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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BH 제네시스, 약일까, 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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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05-07 05: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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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BH 제네시스, 약일까, 독일까?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www.global-autonews.com 국장 )

현대 자동차가 BH라는 프로젝트명으로 개발해 컨셉트카로 서울모터쇼가 아닌 2007 뉴욕모터쇼를 통해 공개한 첫 번째 뒷바퀴 굴림방식 모델 제네시스(Genesis)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여기에서 ‘첫 번째’라는 표현을 쓴 것은 현대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플랫폼이라는 의미에서의 정의이다. 이미 현대자동차의 스텔라와 기아 포텐샤, 대우 프린스와 로얄 시리즈 등 뒷바퀴 굴림방식 모델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것들은 모두 해외 메이커들의 섀시를 들여와 만들었던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BH 제네시스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앞으로 많은 이야기거리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이 모델의 시발점은 토요타의 렉서스와 같은 별도의 럭셔리 브랜드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데서 비롯되었다.

현대자동차는 기아자동차와 합병 이후 연구소의 통합과 플랫폼 공유, 부품 공유 등을 통해 높은 시너지 효과를 얻었다. 양산차 메이커의 숙명인 비용저감을 통한 수익성 제고를 이루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라크전쟁과 허리케인 카트리나 등으로 인해 세계 시장이 중저배기량 모델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판매도 급신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신장세와는 달리 글로벌 시장에서 헌국차, 아니 현대차의 이미지는 저가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토요타와 혼다, 닛산이 했던 것과 같은 별도의 럭셔리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쉽게 표현하면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재규어 등은 미국시장 기준으로 세단 모델을 10만 달러에서 최고 14만 달러에 이르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고 토요타의 렉서스도 신형 LS 가 처음으로 6만달러가 넘는 가격을 책정했다. 하지만 현대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그랜저TG의 시판가격은 2만 6,000달러 선에 머물러 있다. 그 가격 장벽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나온 것이 럭셔리 브랜드이고 그 산물이 BH인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그런 럭셔리카 시장에서의 경쟁을 위해서는 세계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대부분 사용하고 있는 뒷바퀴 굴림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도 그럴 것이 독일의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영국의 재규어 등 대표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뒷바퀴 굴림방식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스포츠 세단’이라는 성격을 내 세워 세계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 확보에 성공했다. 그 이야기는 그만큼 비싼 가격으로 당당하게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그들을 추격하고자 하는 캐딜락과 렉서스, 인피니티 등 많은 프리미엄 지향 브랜드들이 뒷바퀴 굴림방식 모델을 개발해 속속 출시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현대자동차도 이들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뒷바퀴 굴림방식 모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BH 제네시스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BH 제네시스는 제품 자체로서는 충분히 독창성이 있는 모델로 보인다. 익스테리어 디자인과 스타일링 측면에서도 균형이 잡혀있고 안정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세계적인 트렌드를 따른 흔적도 보이지만 현대자동차 디자인팀의 개성을 살리고 있고 더불어 어설픈 구석도 별로 없다. 전체적인 조형미에서도 중대형 모델의 격에 어울리는 표현방법을 사용하고 있고 현대가 주장하는 경쟁 모델들에 비해서 특별히 뒤지지 않는 구성이다. 특히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론트 엔드의 디자인은 강렬하면서도 튀지 않는 마무리가 돋보인다.

그런데 그런 제품력과는 별도로 현대는 별도의 럭셔리 브랜드의 출시여부에 관한 많은 논란을 거듭하다가 최근에야 접게 되었고 그로 인해 BH는 처음 구상과는 달리 현대라는 브랜드로 판매하게 되었다. 이런 전략의 수정으로 인해 그동안 추진해왔던 프로젝트는 전면 수정되었다. 문제는 그에 따른 비용 부담과 앞으로 현대자동차가 BH에 이어 선 보이게 될 또 다른 뒷바퀴 굴림방식 모델들의 라인업 구성에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다품종 소량생산시대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 들여질 수도 있겠지만 같은 브랜드 내에 두 가지 굴림방식이 혼재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판매 간섭과 혼란이라는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아직은 어느 쪽으로 나타날지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지만 제품 포트폴리오를 수립하는 측면에서는 계획에 없던 것이라 그리 간단치만은 않아 보인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와 기아자동차의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심한 경우 BH는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와 경쟁하는 내수용에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의견이 그래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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