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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투스카니, 스포츠카로 육성은 불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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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11-17 06: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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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리틀 페라리(Little Ferrari)!

필자가 해외 출장 중 자주 읽은 유럽의 자동차 전문지에 가끔씩 등장하는 투스카니에 대한 기사의 제목이다. 물론 페라리의 축소판으로서의 소형 버전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가공할 엔진 성능과 그것을 받쳐 주는 하체를 채용한 그런 장르의 모델과는 거리가 있다고 적고 있다. 그보다는 페라리를 염원하는 마니아들을 위해 우선 기분을 낼 수 있는 차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 투스카니는 현대자동차가 주장하는데로 스포츠카의 범주에 넣을 수 있는 모델은 아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통 스포츠카로서의 자질을 갖춘 것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그래서 우리는 스포츠 패션카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한다. 섀시를 중심으로 한 하체의 성능이 스파르탄한 달리기 성능을 추구하는 유러피언 스포츠카들과는 거리가 있지만 스타일링과 분위기에서 일상 생활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느끼기 위한 모델을 우리는 그렇게 구분한다.
한국의 스포츠 패션카의 시조는 스쿠프다.

1990년 등장한 스쿠프는 SLC, 즉 Sports Looking Car라는 단어를 동원해 당시 현대로서는 새로운 장르에의 도전이라기 보다는 그들이 개발한 신기술을 시험적으로 적용해 보는 실험실 역할이 강한 모델이었다. 다시 말해 현대의 첫 번째 독자 엔진인 알파 엔진이 가장 먼저 탑재된 것은 스쿠프였고 숙성 기간을 거쳐 엑셀에도 탑재되는 과정을 거친 것이다.
이어서 1996년에는 현대의 스포츠 패션카는 티뷰론이라는 차명으로 바뀌었다. 현대자동차가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한 디자인연구소에서 개발해 각종 모터쇼를 통해 공개한 컨셉트카 HCD의 디자인 컨셉을 반영한 모델로 이 역시 실험적인 역할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간에 터뷸런스 버전도 추가하는 등 나름대로 꾸준한 생명력을 유지했었다.

그리고 현행 모델인 투스카니로 발전한 것은 2001년 9월 6일. 프로젝트명은 GK. 이름만큼이나 티뷰론에서 투스카니로의 변화는 혁신적인 것이었다. 라운드화가 주를 이루었던 티뷰론이 날카로운 직선을 다용해 공격성을 강조하는 모델로 변신한 것이다. 하체에서의 한계를 제외한다면 스타일링면에서는 Revolution이라고 할 수 있는 변화였다.

필자는 투스카니를 아주 좋아한다. 물론 필자가 직접 구입해 탄다는 의미에서라기보다는 한국의 자동차회사에서도 이런 장르의 모델을 만들어 도전을 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그렇다. 동시에 한 메이커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데 투스카니와 같은 장르의 모델은 그 역할이 아주 크다. 최근 아우디가 미드십 정통 스포츠카 R8 을 출시한 것도 이런 사실을 잘 반영하고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투스카니를 출시한 이후 국내 시장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아 판매에서는 이렇다할 재미를 보지 못했다. 데뷔 첫 해인 2001 년 세 달만에 3,820대를 판매하고 이듬해에는 9,178대를 판매해 한국시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그 가능성을 점치게 했었다. 하지만 이후 판매는 계속 하락한다. 2003년 4,057대, 2004년 2,053대, 2005년 1,855대, 그리고 올 해에는 9월까지 1,008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데뷔 이후 6년째를 맞는 노후한 모델이라는 점이 우선은 판매 부진의 이유일 것이고 제품에 대한 메이커측의 적극성 결여도 한 몫을 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해외에서는 투스카니(지금도 티뷰론 또는 쿠페라는 차명으로 판매되고 있지만)에 대한 평판과 실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좋다.
2001년의 수출대수는 티뷰론과 섞였기 때문에 약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투스카니가 2001년 8,531대에서 2002년에는 무려 6만 3,499대를 판매해 투스카의 신차 효과가 엄청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후에도 2003년 3만 5,731대, 2004년 4만 1,393대, 2005년 4만 451대, 2006년 9월까지 누계 2만 1,301대로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 이유야 여러가지이겠지만 포르쉐나 페라리를 탈 능력은 없지만 그런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모델 중에서 투스카니의 존재감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996년 티뷰론이 미국시장에 출시됐을 때 상당히 많은 경쟁 모델들이 있었다. 포드 프로브를 비롯해 혼다 프렐류드, 이글 탈론, 혼다 델 솔, 마쓰다 MX-6, 닛산 240SX, 그리고 토요타 파세오 등등. 그러나 5년 후 현대 티뷰론을 제외하고 나머지 모델들은 모두 시장에서 사라졌다. 반대로 티뷰론은 풀 모델체인지를 하며 국내에서는 투스카니로 이름을 바꾸며 그 생명력을 이어갔다.

그렇다고 티뷰론의 오너들이 열광적인 수준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발전할 가능성이 많은 장르의 모델이고 브랜드 경영을 위해 반드시 육성해야 할 모델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투스카니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현대가 힘을 주고 있는 베라크루즈에 가려 그다지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
(2007 투스카니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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