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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디트로이트쇼 1신- 전기차 개발 붐 이번에는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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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1-13 13:5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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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디트로이트쇼 1신- 전기차 개발 붐 이번에는 성공할까?

2007년 9월의 프랑크푸르트모터쇼는 이산화탄소가 쇼장을 지배했었다. 클린(Clean)과 그린(Green) 양 측면에서의 환경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적인 상황을 반영한 것이었다. 가솔린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30% 가량 적은 디젤차의 기술력이 높고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는 유럽시장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더불어 미니카의 득세를 예상케 하는 다양한 모델들이 무대 위를 점령했었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그런 추세는 10월의 도쿄모터쇼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다만 이쪽은 아무래도 디젤차에 대한 수요가 미미하고 경차 판매가 200만대가 넘는 점을 반영해 미니카가 득세를 했다.

그 이면에는 공통적으로 가솔린과 경유를 필두로 에탄올 등 합성연료, 바이오 연료, 압축 및 액화 천연가스, 수소, 전기 등 다양화되어 가는 에너지 사용 경향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전기차로 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선은 유해 배출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과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는다. 쇼 하루 전 도착해서 느끼는, 초 봄을 연상케 하는 디트로이트의 날씨는 그래서 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지 모른다.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전기자동차는 가솔린 내연기관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1800년대 후반에 영국에서 실용적인 전기자동차가 개발되어 1920년대에는 전성기를 맞기도 했었다. 하지만 가솔린 엔진이 급속도로 진화하면서 그 성능면에서 뒤쳐졌던 전기자동차는 점차 사라졌다. 세계 각국의 메이커들이 전기자동차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했으나 전지, 즉 배터리 성능의 개량에 어려움이 많아 보급이 확대되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전기차는 사실상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다가 1970년대와 1990년대 두 차례에 걸쳐 개발 붐이 크게 일었었다. 특히 일본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엄청난 투자를 해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해 1970년대에는 납축전지를 탑재한 전기가 개발되었고 1990년대에는 니켈 수소 2차 전지를 채용한 전기자동차가 개발되기도 했었다. 물론 그것은 미국시장에서 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다 알다시피 미국에서는 1970년대에는 소위 ‘가솔린 금지법’이라고 일컬어졌던 머스키 법(Muskie Act)과 1990년대의 완전무공해차 판매를 의무화한 캘리포니아주의 ZEV(Zero Emission Vehicle)규제 등 배출가스를 현저하게 저감할 것을 요구하는 규제가 시행되어 오고 있다.

머스키법에서는 탄화수소와 질소산화물을 1/7 수준으로 대폭 저감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로 3원 촉매와 엔진의 전자제어화에 의해 가솔린 엔진차에서 대응할 수 있었다. 혼다의 CVCC가 그 대표적인 엔진이다.

두 번째로 1990년대에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려면 1998년부터 완전무공해차를 전체 판매대수의 2% 이상 판매해야 한다는 규제가 등장했다.

당시 그런 규제를 클리어하기 위해 미국 빅3가 공동으로 전기차 개발회사를 설립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었으나 배터리 문제에 봉착해 전기차는 더 이상 친환경자동차가 아니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배터리의 성능도 문제거니와 납으로 만들어지는 배터리를 대량으로 생산했을 경우 또 다른 공해를 야기한다는 점 때문에 논외로 되었던 것이다.

물론 미국에서는 이와는 다른 시각에서 전기차의 개발이 저지됐다는 분석도 있다. 1990년대의 전기차 보급의 실패의 원인을 찾는 영화까지 등장했다. “Who killed the Electric Car?” 라는 그 영화는 이익을 우선하는 자동차 메이커와 석유업계를 비롯해 석유업계와 관련이 깊은 정권의 책임을 묻는 내용이었다. 나아가 환경문제와 석유의존에 대하 무관심하고 대형차만을 구입하는 미국시민을 비판했다.

다시 말하면 환경이나 에너지 문제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단지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는 차원에서만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물론이고 그 시대의 정권, 특히 시장이 큰 미국과 중국 등의 정권의 이해 관계도 중요한 관건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소위 저항세력으로 분리되는 석유업계의 자세도 전기차 보급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소비자들의 의식의 차이는 어쩌면 그보다 더 큰 걸림돌인지 모른다. 배럴당 원유가격이 100달러를 넘어서도 여전히 연료절약이라는 문제를 세금 인하로만 해결하려 드는 한국적 상황에서는 전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다.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것도 그만큼 어려울 것이다. 지금 이러한 내용을 거론하는 것조차 관심밖일지도 모른다.

