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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디젤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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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2-26 07: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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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디젤의 의미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에 디젤엔진 버전이 추가된 것은 작년에 소개했던 렉서스 LS시리즈에 하이브리드 버전이 라인업된 것과 같은 의미이다. 여전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과 일본시장에서는 디젤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는 그들의 대표적인 최상급 모델에 커먼레일 시스템을 기본으로 블루텍 시스템을 동원해 가솔린보다 더 깨끗한 디젤 엔진을 탑재해 그런 인식 타파에 나섰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그러니까 기업 브랜드가치로 자동차업계 1위인 토요타와 제품 브랜드가치로서 역시 1위인 메르세데스가 각기 장기로 하는 엔진기술을 동원해 시장 쟁탈전에 나선 것이다.

거기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자동차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시대적인 배경이 있다. 2007년에 EU위원회는 운수부문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을 위해 자동차 메이커들에 대해 신차 승용차의 평균연비를 기술개발 등에 의해 2012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130g/km로 연비규제의 의무화를 결정했다. 130g/km은 가솔린 엔진에서 약 18.1km/리터, 디젤 엔진에서 약 19.9km/리터의 연비에 해당한다.

자동차업계의 입장에서는 생존 여탈권이라고까지 할 정도로 과중한 조건이다. 그것은 곧 앞으로 어떤 형태의 엔진이든 이산화탄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퇴출되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일본 정부도 2015년까지 현재보다 평균 23.5%의 연비 저감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수치를 내놓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자동차가 CVT를 채용해야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다양화하는 에너지의 사용이 필수적인 조건이 되어 있는 21세기 전반 자동차업계 전쟁의 본질은 결국은 여전히 가솔린과 디젤 등 전통적인 내연기관의 기술 개발로 집약되어 있는 것이다. 여전히 화석연료를 사용한 가솔린 엔진을 비롯해 디젤과 하이브리드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 중 2008년 들어 두드러지는 것이 독일 메이커들의 디젤차가 미국시장에 본격 투입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유럽 메이커 중 미국시장에 디젤 승용차를 처음 출시한 것은 1992년 폭스바겐. 그리고 2005년에 메르세데스 벤츠가 E320CDI를 미국시장에 출시했다. 출시 첫 해 4,000여대를 판매하는데 그쳤지만 2006년에는 블루텍 디젤 엔진 탑재차량을 투입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2008 디트로이트 오토쇼를 통해 BMW와 아우디가 각각 미국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바야흐로 독일 전차 군단의 미국 본토 공략이 전방위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Bluetech으로, BMW는 Advanced diesel with BluePerformance로, 아우디는 The cleanest diesel in the world. 라는 캐치 프레이즈로 드디어 미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아우디는 미국 50개 주 전역의 환경규제에 통과해 앞으로 하이브리드와의 싸움을 넘어 가솔린 엔진과의 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이들 독일산 디젤차들은 ‘기름 한 번 넣고 500마일 이상을 주행한다.’는 아주 솔깃할 수밖에 없는 문구로 미국의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1980년을 전후해 디젤에서 배출되는 유해가스가 폐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한 과학자의 발언이 미국을 발칵 뒤집으면서 미국시장에서 디젤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파워트레인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었다. 그 결과 서부 지역 주유소에서는 디젤을 판매하는 비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동부지역은 그나마 폭스바겐의 고군분투로(?) 연료비가 적게 드는 자동차라는 인식이 높아져 파사트 TDI같은 경우 중고차 매물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그런 기술적인 측면보다 어찌 보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소비자들의 인식 결여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과제일 것이다. 다시 말하면 왜 메르세데스 벤츠가 미국시장과 일본시장에 디젤 승용차의 출시하느냐 하는 것이다. 물론 일본시장의 경우에는 과거에 디젤차를 판매했다가 시장의 반응 때문에 중단한 적이 있다. 그런데 다시 도전하는 것이 무엇 때문인가하는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구온난화의 해결이라고 하는 전 인류의 과제에 대해 자동차의 시조라고 자처하는 브랜드로서 하나의 해결책으로서 디젤엔진을 제시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연비가 좋은 디젤 승용차가 이산화탄소의 배출량도 적다는 것은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유럽시장에서는 승용차 신차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량이 1990년 대비 10% 이상 저감되었다고 한다.

더불어 오늘날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추구하고 있는 달리는 즐거움을 더욱 배기시키고자 하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다른 표현으로 하자면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이미지 싸움에서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는 주행성의 향상에 디젤 엔진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물론 거기에는 E320CDI가 미국과 일본 등에서 가장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는 NOx와 PM의 기준치를 여유있게 클리어한다는 점이 바탕으로 되어 있고 그것을 과시하는 면도 없지 않을 것이다. 어쨌거나 앞으로 독일 메이커들의 디젤차 공략은 전방위적으로 펼쳐질 것은 자명한데 그로 인해 시장 구조가 어떻게 달라질지도 관심거리이다.

참고로 1980년대의 190D와 비교하면 최근 선 보인 C220CDI는 출력면에서는 114%, 연비는 14%가 향상되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1990년대에 비해 30% 이상 저감되었다. 이런 추세라면 전 세계 자동차 보유대수 중 디젤차의 비율이 2006년 18% 에 머물렀던 것이 2015년에는 25%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렉서스는 그들의 플래그십 모델 LS의 최상위 그레이드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용해 토요타 역사상 최고가 모델을 내놓고 친환경 메이커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그보다 전에 메르세데스 벤츠는 역시 플래그십 모델 S클래스에 3.2리터 디젤 엔진을 탑재해 내놓았다. 그리고 2005년부터 미국시장에 출시했다. 또한 배기가스 규제의 강화에 따라 그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블루텍 사양을 추가로 투입해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섰다. 여기에 올 해에는 BMW와 아우디도 동참한다.

그렇게 되면 미국시장에서 하이브리드카와 디젤차의 판매 증가율에서 어느쪽이 앞서느냐 하는 싸움이 시작된다. 21세기 전반 자동차산업은 하이브리드와 디젤의 전쟁을 치루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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