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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한 표현방식의 스포츠 세단 재규어 X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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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05-25 06:4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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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한 표현방식의 스포츠 세단 재규어 XJ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수입차 시장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들어 수요층의 다변화로 지금까지 주목을 끌지 못했던 모델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에 걸맞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 업체들은 예상 외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기도 하다.

자주 거론하는 말이지만 한국의 수입차 시장은 글로벌 트렌드와 일치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각 브랜드의 주력 모델이 한국시장에서도 같은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오늘 시승하는 재규어의 경우도 2006년 실적을 기준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력 모델은 엔트리급인 X타입으로 전체 판매의 40%가 넘는 3만 2,519대를 기록했고 그 다음이 S타입으로 1만 9,097대, 그리고 플래그십 모델인 XJ는 1만 2,280대로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시장에서는 그와 반대로 XJ가 159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그 다음이 X타입, 그리고 S타입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양상은 BMW도 예외가 아니다. BMW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주력 모델은 전체 판매의 45%를 점하고 있는 3시리즈이고 다음이 5시리즈, 7시리즈 순인데 한국의 수입차 시장에서는 5시리즈가 볼륨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고 전체 판매대수에서 최상급 모델인 7시리즈의 비율이 가장 높은 시장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말하면 한국 수입차시장의 유저들의 눈높이가 글로벌 시장의 그것보다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수입차 업체의 입장에서 보면 판매만 잘 된다면 수익성을 올리기에는 좋은 구조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전체적으로 보면 BMW와 렉서스가 선두다툼을 하고 메르세데스 벤츠와 아우디 등이 빠른 속도로 성장을 하면서 프리미엄 시장이 일대 혈전을 펼치고 있고 여기에 그동안 크게 빛을 보지 못했던 재규어도 2005년 218대에서 2006년 440대로 101.8%의 판매증가율을 보이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재규어는 올 들어서도 4월까지 누계 판매대수 187대를 기록하며 2006년 같은 기간 대비 41%의 높은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한편 수입차 모델들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브랜드들의 파죽지세도 시장의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혼다가 1위를 차지한 4월 수입차 시장 실적이 이런 흐름을 잘 보여주고 있다.
2007년 4월 브랜드별 등록대수는 혼다 642대, BMW 616대, 렉서스 604대, 메르세데스-벤츠 483대, 아우디 336대, 폭스바겐 288대, 크라이슬러 266대, 인피니티 245대, 푸조 177대, 볼보 129대, 미니 103대, 포드 91대, 랜드로버 57대, 포르쉐 32대, 재규어 30대, 캐딜락 20대, 사브 16대, 벤틀리 9대, 롤스로이스 1대이다.

오늘의 주제인 재규어의 경우 두 배 가까운 판매 증가를 전망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마이너 브랜드이고 독일 프리미엄에 비해 네트워크 구축의 한계 등으로 인해 잘 해야 전체 수입차 시장의 증가 정도에 머물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렇다면 재규어가 왜 이처럼 높은 판매 증가율을 보였을까. 우선은 비로소 브랜드에 걸맞는 마케팅 전략이 구사됐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국내 수입차업체들은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주먹구구식 판매가 주를 이루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많은 업체들이 자신들의 브랜드에 걸맞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정확한 타겟 마켓을 설정하는 등 구체적인 시장 공략이 주효하고 있다. 물론 소비자 측면에서 본다면 어떤 형태로든지 그만큼 더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으로 말하면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분명히 주장하고 향유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이다.

더불어 수입차 시장 개방 20년을 맞는 상황에서 아직 전체적인 볼륨은 크지 않지만 그동안 수입차를 꾸준히 접해 온 유저들의 시각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것은 개성 추구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누구나 좋아하는 차를 구입하는 유저가 아직은 더 많지만 자신의 취향에 맞는 모델을 찾는 성향으로 점차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재규어의 경우 유럽에서는 지금처럼 아우디가 확실한 빅3로 자리잡기 전까지만해도 메르세데스 벤츠, BMW와 함께 3대 프리미엄 브랜드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었다. 다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해 지금은 PAG그룹에 속해 니치 프리미엄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니까 경영 측면에서는 성공적이지 못한 길을 걸었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모든 제품이 그렇듯이 기업으로서의 가치와 제품으로서의 가치가 반드시 일치 하지는 않는다. 재규어는 여전히 강한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고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도 개성을 추구하는 유저의 증가와 함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21세기의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 C-XF라는 컨셉트카를 통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재규어의 개성은 그렇다면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클래식’한 디자인이라고 말한다. 굳이 번역을 하자면 고전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필자의 입장에서 재규어는 그보다는 유러피언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MB와 BMW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것도 바로 그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성격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재규어의 플래그십 XJ의 성격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잘 알다시피 2003년 4월 데뷔한 현행 모델은 종래의 스틸에서 경량 알루미늄 모노코크 보디로 변경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여기에 독창적인 라인을 사용하고 있는 보닛과 낮고 긴 차체라고 하는 기존 스타일링의 특징을 대부분 계승하면서 높은 거주성과 주행성능, 연비성능 등 21세기 자동차에 요구되는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클래식’이라는 단어는 그 다음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는 이 부분이 더 각인되어 있는 것 같다. 다른 표현으로 한다면 아날로그 터치가 살아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첨단 전자장비화를 앞다투어 장비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과는 분명이 구분되는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 디자인을 택하고 있다. 그것이 보는 이에 따라서는 구식일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뭔가 ‘따뜻함’이 느껴지는 분위기일 수도 있다. 그것이 바로 재규어의 세일즈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테크놀러지 상으로는 첨단을 달리고 있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이 ‘클래식’하다는 것이다.
(재규어 XJ 2.7D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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