전기차의 부활을 본격적으로 예고한 것은 2007 프랑크푸르트모터쇼였다. 당시 쇼장에는 거의 모든 메이커들이 배터리를 주 동력원으로 하는 컨셉트카를 선 보였다. 다임러 AG의 메르세데스 벤츠 그룹은 그들의 미니멈 카 스마트에 하이브리드와 에탄올, 전기차 등을 각각 채용해 파워트레인 전쟁이 복잡해질 것임을 예고했다. 물론 전기 컨셉트카를 선 보인 것은 메르세데스만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메이저 업체들은 전기차를 포함한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선보이며 시장에 따라 다른 대처를 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 주었다.

1970년대와 1990년대 이어 세 번째로 전기차의 개발 붐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오늘날 자동차 메이커들이 다시 전기자동차의 개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것은 이산화탄소 배출저감에 대한 압박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온실가스를 만들어 오존층을 파괴해 이상기온을 야기하는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이산화탄소의 배출은 어떤 형태로든지 줄이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그런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제한하는 각국의 규제가 있다.

두 번째로는 물론 배터리의 수명 연장을 비롯한 성능의 향상도 주요한 요소이고 사상 최고의 가격이 계속되고 있는 석유문제의 심각성도 작용했다. 원유가격이 이제는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다. 이는 이라크 전쟁 이전의 18% 대비 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전기자동차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일본 메이커들로 2007년 도쿄모터쇼를 통해 그런 그들의 자세를 잘 보여주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경차인 i(아이)를 베이스로 한 i MiEV(아이 미브)를 개발해 동경과 중국, 유럽의 전력회사들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전기자동차에 타면 차 안에는 아주 정숙하며 저속에서의 가속감이 좋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동급의 가솔린차와 비교하면 80km/h까지 도달하는 가속성능이 약 1.5초 정도 빠르다는 실험결과도 있다.

또 주행거리도 연장되었다. 올 가을부터 사용할 시험차로 풀 충전으로 16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양산시에는 200km까지 주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쓰비시 MiEV 개발 관계자는 밝히고 있다. 이정도로는 아직 만족할만한 수치라고 할 수 없다. 항속거리가 적어도 300km는 넘어야 본격적인 논의가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토요타자동차가 개발 중인 가정용 전원으로 손쉽게 충전할 수 있는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차도 실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가솔린도 사용하기 때문에 순수한 전기자동차는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하이브리드차로는 시속 55km까지였던 전기모터에서의 대응속도를 100km/h까지 끌어 올리고자 하고 있다.

전기자동차가 상용화가 되면 시내에서의 출퇴근이라든가 배달 등 비교적 단거리를 운행하는 영업용으로서의 사용이 우선 진행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상의 발로서 사용되기에는 전기차의 가격이 걸림돌이라는 얘기이다. 물론 운행비 측면에서는 100km 주행하는데 드는 비용이 가솔린차의 1/3 수준으로 심야전력을 이용하면 더 절약할 수 있어 유지비는 5년에 500만원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특히 보급 초기에 정부차원의 지원이 있다면 그 액수는 훨씬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2007 도쿄모터쇼 전기자동차 자체의 가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가 당장에는 과제로 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해 주었다. 그러니까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까지는 확인해 주었으나 배터리 기술, 특히 리튬 이온 배터리의 2차 전지 사용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타임 테이블을 내놓지 못했다.

수소를 이용한 자동차에 대한 미래가 불확실해지고 각 나라에 따라 에너지 수급 상황이 달라 최근의 자동차용 파워 트레인에 대한 흐름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결국은 전기차로 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008년 디트로이트쇼는 그런 흐름이 과연 힘을 받을 것인지, 전기차의 실용화를 위한 가장 핵심 기술인 배터리 문제에 대해 어느정도의 진전을 이루었는지를 보여 줄 것인지, 그렇게 해서 전기차가 대세로 자리를 잡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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