에 참가했었다.

프리우스가 세계 시장에 본격 출시된 것은 2000년부터다. 이때까지의 시스템을 토요타는 1세대 하이브리드 즉 THS(Toyota Hybrid System)이라고 했다. 그리고 2003년 에코와 파워의 양립을 목표로 하이브리드 시너지 드라이브를 개발 컨셉으로 한 제 2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즉, THSⅡ를 2대째 프리우스에 탑재했다. 2005년에는 해리어(렉서스 RX의 토요타 버전)와 크루거 등 파워를 필요로 하는 SUV에도 탑재를 확대했으며 올 봄에는 THSⅡ를 베이스로 개발한 렉서스 GS450h를 출시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토요타가 생산하는 전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버전이 추가된다. 그렇게 해서 토요타의 브랜드 이미지를 하이브리드로 한다는 전략이다. 그만큼 토요타는 지금 하이브리드카에 올인하고 있다.
실질적인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인 토요타가 리드하는 이런 하이브리드 바람은 전 세계 모든 메이커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 현재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서의 판매를 위해서는 하이브리드카는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고 나아가 잠재적인 최대시장인 중국에서의 사활에도 하이브리드카의 존재는 불가결한 조건으로 여겨지기에 이르렀다. GM과 DCX, BMW는 공동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을 선언했고 포드와 닛산은 아예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이용해 개발한 모델을 시판하고 있다.

스트롱 하이브리드, 마일드 하이브리드

하지만 GM 등은 2008년 이후에나 시판 하이브리드카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어서 앞으로도 변화의 가능성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이들 메이커들이 출시시기를 미루는 것은 물론 오늘날 본격적인 의미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관한 특허를 토요타가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가 시장 불확실성으로 출시시기를 미룬다고 한 것도 사실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는 시장성이 없다는 것 때문이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란 토요타 THSⅡ가 유일한 스트롱 하이브리드에 대한 반대개념으로 주행시에는 내연기관 엔진으로 구동하고 정차시에만 전기모터로 작동을 유지하는 기초적인 개념의 시스템을 말한다. THSⅡ처럼 엔진과 모터를 상황에 따라 최적의 상황으로 조절해 가며 구동하지 못한다. 그래서 말 그대로 시내 주행시 정체가 심한 구역에서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하이브리드라고는 할 수 없다.

여타 메이커들이 스트롱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할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토요타가 소유하고 있는 개념특허로 길이 막혀있기 때문이다. GM과 DCX,BMW연합이 2모드 방식의 스트롱 하이브리드가 실현될지에 대해서도 아직은 미지수다. 2모드 하이브리드란 엔진을 보조하는 저속용과 고속용 등 두 개의 모터를 자동변속기와 조합시켜 제어하는 방식을 말한다.
결국 이런 상황은 다른 열강들을 자극했고 이후 미국은 에탄올 혼합연료를 적극 장려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유럽 메이커들은 여전히 디젤엔진의 개량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디젤에 비해 발전 속도가 느렸던 가솔린 엔진의 기술 개발도 새로운 양상을 맞고 있다. 하이브리드에 올 인하고 있는 토요타도 D-4S라는 직분 시스템을 채용하기에 이르렀고 메르세데스 벤츠 등은 HCCI엔진의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HCCI란 쉽게 말하면 가솔린 엔진의 열 효율을 현재의 20% 이하에서 40% 이상의 수준으로 끌어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하이브리드의 연비 개선효과 20%를 훨씬 앞서게 되기 때문에 상황은 또 달라지게 된다.

