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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세그먼트, 크로스오버에 밀려 세력 잃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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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승인 2007-06-11 06:5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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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세그먼트, 크로스오버에 밀려 세력 잃어간다

픽업과 SUV, 미니밴 등을 모두 포함하는 트럭 세그먼트는 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든든한 돈줄이었다. 유럽과 아시아 메이커들한테 승용차 시장을 잠식당해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이익이 많이 남는 트럭의 판매가 탄탄했기 때문이다.

글/한상기(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그러나 몇 년 사이 시장의 상황은 완전히 달라져다. 유가가 고공 행진을 계속하면서 연비 나쁜 픽업과 SUV의 판매는 계속 뒷걸음치고 있다. GM과 포드는 재고를 줄이기 위해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있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다. 이런 상황은 트럭 의존도가 큰 GM과 포드, 크라이슬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국 트럭 세그먼트의 1위는 여전히 포드 F-시리즈, 그 뒤를 시보레 실버라도와 닷지 램이 뒤따르고 있다.
작년 상반기 픽업의 판매는 140만대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9%나 하락했다. 이는 기름값이 오르기도 했지만 경제 악화로 소유자들이 새 차 구입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미 3사의 딜러가 안고 있는 2006년 상반기 픽업의 재고는 1백 2만대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가 증가한 상태. 미국자동차딜러협회(NADA, National Automobile Dealers Association)는 “미국 메이커들은 쌓여있는 재고 청산을 위해 더욱 강력한 할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 3사는 작년 여름 전부터 직원가 판매 수준의 할인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었다. GM은 GMT 800 플랫폼 모델(시보레 실버라도, GMC 시에라 등)에 한해 72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고 있으며, 포드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의 할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 크라이슬러는 직원가 판매와 함께 현금을 되돌려 주는 등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럼에도 포드 F-시리즈의 작년 실적은 전년보다 10% 이상 하락했다. 포드는 앞으로 보다 경쟁력 있는 차를 저마진으로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고, 가장 큰 문제는 픽업과 트럭의 판매 공백을 승용차가 메꿔주지 못한다는데 있다.
작년 상반기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SUV는 포드 익스플로러, 그 뒤를 시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짚 그랜드 체로키, 닷지 듀랑고가 따르고 있으며, 차종에 따라 20~30%씩 판매가 하락했다. 세그먼트 전체 판매는 14.1%나 떨어진 것. 오직 토요타 4런너만이 5.4% 판매가 상승했을 뿐이다.

미국 메이커들은 SUV와 픽업 트럭의 부진을 크로스오버로 해소하고자 한다. 실제로 크로스오버는 북미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세그먼트. 미국의 크로스오버 시장은 2000년만 하더라도 5만대 수준에 불과했으나, 올해에는 250만대 수준으로 성장했다. 또 2010년에는 350만대로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런 수요에 맞춰 현재 43종인 크로스오버 모델 수도 20009년에는 70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작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승용 베이스의 CUV 판매가 전통적인 트럭의 판매를 앞질렀다.
크로스오버가 이렇게 각광받는 가장 큰 이유는 유가 상승에 기인한다. 작년 여름에는 사상 처음으로 갤런당 3달러를 넘었고, 올해 들어서도 기름값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GM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2009년에 나올 뉴 트레일블레이저를 취소하고 크로스오버를 대거 내놓을 계획이다. 중형 SUV는 더 이상 가망이 없다고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GM은 지난달 미니밴의 생산도 줄이기로 결정했다.
GM은 람다 플랫폼에서 나온 크로스오버 3총사로 재미를 보고 있다. 아웃룩 새턴은 SUV 이상의 넉넉한 공간을 제공하고 승용차 느낌을 강조했다. 거기다 연비는 18~26mpg로, 비슷한 크기의 SUV 보다 좋다. 기름값이 마구 치솟고 있는 요즘 실정에 인기를 얻는 이유다.
GM의 5월 실적이 4.7% 오른 것도 작년 말에 출시한 크로스오버의 인기 덕분이다. 5월달 GM의 전체 판매 대수는 37만 5,682대, 새턴 아웃룩과 GMC 아카디아의 판매는 각각 71%, 66%나 높아졌다.

작년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한 포드는 에지와 링컨 MKX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동안 재미를 보았던 익스플로러 정도의 히트작에 목마른 실정이다.
크라이슬러는 짚 브랜드를 통해 크로스오버를 시도하고 있다. 컴패스와 패트리어트는 승용 베이스에 남성미 넘치는 디자인과 전통의 4WD 시스템을 더했다. 짚 컴패스의 경우 닷지 캘리버와 같은 소형 플랫폼을 사용해 경쾌한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거기다 짚 최초의 앞바퀴굴림 모델이기도 하다(4WD도 가능).

전문가들은 일부 오프로드 매니아들만이 트럭 베이스의 SUV를 찾을 뿐 시장 자체는 한계에 왔다고 분석했다. 고급 브랜드들도 어큐라 RDX 같은 승용 감각의 크로스오버에 주력하는 요즘이다.
혼다 미국의 부사장 댄 보나빗츠는 “앞으로 5년 안에 크로스오버 시장의 크기는 지금보다 500% 이상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만큼 크로스오버는 현재의 SUV를 대체할 만한 장점을 두루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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