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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사는 법-3.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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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07-02 07: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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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사는 법-3.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2)

BMW와 로버, 메르세데스 벤츠와 크라이슬러의 결별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세그먼트가 서로 다른 메이커의 제휴 및 합병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관측과는 반대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각각의 문화적인 차이, 의지의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이 합병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PSA푸조시트로엥, 르노와 닛산 등 대표적인 양산 메이커들의 행보가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물론 것은 현대와 기아자동차의 관계도 실험대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글로벌오토뉴스는 앞으로 ‘현대기아차가 사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21세기 양산차 업체들의 생존전략을 조명하고 그를 통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가능성을 찾아 보고자 한다. 이 글을 읽는 많은 사람들 중에는 훨씬 높은 혜안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혹시라도 다른 의견이 있으면 의견을 제시하면 참고하거나 혹은 전제할 계획이다.(편집자 주)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다시 다임러 벤츠와 크라이슬러로 분리되는 과정을 지켜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BMW와 로버의 역사를 떠 올린다. 동시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관계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진다. 다시 말해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논리가 맞는 것인가 하는 얘기이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표현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 한다는 말이다. 규모의 경제라는 의미는 ‘생산요소 투입량의 증대(생산규모의 확대)에 따른 생산비절약 또는 수익향상의 이익’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그것을 자동차산업에 가장 먼저 적용한 것은 미국의 헨리 포드로 오늘날 대량 생산의 시조로 산업계 전반에 지대한 역할을 미친 모범이다. 그러니까 자동차산업 초창기부터 규모의 경제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동차산업에 있어 규모의 경제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90년대 중반이지만 자동차산업은 그 탄생 이래 이합집산의 연속이었다. 1926년 칼 벤츠자동차와 고트리프 다임러자동차가 합병해 다임러벤츠가 된 것부터 1920년대 300개가 넘었던 미국의 자동차회사들이 오늘날과 같은 빅3로 뭉친 것까지 그 역사는 끝이 없다. 지금도 그런 과정은 끝없이 전개되고 있다. 중국만해도 현재 124개가 되는 자동차회사가 있는데 정부 차원에서 6대 그룹으로 재편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처럼 뭉치고자 하는 것은 효율성 때문이다. 같은 비용을 투자해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 원칙이 모든 브랜드에 같은 방식으로 적용되지는 않았다. 독일의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아우디, 포르쉐 등은 더 적극적인 투자에 의해 더 높은 가치를 창조한다는 쪽을 지향했고 대량생산의 시조인 미국의 포드를 비롯한 GM과 크라이슬러, 그리고 일본의 토요타 등 많은 메이커들은 효율 최우선의 전략을 추구했다.

이 말을 달리 표현하면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더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한, 아니 더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한 전략을 추구하고 있고 양산 브랜드들은 가능한한 효율성을 극대화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오늘날 자동차시장은 토요타를 중심으로 한 폭스바겐, GM, 현대기아 등 효율성을 추구하는 양산 메이커와 BMW,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등 가치를 추구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으로 양분되어 있다. 그 결과 토요타는 생산대수면에서 GM을 제치고 세계 제1의 자동차회사로 등극했고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아우디 등은 높은 수익성을 올리면서도 시장을 지속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현대와 기아자동차는 그런 과정에서 1998년 합병했고 이는 토요타 등이 추구하는 것과 같은 효율성을 추구하는 군단에 속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기 위함이었다. 효율성 추구에서 가장 앞선 것이 토요타라는 것을 간파한 현대기아차그룹은 21세기 들어 토요타 배우기에 총력을 기울였고 ‘토요타만 따라하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토요타 학습에 열중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합병 이후 R&D 통합과 플랫폼 및 부품 공유 등은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 그로 인해 최근 수년동안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내는 등 외형상으로는 비교적 순탄한 행보를 계속해 왔다.
그동안 두 회사는 플랫폼 통합을 통해 코스트 저감과 용이한 라인업의 확대 등을 이루어 수년 동안 사상 최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현대와 기아의 플랫폼 통합 관계는 가장 먼저 중형차인 EF 쏘나타와 옵티마부터 시작되었다. 그 외에도 기아 쎄라토와 현대 아반떼, 기아 리오와 현대 베르나, 기아 오피러스와 현대 그랜저 XG, 그리고 기아 스포티지와 현대 투싼도 같은 플랫폼을 유용하고 있다. 지금은 베라크루즈의 기아 버전이 개발되고 있고 카니발의 현대 버전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 2005년부터는 브랜드 경영을 선언하며 현대와 기아 브랜드의 차별화를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현대는 쾌적성을 중시한 패밀리카로서의 특징을 살리고 기아는 좀 더 역동적이고 다이나믹한 성격의 모델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양산차 브랜드로서 이미지도 그다지 높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그렇게 한다고 해서 시장에서 어떤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특히 아직은 품질면에서 확실한 입지 구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시장에서는 현대와 기아라는 이미지가 저가 시장에서는 나름대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차별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사실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이미지는 ‘가격 대비 품질’이다. “Good & Cheap’라는 단어가 여전히 따라 다닌다. 아직은 두 브랜드의 차별화를 위한 노력의 효과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Good & Cheap’의 이미지를 배경으로 현대기아그룹은 21세기 초 양산 브랜드들 중에서는 토요타를 제치고 가장 높은 신장율을 보였다. 예를 들어 2004년 기준으로 토요타는 4.7%, 폭스바겐 4.2%, 혼다, 6.1%, 푸조시트로엥 3.9%의 신장율을 보인데 반해 현대기아차그룹은 9.7%라는 높은 성과를 올렸다.

그러니까 1998년 두 회사의 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 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는 것이다. 역으로 말하면 과연 그 때 두 회사가 합병을 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역사에서 가설은 통하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로버와 크라이슬러, 미쓰비시, 피아트 등을 예로 들며 결코 순탄치 않은 행보를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만약 그 때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했더라면 오늘날 현대기아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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