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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전주 공장, 노사관계 변화 주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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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10-18 06: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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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전주 공장, 노사관계 변화 주도 하나?

현대자동차는 10월 17일 상용차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전주공장에서 국내외 기자단, 김영국 전무를 비롯한 회사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순수 독자기술로 개발한 ‘신형 상용엔진 보도발표회’를 갖고, F엔진(4ℓ급), G엔진(6ℓ급), H(10ℓ급)엔진 등 신형엔진 3개종과 개량모델 파워텍(12ℓ급)엔진 1개종 등 4개종을 첫 공개했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이번 현대자동차의 신형 상용 엔진 개발은 우선은 현대자동차가 그동안 미쓰비시등과의 기술제휴로 라이센스 생산해 오던 중 대형급 디젤엔진의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이날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장인 김영국 전무는 ‘F, G, H 등 이번에 개발한 엔진은 순수 독자기술에 의한 것으로 세계 최고수준의 친환경 고성능 엔진이다. 이로서 2000년 초대형 파워텍 엔진에 이어 상용 디젤 풀라인업을 갖추게 되었으며 한국산 상용차의 글로벌화를 본격 추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그 의의를 설명했다.

현대자동차는 1조 5천억원을 투자해 1994년부터 울산공장에서 상용차부문 이전을 위한 공사를 시작해 1995년 5월 완공해 중형버스 코러스를 생산하면서 전주 상용차 공장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2000년에는 국내 최초 전자제어식 대형 디젤엔진 파워텍을 탑재한 버스를 출시했다. 하지만 이후 이렇다 할 진전을 보지 못하고 현대자동차의 상용차사업 부문은 답보를 거듭해왔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의 상용부문은 국내 시장에만 의존하는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연간 약 100만대에 달하는 전 세계 대형 트럭 시장에서도 현대자동차의 입지는 20위권 밖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결국 존폐의 위기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노사관계의 극심한 대립이 이어졌다. 합작 추진 과정에서 매각설에 휩쓸리는 등 노동자들은 극도의 불안감에 떨어야 했고 회사측에서도 무언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특히 기술력 확보를 위해 6년여 동안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합작을 추진했으나 2005년 최종적으로 무산되어 심각한 위기 국면에 봉착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 현대자동차상용부문을 맡게 된 최한영 사장은 글로벌화만이 살길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승용차 수출업무의 경험을 살려 세계 시장 개척에 나섰다. 더불어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독자기술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으로 새로운 브랜드인 트라고(Trago)를 2006년 말 출시하며 우선은 국내 시장에서 수입 대형 트럭과의 경쟁력 확보에 나섰고 이번에는 심장인 엔진을 독자기술로 개발해 내놓았다. 이는 본격적으로 세계시장으로의 진출을 선언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 한가지 주목을 끈 것은 신형 엔진 보도발표회에서 김영국 공장장에 이어 노동조합의 김명선 의장이 나와 이번 디젤엔진 개발에 관한 노조의 입장을 밝혔다는 점이다.

김 의장은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은 독자기술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며 6년여를 끌어 온 다임러와의 합작이 2005년 무산되면서 아주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노조는 끊임없이 기술개발 투자와 독자엔진 개발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전주 공장 존폐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그런 그들의 노력은 언론에 의해 극단적이고 대립적인 관계로만 비추어져왔다고 토로했다.

김명선 의장은 ‘ 우리는 그동안 회사의 창의적인 발전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 우리가 요구한 것은 기술 개발과 설비 투자였다. 이번 디젤엔진 개발을 계기로전주공장의 독자생존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무엇보다 발전적인 노사관계의 대안을 제시할 것이며 지역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노동조합의 모범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의 행사에서 노조 간부가 무대 위에 나서서 이처럼 그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한 것은 좀처럼 보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서는 노조 간부들이 발표회장에 같이 참석해 자리를 함께 했고 그들의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가진 것이다.

이는 경영진과 노조가 모두 위기의식을 갖고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경영진들의 노조 간부들에 대한 자세는 그동안과는 분명 달랐다. 엔진과 트럭, 버스 공장을 둘러 볼 때 현장에서 만난 근로자들과 주고 받는 인사도 과거와는 달랐다.

지난 여름 수년만에 처음으로 임금협상을 무분규로 마감한 것을 목격한데 이어 두 번째로 느끼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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