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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를 통해 본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생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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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12-31 08:3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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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를 통해 본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생존전략

다임러와 크라이슬러의 결별 이후 세계 자동차업계는 적지 않은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98년 BMW가 로버를 매각했다. 로버는 이후 수년 동안 자생의 길을 모색했지만 결국 공중 분해되었다. 이번에는 다임러가 크라이슬러를 사모펀드회사인 서베러스에 매각했다. 이 두 가지 사건이 주는 의미는 간단하다. 흔히 말하는 서로 겹치는 부분이 없는 메이커가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논리가 더 이상 옳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그 저변에는 1990년대 중반 등장한 ‘규모의 경제’논리가 있다. 당시 자동차업계에는 ‘연간 400만대 이상 생산하는 메이커 6개사만 살아남는다.’는 소위 그레이트 식스(Great Six) 논리가 대세였다. 그래서 M&A 열풍이 휩쓸고 지나갔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만고의 진리(?)와 함께 자동차업계를 짓눌렀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란다. 규모의 경제를 추구해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만 그 방법이 더 이상 과거와 같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위의 두 사건은 상처만 남기고 끝나버렸다. 2006년 GM과 르노닛산의 제휴가 무산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 과정에서 토요타와 폭스바겐은 1,000만대 생산시대를 선언했고 GM도 수년 내 1,000만대를 넘기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그래서 현재 400만대 이하에 머물고 있는 PSA푸조시트로엥과 현대기아그룹, 피아트 등 여타 메이커들의 앞날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규모의 경제 논리 못지 않게 자동차업계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수익성이다. 수익성 확보라는 과제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BMW가 자신들의 미래의 전략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에는 메르세데스 벤츠도 포함되고 양산 메이커들에게 인수되었다가 다시 새로운 길을 찾고 있는 재규어와 랜드로버, 사브 등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독일의 한 경제지(Wirtschaft Woche; 주간 경제)가 BMW특집을 실었는데 그 타이틀이 극적이다. ‘플러스 53%’와 ‘마이너스 24%’. 앞의 플러스 53%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BMW가 쏟아 부은 개발 비용의 상승을 의미하고 마이너스 24%는 같은 시기의 수익률 감소를 표시한 것이다.

다 알다시피 BMW는 2000년 X5를 시작으로 끝없이 새로운 장르와 세그먼트의 모델을 내놓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면에는 비용이 있었던 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이었지만 로버와의 결별 이후 빠른 속도로 정상을 회복하고 흑자를 기록하며 묻혀졌던 내용이다.

동시에 그 수치만으로 BMW의 미래는 부정적으로만 볼 수도 없다. 다시 말해 수익률은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전체 판매대수는 증가일로에 있고 그로 인한 총 수입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BMW의 CEO 노베르트 라이트호프가 나서서 타파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이슈가 된 것이다. BMW의 수익률 변동 사항을 보면 2000년 9%에 달했던 것이 2006년에는 6.3%로 떨어졌고 2007년 상반기에는 5.5%로 떨어졌다.

BMW 그룹은 2007년 9월 27일 뮌헨에서 ‘성공적인 미래를 위한 그룹 재정비 전략’을 발표했다. BMW 그룹의 노버트 라이트호퍼 회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성과 가치 증진을 위해 BMW 그룹을 지속적으로 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프리미엄 자동차업체인 BMW 그룹의 2020년까지의 전략은 다음과 같다.

우선은 자동차부문 매출 대비 이익률 8~10% 달성한다는 것이다. 새롭게 발표된 BMW 그룹의 미래 전략은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성공과 독자성을 확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BMW 그룹은 2012년까지 자동차 판매를 180만대로 끌어올리고, 같은 기간 동안 모터사이클 판매는 50% 증가한 연간 15만대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버트 라이트호퍼 회장은 단순히 판매 대수를 늘리는 것보다 수익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자기 자본 이익률 향상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BMW 그룹은 자동차분문에서만 2012년까지 자본이익률 26%, 매출 대비 이익률 8~10%를 달성할 계획이며, 2020년까지 200만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할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BMW 그룹은 성과 향상과 원가 절감을 위해 전사적 차원의 효율성 제고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라이트호퍼 회장은 이를 통해 “2012년까지 60억 유로 비용절감 효과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효율성 제고 프로그램은 ‘최소의 투입으로 최대의 결과 창출(More output for less input)’이라는 ‘효율적 역동성(EfficientDynamics)’원칙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미 BMW의 자동차 개발에 성공적으로 적용된 바 있다.

