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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9천 7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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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10-11 14: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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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0일 출시된 렉서스의 최고급 모델 LS600hL의 한국 내 시판 가격이다. 필자는 당초 2억원을 넘는 가격표를 예상했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300만원 부족한 2억원이었다.

모든 제품이 그렇듯이 가격은 상당히 중요한 마케팅 요소다. 저가 제품에서는 100만원이라도 더 낮은 경우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그 때문에 그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살아 남을 수 없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하지만 고가의 럭셔리 프리미엄 제품은 사정이 다르다. 가격 자체가 하나의 상징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낮은 가격을 설정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얘기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경쟁 제품이 넘볼 수 없는 가격표를 매기기도 한다. 폭스바겐 그룹의 이그조틱카 부가티의 EB 16.4 Veyron 의 경우 100만 달러가 넘는 소비자 가격을 설정하고 있다. 현재 미국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페라리의 가장 비싼 모델 599 GTB Fiorano 보다 세 배 이상 비싼 천문학적인 것이다.

이런 수제차는 그렇다치고 대량 생산 모델에서도 가격이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단일 시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에서의 판매가격을 보면 메르세데스 벤츠의 S 클래스 시판 가격은 US$64,900 ~ US $139,900선이다. 그리고 경쟁 모델인 BMW의 7 시리즈가 US $71,800 ~ US $118,900, 아우디 A8은 US $68,900~ US $119,350, 재규어 XJ는 US $63,585~ US $ 91,335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2006년까지 수퍼카를 제외한 일반 세단형 모델 중에서 미국시장에서 6만 달러 이상의 가격표를 붙이고 있는 브랜드는 위 네 가지였다. 세계의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런 가격을 기준으로 위 네 개의 브랜드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던 것이 올 들어 렉서스가 4.6리터 엔진을 탑재한 신형 LS시리즈 460을 내놓으면서 기본형 US $61,000, 롱 휠 베이스 버전에 US $71,000달러라는 가격표를 붙였다. 처음으로 6만 달러가 넘는 모델을 선 보인 것이다. 그것은 곧 토요타가 그들이 1989년에 내놓은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스를 본격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포지셔닝을 위한 행보를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이미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조건은 프리미엄 기술력과 프리미엄 마케팅, 프리미엄 기업문화, 프리미엄 제품이 있어야 한다.
토요타는 기존 내연기관 엔진이라는 측면에서는 이미 유럽 메이커들의 전유물로 인정했다. 대신 20세기 말 일기 시작한 환경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계기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했고 이제는 그것을 그들만이 할 수 있는 프리미엄 기술력으로 내 세워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행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선봉으로 렉서스를 내 세웠다.

물론 그 바탕에는 토요타라는 현재로서는 가장 강력한 양산 브랜드의 힘이 있다. 토요타가 대중차의 대명사인 폭스바겐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르게 된 원동력은 여러가지로 분석할 수 있겠지만 그중에서 우선 꼽을 수 있는 것은 엔지니어 중심의 자동차회사를 마케팅 중심으로 전환했다는 점일 것이다.

다시 말해 기술력 최우선의 자세로 그들이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만들지 않는다는 유럽 메이커들과 달리 토요타는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 차는 만들지 않는다는 쪽으로 정리했다는 것이다. 소비자를 염두에 두었다는 점에서는 똑 같은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토요타는 그런 전략을 바탕으로 일관되게 시장을 공략했고 그 결과는 600만대 수준의 폭스바겐보다 훨씬 많은 900만대를 생산 판매하는 메이커로 발돋움한 것이다. 물론 독일 차의 입장에서 위안이라면 ‘잘 팔리는 차가 반드시 좋은 차라고는 할 수 없다.’고 하는 문구일 것이다.

어쨌거나 토요타는 그런 그들의 노력의 결과 연구개발의 여력을 구축했고 그 힘을 바탕으로 이제는 그들만의 프리미엄 기술력이라고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로 렉서스의 신분을 럭셔리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자 하는 행보에 박차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토요타가 600이라는 단어를 붙인 차의 가격을 미국시장에서는 10만 달러 이상, 한국시장에서는 2억원 이상을 예상했었다.

그런데 실제로 미국시장에서의 MSRP는 US $104,000의 가격표를 붙였지만 한국시장에서는 300만원이 부족한 2억원으로 책정해 내놓았다. 토요타는 가격 전략도 아주 철저하게 구사하는 메이커로 유명하다. 그런 토요타가 상징적인 마케팅 전략인 가격에서 미국과 한국 공히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낮게 책정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최상급 S600L의 US $139,900, BMW의 760Li 의 US $118,900, 아우디 A8L의 US $119,350 바로 아래의 가격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한국시장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S600L 의 2억 6, 600만원, BMW의 7 시리즈의 2억 6,130만원 아우디 A8의 2억 4,610만원과는 차이가 나는 1억 9,700만원을 설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6만 달러 이상의 모델의 연간 전 세계 판매대수는 25만대 전후에 불과하다. 전체 판매대수 6,772만대(2005년 기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이 시장에서의 가격은 상징성이다. 토요타는 웬만해서는 ‘First, 1위’ 등의 용어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최고라는 단어는 사용해도 ‘세계 1위를 목표로 한다.’는 표현 등은 잘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 렉서스 LS600hL의 발표회장에 걸린 캐치 프레이즈는 ‘Be the Best, Be the First’였다. 토요타의 행사장에서는 보기 드문 문구다.

그런 의지를 보이면서 낮은 가격을 책정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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