한 단계 더 나아가 BMW는 1978년부터 개발해 온 수소 엔진자동차를 드디어 2007년부터 시판하겠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참고로 수소연료전지자동차는 20~30년 후에나 실용화의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는 의견이 현재로서는 지배적이다.
결국 세계 열강 메이커들의 기술 개발 방향과 시장의 상황에 따라 우리가 말하는 친환경자동차의 미래는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토요타가 하이브리드에 올인하는 까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요타는 그들이 설정한 길로 일로매진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차종 생산을 2010년대 초까지 지금의 배로 늘릴 계획을 최근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는 7개 차종에 탑재하고 있는데 14개 차종으로 확대한다는 것. 제조 비용 저감을 위해 연간 판매대수도 2005년 대비 4.3배에 상당하는 100만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원유가격의 급등에 의해 연비성능이 우수한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한층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도입 대상 클래스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카를 ‘특별한 차’가 아닌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판매전략차로 설정한 것이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그런 토요타의 의도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우선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초기 반응이 가장 좋았던 미국시장에서의 판매가 주춤하고 있다.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카 토요타 프리우스는 2006년 4월 말까지 누계 50만 4,000대가 판매되어 출시 이후 8년 만에 50만대를 돌파했다. 생각보다 많지는 않지만 이라크전쟁과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촉발된 석유파동을 생각하면 저조한 실적인 것은 분명하다. 프리우스 이외의 하이브리드카 누계 판매대수도 60만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시장의 소비자들에 대해 연비절감보다는 전기모터를 통한 가속성능 향상 및 배터리 추가에 의한 무게중심 변화에 따른 운동성능 향상이 세일즈 포인트로 되어가고 있는 분위기다.
물론 아직까지는 그보다 더 큰 이유로 세금 감면효과를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주 같은 지역에서는 렉서스 400h를 구입하면 카풀 차선을 주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차값의 30~40%를 연말에 세금으로 감면 받을 수 있다. 쿼터제로 한계에 이르기는 했지만 차량을 구입하고 등록시 낸 세금 영수증을 신청서와 함께 주 세무국으로 보내면 연말 세금정산시에 소득에서 4,500~6,000 달러 정도를 감면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개인 사업자나 전문직 종사자들은 차량 자체의 감가 상각을 적용해 추가로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실제로는 차값의 30~40%를 첫 해에 감면 받을 수 있다.

그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최근 하이브리드가 연비에서 절대적이라는 인식은 조금씩 희석되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 초 미 EPA에서 하이브리드의 연비 개선효과는 5~20% 수준이라고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토요타도 그런 흐름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미국시장에 출시되는 렉서스 브랜드의 하이브리드카도 서부의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동부지역의 뉴욕, 위싱턴, 메사추세츠, 코네티컷 등 5개주에 전체 물량의 95%를 배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RX400h는 초도 물량 중 12,000대가 계약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토요타는 이번에 한국시장에 RX400h를 출시하면서 그들의 하이브리드 포트폴리오를 계획대로 밀어 붙이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은 21세기 자동차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경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환경 부문에서 선도기업이라는 이미지 구축작업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석유가격이 수년 전의 네 배 가까이 올랐는데 앞으로 다시 과거 수준으로 내려가지 않는다는 전망을 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연비가 좋은 차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 자명하다는 판단을 했다는 얘기이다. 그럴 경우 하이브리드 테크놀러지 부문에서는 독보적인 토요타의 시장 우위는 불을 보듯 뻔하다.

세 번째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미래에 대한 토요타의 믿음이다. 다시 말해 지금의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병용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든 미래의 대체 에너지, 예를 들면 수소를 사용하는 파워 트레인이 실용화된다고 해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여전히 유용하다는 것이다. 에너지가 바뀌어도 그들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자동차의 구동 시스템으로서 그 효율성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까지도 어디까지나 현 시점에서의 예상일 뿐이다. 어느 메이커에서 어떤 획기적인 신기술을 내놓을지 아직은 모른다는 얘기이다. 더불어 각 나라에 따라 확보하기 쉬운 에너지원이 무엇이냐에 따라 상황은 또 다른 방향으로 변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외에 메탄올과 천연가스, 디젤과, 가솔린, HCCI, 그리고 최근에는 태양열 에너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등장하면서 이 또한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렉서스 RX400h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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