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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사는 법-4.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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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07-23 06: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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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사는 법-4.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3)

BMW와 로버, 메르세데스 벤츠와 크라이슬러의 결별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세그먼트가 서로 다른 메이커의 제휴 및 합병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관측과는 반대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각각의 문화적인 차이, 의지의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이 합병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PSA푸조시트로엥, 르노와 닛산 등 대표적인 양산 메이커들의 행보가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물론 것은 현대와 기아자동차의 관계도 실험대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글로벌오토뉴스는 앞으로 ‘현대기아차가 사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21세기 양산차 업체들의 생존전략을 조명하고 그를 통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가능성을 찾아 보고자 한다. 이 글을 읽는 많은 사람들 중에는 훨씬 높은 혜안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혹시라도 다른 의견이 있으면 의견을 제시하면 참고하거나 혹은 전제할 계획이다. 이번에는 그 네 번째 이야기.(편집자 주)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만약 그 때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했더라면 오늘날 현대기아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자동차산업을 이해하는 사람들이라면 굳이 설명이 필요없는 내용이다.
이미 1990년대 중반 등장한 소위 말하는 ‘Great Six’, 즉 연간 400만대 이상을 생산하는 메이커 6개만 살아남는다는 논리의 등장과 함께 정립된 양산차 메이커들의 규모론은 이미 90년대 말 인수합병 열풍을 통해 입증이 된 상태다. 다시 말해 갈수록 심화되는 경쟁 속에서 양산차 메이커들은 시장확대와 판매 가격 인상은 쉽지 않은 반면 기술 개발 비용을 비롯한 제반 비용 증가에 대한 압박은 더욱 커지게 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결국은 인수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의 길을 택하게 된 것이다.

이미 언급했듯이 자동차산업에서 그런 형태의 인수합병은 유사 이래 계속되어 온 일이지만 20세기를 전후해 가장 극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1998년 메르세데스 벤츠와 크라이슬러간의 소위 ‘세기의 합병’이었고 그를 전후해 세계 자동차업계는 지각변동을 경험했다.

중복되는 이야기이지만 20세기말의 인수합병 열풍을 다시 한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다임러벤츠와 크라이슬러가 전격적으로 합병을 발표한 것은 지난 1998년 5월이었다. 이듬해에는 르노와 닛산이 자본제휴를 발표해 세계 자동차산업이 6대 그룹과 혼다, BMW등 자국 자본에 의한 회사라고 하는 형태의 모양세가 갖추어졌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5년여 사이에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자동차산업은 탄생 이래 합병과 통합의 역사를 계속해 왔다.
합병과 통합이 처음으로 극성을 부렸던 것은 1920년대와 30년대로 각 나라의 국내 기업들이 서로 뭉치는 형태로 일어났다. 그래서 무려 320개가 넘는 자동차제조회사가 있었던 미국이 오늘날의 빅3로 규모화를 추구한 것도 끝없는 합병과 통합의 결과다. 그리고 프랑스와 영국은 60년대에 통합을 완료했고 70년대에 들어서자 일본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변화가 일어났다. 여기까지는 자국 내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 후 국제적인 통합과 제휴의 시대가 다시 시작된다. 미국의 GM과 일본의 토요타가 절반씩 투자해 1982년 미국에 NUMMI를 설립해 생산을 개시한 것이 그 시초다. 이것이 국제적 규모의 합병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국제적인 업계 재편은 가속화되어갔는데 그 이유는 물론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었다. 다시 말해 생산설비의 건설과 제품을 개발하는데 엄청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합병을 통해 부품을 공유화하면 개발비를 저감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 각기 다른 브랜드로 판매해 라이벌들과의 경쟁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EF 쏘나타와 옵티마의 플랫폼이 같은 모델이면서도 가격은 더 올려 받을 수 있는 조건만 만든다면 메이커의 입장에서는 이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외국의 예를 보자면 폭스바겐 골프와 아우디 A4, 토요타 매트릭스와 폰티악 바이브(정확히는 OEM이지만), 홀덴의 모나로와 폰티악 G6, 사브 9-3와 오펠 벡트라 등등 그 예는 수없이 많다.

어쨌거나 20세기 말 세계의 자동차업계는 규모의 경제를 부르짖으며 합병과 제휴가 절대절명의 요건으로 여겼었다. 그래서 지금은 앞서 언급한대로 소위 그레이트 식스인 GM과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폭스바겐 그룹, 르노닛산 그룹, 토요타 그룹 등 대규모 그룹과 그 외 BMW, PSA푸조, 혼다. 포르쉐, 현대기아차그룹, 피아트 그룹 등 11개 정도의 그룹으로 재편이 되었었다.

바로 그 시기에 국내의 복잡한 상황과 맞물려 자의반 타의반으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합병되기에 이르렀다. 더불어 규모의 경제를 제대로 이해했든 아니든 현대기아그룹은 규모의 경제를 추구할 수 있었다. 2003년 기존 울산연구소와 기아차 소하리연구소를 묶어 남양종합기술연구소로 통합했고 연구소 통합에 수반되는 플랫폼 통합과 부품 공유를 통해 엄청난 비용저감을 이룰 수 있었다. 그 결과 구매부문을 혁신하고 AS망을 통합해 매출액 및 순이익, 생산 규모에서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이런 과정을 거친 두 회사는 현 시점에서 물리적으로는 통합이 완성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로 인해 세계 시장에서 각자의 역할을 분담할 수 있는 역량도 생겨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두 브랜드의 차별화를 통해 각기 다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어 가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올 들어 특히 여러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 말하는 ‘위기’ 수준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는 내용이어서 그냥 넘어갈 수는 없을 것 같다.

그 요체는 무엇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간의 문화적인 통합. 최근 들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간의 갈등이 더 표면화되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즉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간의 문화적인 통합은 겉으로 나타나는 것과는 달리 아직 완성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통합 초기에는 어떻게든 뭉쳐 보고자 하는 의지가 없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두 회사간의 문화적인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오히려 갈등만 확인하는 예도 없지 않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지만 물리적으로 통합이 되었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상호간에 흔쾌한 협력과 건전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야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싸울 수 있다.

통합 당시에 비해서는 많은 진전을 이룬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풀지 못한 할 숙제가 많다. 항상 내부로부터의 적이 더 무섭다는 말이 통용된다. 완전한 통합을 이루지 못하는 것 또한 심대한 적이 될 수 있다.

BMW와 로버의 통합에서 읽었듯이 막연한 기대심리로 ‘어떻게 되겠지.’ 하는 사고방식으로 일관해 결국은 뿌리부터 흔들려 로버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또한 최근에는 상호 근본적인 이해 없이 계산상의 시너지만을 기대했던 메르세데스 벤츠와 크라이슬러가 결별하기에 이르렀다. 결코 뭉쳐야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논리가 모든 경우에 동일하게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준 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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