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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품으로서의 자동차 시대를 여는 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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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07-20 06: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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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품으로서의 자동차 시대를 여는 미니

지난 2월 신형 미니 쿠퍼를 시승하고 4개월만에 그 스포티 버전인 쿠퍼 S의 스티어링 휠을 잡았다. 쿠퍼의 시승기에서 언급했듯이 필자는 미니를 아주 좋아한다. 때문에 그것이 쿠퍼든 쿠퍼 S든 아니면 컨버터블이든 상관이 없이 우선은 만난다는 것 자체가 즐겁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미니는 BMW에서 만든 모델이지만 530i처럼 각종 디지털 감각의 첨단장비가 두드러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미니는 운전석에 앉아 본 사람들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기 싫어한다.

그래서 지구촌의 많은 사람들은 미니를 손에 넣고 싶어한다. 그것이 현대적인 개념의 자동차의 가치에 적합하지 않을지라도 아니면 클래식 개념의 자동차로서 대표적인 존재라고 할 수 없을지라도 미니를 접해 본 사람들은 대부분이 한 번쯤 소유하고픈 모델이라고 말한다.

이런 경우 우리는 기호품으로서의 특성을 가졌다고 표현한다. 럭셔리 세단의 안락함이나 스포츠 세단의 주행성, 스포츠카의 카리스마, SUV의 유틸리티성이 없을지라도 미니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차체가 커서 여러 사람이 넉넉하게 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핸들링 성능, 또는 강력한 엔진 성능으로 운전자를 압도하거나 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애완견처럼 내 손에 들고 다니면서 느끼고 싶어 하는 그 무엇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디자인이다. 21세기가 디자인 시대라는 것을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미니는 그것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첨단 메커니즘으로 무장한 자동차보다도 경우에 따라서는 더 많은 마니아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런 성격의 모델들이다. 수요층의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프리미엄 브랜드의 힘으로 커버할 수만 있다면 국화빵을 가능한 많이 찍어내야만 하는 양산차 메이커들의 비즈니스보다는 훨씬 재미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더 고가의 제품으로 포지셔닝할 힘만 있다면 이런 개성 강한 모델이 훨씬 매력적일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그것은 단지 만드는 측의 입장 뿐 아니라 소유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BMW가 영국 로버로부터 미니를 인수해 첫 번째 작품을 만들어 낸 것은 2001년. 그로부터 5년만인 2006년 파리살롱을 통해 2세대 모델이 등장했다. 아우디 TT나 폭스바겐 비틀등의 모델 체인지가 그렇듯이 미니도 Revolution이 아닌 Evolution을 택했다. 기존 디자인 컨셉의 생명력이 아직은 사그러들지 않았기 때문에 혁신적인 변화를 하기보다는 부분적인 모디파이를 통한 모델체인지를 한 것이다.

이럴 때 당연한 질문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모델체인지를 하는가?’이다. 이에 대해 미니측의 대답은 간단하다. 이번 모델체인지의 의도는 새로운 BMW제 엔진을 탑재하는 것과 보행자보호구조 등의 최신 안전기준에 따른 차체를 채용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왜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가를 인정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세대로 진화할 때쯤이면 BMW그룹은 고민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지금은 BMW 그룹 내에서 독특한 입지로 상승일로를 걷고 있지만 미니라는 브랜드만을 독립적으로 보자면 장기적으로 라인업을 다양화 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미니만의 수익성을 계산할 때쯤이 되면 지금의 해치백과 컨버터블만으로는 손익 계산을 낼 수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니는 수년 전부터 다양한 컨셉트카를 전 세계의 모터쇼에 선 보이며 앞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미니를 보고 있으면 하나의 기호품으로서의 매력도 매력이지만 자동차산업을 전개하는 방식이 앞으로 더 복잡해지고 세밀해지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니 쿠퍼 S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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