또한 BMW 그룹은 신모델 개발과 새로운 시장 개척뿐 아니라, 제품 수명 주기 연구와 자동차 산업내의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프리미엄 자동차 분야 집중 전략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BMW 그룹은 모든 비용 구조를 점검, 지속적인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자동차 한 대당 들어가는 개발, 생산, 판매 및 관리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생산성을 연간 5% 이상 높인다는 계획이다.

BMW의 이런 계획의 저변에는 1,000만대 시대를 선언한 양산 메이커들과 달리 연간 130만대 전후의 판매대수에 불과한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한계가 있다. BMW는 미니와 롤스로이스 등 니치 브랜드와 중핵인 BMW의 사이에 아키텍처(플랫폼) 공유의 효과가 크지 않다. 게다가 뒷바퀴 굴림방식 플랫폼을 주로 하고 있던 상황에서 미니는 앞바퀴 굴림방식을 사용하고 있고 기껏해야 BMW 1시리즈 정도에만 공유하는데 그치고 있다.

또한 X5와 Z4를 생산하고 있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현지 공장도 양산 메이커들과는 달리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고가의 첨단 기술 부품을 독일과 유럽으로부터 수입해서 조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품의 현지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걸림돌인 것이다.

여기에 주로 대 배기량 모델에 강점을 갖고 있는 BMW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함께 이산화탄소 규제 강화등도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술적으로야 세계의 자동차업계를 리드하고 있지만 그만큼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유럽의 유로5와 미국의 CAFÉ 등을 클리어하는데는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지만 대 배기량의 한계는 어쩔 수 없다. 그래서 BMW는 2006년을 기점으로 ‘Efficient Dynamics’를 브랜드 이미지로 내걸고 연비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BMW는 어떻게 타파해 나갈 것인가에 지금 전 세계 자동차업계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BMW의 선장 라이트호프가 제시한 방안은 우선은 알려진대로 연간 200만대 규모로 생산을 늘린다는 규모의 확보다. 그래도 양산 메이커들에 비해서는 크게 적은 규모이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로서는 20세기에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아우디도 마찬가지다.

또 하나는 다른 메이커와의 협력관계를 늘려 비용을 저감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PSA푸조시트로엥과의 엔진 공동 개발이다. BMW는 2006년 말 프랑스 PSA푸조시트로엥 그룹과 엔진의 공동 개발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두 회사는 새로운 환경 대응 엔진의 개발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개발하게 될 엔진은 4기통 가솔린 엔진으로 연비성능의 향상과 이산화탄소의 배출량 억제 기술을 연구해 두 회사의 신 모델에서의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BMW와 PSA푸조시트로엥인 1,6리터 터보차저 엔진을 공동 개발해 BMW 미니와 푸조 및 시트로엥 모델들에 탑재하고 있다. 그런데 이 내막은 사실상 BMW가엔진 기술을 공급하는 형태라고 할 수 있다. BMW는 앞으로 이런 형태의 제휴관계를 더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는 연비 총량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소형차의 개발이다. 이는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의 연방기준 Tier2 Bin5와 2010년부터 적용되는 유럽의 유로5, 일본의 신장기규제 등 갈수록 엄격해져가는 배기가스 규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부분의 메이커들이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지난 9월 2007프랑크푸르트모터쇼장은 이런 흐름을 반영해 CO2가 쇼장을 장악했고 그 대안으로 미니카들이 무대 전면을 장악했다. 유저들은 더 큰 차를 원하지만 메이커 평균 연비를 낮추기 위한 대안으로 소형차를 앞다투어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BMW의 클레버라고 하는 3륜 컨셉트카와 폭스바겐 UP, 오펠 아질라, 토요타 iQ, 메르세데스 벤츠의 스마트4 에코 시리즈 등이 그 예다. 물론 미니 디비전의 확대를 위해 모터쇼를 통해 다양한 컨셉트카를 선보이며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미 발표한대로 BMW는 2008년에는 쿠페SUV X6를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PAS라고 불리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CLS와 경쟁하게될 5도어 해치백 모델을 내놓는 등 세 확장도 계속된다.

BMW는 토요타나 폭스바겐, GM과 같은 1,000만대 시대를 선언하는 양산 브랜드와 같은 길은 가지 않을 것이다. 복잡한 사정이 얽혀있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고가의 모델을 판매해 생존의 길을 모색한다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이다.

이런 BMW의 움직임은 최근 크라이슬러를 매각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움직임과도 크게 비교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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