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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의 평가가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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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05-10 06: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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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의 평가가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제품을 평가하지 못하고 산업을 이해한다고 할 수 없다. 모든 산업 분야에 통용되는 말이다. 자동차에서도 신 차의 상품성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자동차산업을 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 반대의 논리도 마찬가지다. 자동차산업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제품을 평가한다는 것 또한 절름발이에 불과하다.

포르쉐 카이엔의 데뷔 초기 일부 포르쉐 마니아들은 ‘포르쉐’라는 ‘절대 강자’로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상실할 것이라는 불만의 목소리를 냈었다. 또한 평론가들 중에서도 그로 인해 포르쉐 전체의 판매대수가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은 사람들이 있었다. 이런 의견을 내놓았던 사람들은 한 쪽 면만을 보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그런 그들의 생각과는 달리 카이엔은 자체의 판매대수가 예상을 뛰어 넘었을 뿐 아니라 포르쉐 전체의 판매대수를 견인하고 있다. 카이엔 데뷔 당시 포르쉐의 판매대수는 6만대 전후였으나 2006년 7월기(포르쉐는 8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회계연도를 운용한다)에는 전년 대비 9.5%나 증가한 9만 6,794대를 판매해 처음으로 9만대를 돌파하며 기염을 토했다. 매출액도 10.6%나 늘어난 7억 2,700만 유로에 달했다. 결국 카이엔으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을 입게 될 것이고 그 결과 포르쉐가 위험해질 것이라는 일부의 예상과는 달리 ‘카이엔이 포르쉐를 살려냈다.’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된 것이다. 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읽어 그에 따른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해 실행에 옮긴 결과다.

오늘 시승하는 카이엔의 경우 2002년 8월 생산이 시작되었으며 2003년 2만 5,000대로 주문이 밀리기 시작했으며 2006년까지 4년만에 15만대를 판매하는 실적을 올렸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처음 기획 당시 연간 2만대 판매를 목표로 했었으나 2003년과 2004년에 4만대 이상 판매되면서 제조사도 놀라는 실적을 올린 것이다. 물론 2006년에는 모델체인지를 앞두고 판매가 크게 줄었으나 2세대 카이엔으로 다시 회복될 것으로 포르쉐측은 기대하고 있다.
996보디의 911시리즈가 90년대 포르쉐를 살려냈다면 카이엔은 21세기 초 포르쉐를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만든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차원에서 이야기하자면 카이엔이 기존 포르쉐 마니아들을 충족시켰을 뿐 아니라 새로운 유저층들도 끌어 들였다고 분석할 수 있다. 이는 그만큼 시장이 세분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며 앞으로 갈수록 개성 강한 모델들의 판매는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필자의 의견은 언제나 주장하지만 중립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필자가 상황을 꿰뚫어 정확하게 예측한다거나 하는 능력은 가졌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어떤 제품이 나오면 시장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하고 지켜 보는 입장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든 아니든 ‘기자’라는 직업이 가져야 할 자세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기자는 연극에서 배우가 되어서도, 관객이 되어서도 안된다. 그 두 집단을 지켜 보는 입장에서 전달하는 것이 저널리즘의 기본이라고 배웠다.

평론가적인 입장에서도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편협된 시각이 전달되어 소비자들에게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렇다고 차체의 균형이 맞지 않거나 소비자들이 사용하기 불편한 장비, 그리고 성능의 차이 등에 대한 비판이 도외시 된다면 그 역시 직분에 충실하지 못한 것이다. 최종 판단은 소비자가 하는 것이다. 물론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취향을 드러내며 직설적인 평가를 하는 것이 오히려 당연하다.

언제나 그렇듯이 아이덴티티가 강한 모델들은 진화할 때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대해 많은 이목이 집중된다. 그것은 다른 메이커들에게는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뉴 카이엔은 그들이 처음 내 세웠던 카이엔의 컨셉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엔진의 개량을 통해 파워를 증강시키고 그 파워를 더욱 만끽할 수 있는 하체를 강화시키는 쪽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포르쉐 뉴 카이엔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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