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토러스라는 차명을 되살려낸 포드의 의도는?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10-04 06:49:33

본문

토러스라는 차명을 되살려낸 포드의 의도는?

포드가 스카웃 비용 2,000만 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한 보잉사 출신의 현행 CEO 앨런 멀랠리(Alan Mulally)에 의해 불과 2년여만에 파이브 헌드레드라는 차명 대신 그들의 과거 베스트 셀러 모델 토러스(Taurus)를 되살려 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포드의 라인업에 토러스라는 이름이 다시 부활 것은 양산차 메이커들의 제품 전략이 얼마나 어렵고 복잡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토러스라는 대표적인 차명을 버리고 파이브 헌드레드(500)라는 차명을 선택했을 때는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네이밍에 영향을 받은 바 컸다. 일본 빅3의 럭셔리 브랜드들도 이미 알파벳과 숫자를 결합해 차명을 짓고 있었고 GM 이 캐딜락의 부활을 외치면서 선택한 전략 중 하나도 CTS, STS, DTS 등 영문 이니셜만으로 이름을 짓는 것이었다. 물론 크라이슬러도 그들의 대표 세단이 300이라는 과거의 차명을 살려 내며 이런 흐름에 동참했다.

하지만 강한 아이덴티티를 내 세우는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달리 양산 모델에서는 그런 차명을 사용하는 것이 반드시 모든 시장에서 좋게 받아 들여진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 세계 최대의 양산차 브랜드인 토요타는 여전히 그런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유럽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폭스바겐과 르노, 혼다와 닛산 등도 영문과 숫자를 결합하는 네이밍과는 거리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현대자동차가 유럽시장용 차명으로는 i30를 사용하면서 미국시장에서는 엘란트라 투어링 등으로 기존 방식을 유지하는 것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대표적인 모델의 차명을 2년여만에 바꾼다는 것은 그만큼 포드가 내부적으로 안정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뭔가 파격적인 기법을 통해 판매를 끌어 올려 보려고 했었으나 실제로는 그런 의도를 만족시키지 못했고 그 결과 다시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을 하게 한 것이다.

미디어의 시대인 21세기의 전쟁에서 제품력은 기본이고 그에 걸맞는 마케팅 전략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 다시 말해 차명을 짓는 것도 제품 못지 않게 중요한 시대가 되어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얘기이다. 같은 술을 만들어 놓고도 카피 문구 하나 선택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는 것을 주변에서 숱하게 보고 있지 않은가.

포드 라인업에 토러스라는 차명이 등장한 것은 1985년으로 머큐리의 세이블(Sable)과 형제차로 탄생했었다. 데뷔 이후 1992년에는 연간 약 41만대가 판매되는 등 대대적인 히트를 기록하며 포드의 대표 모델로 부상했다. 또한 1992년부터 1996년까지 5년 동안 미국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차로 떠 올랐다.

하지만 19996년 국내에 상륙한 2세대 모델이 미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판매 부진에 빠졌다. 세상 일이 그렇듯이 힘이 없어지면 조용히 사라진다. 토러스는 파이브 헌드레드에게 부활의 사명을 넘기고 2006년 10월 27일 생산을 종료했었다. 이는 조지아주의 애틀랜타 공장의 조업중단과 함께 운명을 다했다는 점에서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손실로 기록되었었다.

그것을 2006년 여름 새로이 포드의 사령탑에 오른 멀랠리가 살려낸 것이다. 물론 이 역시 파이브 헌드레드의 부진에 기인한다. 500이라는 숫자 대신 Five Hundred 라는 차명을 사용하며 뚜렷한 정체성을 구축하지 못하고 그 명을 다한 것이다.

어쨌거나 토러스는 부활했고 더불어 포드 그룹의 차명에도 일대 혁신이 일었다. 토러스와 형제차인 머큐리 디비전의 몬테고(Montego)도 역시 기아자동차에 의해 수입되기도 했던 세이블(Sable)이라는 차명으로 돌아갔고 CUV인 프리스타일(Freestyle)은 토러스 X로 바뀌었다.

토러스는 기존 파이브 헌드레드와 마찬가지로 볼보 S80과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풀 모델체인지라기 보다는 파이브 헌드레드의 페이스 리프트라고 할 수 있는 모델이다. 다만 차명을 바꿈으로써 전체적으로 그 이미지를 쇄신하고자 하는 의도가 보인다. 포드측은 500여곳에 이르는 개량 및 개선이 이루어졌다고 밝히고 있다.

포드의 뉴 토러스는 파이브 헌드레드에서 보여준 미국 중형세단의 전형적인 디자인 큐를 살리면서 동시에 포드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토러스라는 차명을 부활시키며 포드의 르네상스를 주도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 받은 모델이다. 유럽이나 일본차들에 익숙한 한국의 소비자들이 조금만 시각을 달리하고 비교한다면 그 나름대로 장점이 많은 차다. 특히 크기와 넓이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한 한국의 유저들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바이어스 포인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대에 일단은 한 번 리스트에 올려 봄직한 모델이다. 연비 효율 등급 1등급이라는 점도 놓칠 수 없는 대목이다.
(포드 뉴 토러스 시승기 중에서)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