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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륙하는 체리, 활로 찾는 중국차의 신호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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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승인 2007-07-16 06: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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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륙하는 체리, 활로 찾는 중국차의 신호탄인가

중국 체리 자동차가 만든 소형차가 크라이슬러 뱃지를 달고 2009년부터 미국에 팔리게 된다. 하지만 ‘Made in China'가 갖고 있는 이미지는 여전히 취약한 것이 사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중국 제품의 품질과 관련된 문제가 계속 불거져 나오고 있어 크라이슬러가 판매할 중국차가 미국에서 과연 어떤 성적을 거둘지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글/한상기(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지난 7월 5일, 크라이슬러는 중국의 체리가 만든 저가형 소형차를 내년부터 중남미에, 2009년부터는 미국 시장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차의 판매 가격은 약 1만 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 회사의 협상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중국 정부의 승인이 떨어진 얼마 후, 체리의 회장은 미국에서 약 7,000달러 정도의 가격에 판매될 것이라고 말해 크라이슬러와는 다른 의견을 보였다.
어쨌든 2009년부터 미국에 판매될 크라이슬러의 소형차는 중국차의 미국 시장 입성이라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디자인은 작년의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선보였던 호넷 컨셉트카가 기본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에는 중국 제품의 품질에 관한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3월의 부패한 애완용 식품부터 가짜 의약품, 유독 성분이 포함된 치약, 그리고 얼마 전인 6월 말에는 수준 이하의 품질을 가진 HZR(Hangzhou Zhongce Rubber)의 타이어 문제가 각 신문의 1면을 차지했었다. NHTSA(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는 회사 측에 전량 리콜을 요구했다. 리콜의 직접적인 이유는 주행 중 타이어가 휠에서 탈거되는 문제이다.

그러나 중국의 국가품질감독검사검역총국(GAQS, General Administration of Quality Supervision)는 이와 관련해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상품 중 규격 이하는 19.1%에 불과하다”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미국의 한 컨설팅 업체는 “이제 와서 중국 제품을 수입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요즘처럼 품질 문제가 계속 야기되면 모든 중국제에 대한 기준을 엄격히 할 수 밖에 없고 이는 자동차도 예외가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과거 체리 자동차를 미국에 수입하려 했던 말콤 브릭클린 역시 “미국 소비자들도 지금처럼 중국 제품의 품질 문제가 불거지면 기준 강화에 수긍할 것”이라고 최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한편 브릭클린은 체리와의 협상 결렬 이후 중국에서 만든 하이브리드카 수입을 위해 다른 파트너를 찾고 있다.

크라이슬러와 체리의 소형차가 공식적으로 미국에 판매되는 첫 번째 중국차지만 이런 시도는 계속 있어왔었다.
애리조나의 차이나 모터스는 7월 초 중국 브릴리안스의 차를 수입해 2008년 가을부터 판매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차이나 모터스는 현재 안전과 배기가스 인증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중국의 브릴리안스는 7월 10일 뉴욕증시에 상장되었다.
미국을 향하는 중국의 발길은 또 있다. 바로 MG 브랜드를 인수한 난징이다. MG 브랜드를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생산한다는 뉴스가 작년에 나왔으나 최근에는 그 계획 자체가 무산될 분위기이다. 대신 난징은 트럭을 생산한다는 소식이 최근 들리고 있다. 미국에서 존재감이 희미한 MG 브랜드 보다 현실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지난달에는 중국의 마이너 메이커 HZA(Hebei Zhongxing Automobile)가 멕시코에서 차를 생산해 2008년부터 미국에 세 개 차종을 출시할 것이라는 발표도 있었다.

체리가 만들고 크라이슬러가 미국에서 판매한다는 계획은 한국의 GMDAT가 생산해 시보레 엠블럼을 달고 미국에서 팔리는 아베오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아베오 오너들은 자신들의 차가 한국에서 만들어진 것을 알고 있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 현대가 최근에 보여줬던 품질의 정도는 웬만한 미국차를 능가하고 있어 ‘Made in Korea'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기 때문이다. 중국차의 이미지는 한국차가 처음 미국에 상륙했을 때보다 별반 다를 것 없고 어쩌면 더 나쁠 수도 있다.

이 이미지가 크라이슬러의 소형차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가격도 문제이다. 예상대로 1만 달러 내외에 출시된다 해도 이미 미국에는 저렴한 아시아차들이 포진해 있다. 현대와 기아는 물론, 토요타 야리스와 혼다 피트, 닛산 버사가 11,000~13,000달러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가격은 조금 높지만 이미지와 품질 면에서 중국의 체리에 비할바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미국 메이커가 13,000달러 이하 시장에 손을 못 대는 이유는 미국에서 자체 생산해서는 높은 임금 때문에 이 가격에 차를 내놓을 수가 없고 내놓아도 마진이 없기 때문이다. 이 이유 때문에 미국 빅3는 자동차를 처음 구매하는 고객을 놓쳐왔었고, 이는 자연스레 다음 차의 선택에도 영향을 끼쳤다.

중국 시장은 작년 판매 대수가 26% 오르는 등 매년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시장이 됐으며, 일본을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이다. 현재로서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표현이 맞다. 작년 승용차 판매 대수는 310만대였다.
하지만 중국은 생산 설비의 포화라는 문제도 안고 있다. 인구는 많지만 차를 살 만큼의 경제력이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이다. 요즘 들어 중국 메이커가 수출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타진하는 배경에는 이런 이유도 있을 것이다.
체리는 올해 해외 판매를 작년의 2배로 잡고 있다. 2005년에는 1만 8,000대, 2006년에는 5만대를 수출했으나 올해는 10만대를 내다보고 있다. 체리는 상반기 동안 내수 시장에서 총 5만 2,712대의 차를 팔아 289%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만약 체리가 만든 크라이슬러의 소형차가 미국에서 괜찮은 판매고를 올린다면 이와 비슷한 파트너십이 계속 이루어질 가능성도 예상해봄직하다. 미국에서 성공한다면 다른 나라에서도 통하지 말란 법이 없다. 일상생활에서 중국 공산품이 전혀 어색치 않듯 중국차도 어느 틈엔가 우리 곁을 달리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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