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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채용에서 심화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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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2-27 06: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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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채용에서 심화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

필자는 2007년 BMW 이노베이션데이 참가 후기에서 앞으로의 엔진 기술은 하드웨어에서의 획기적인 발전에 대한 기대도 물론 크지만 그보다는 자동차 전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보고 각 부분에서 1%~5%씩 효율을 높이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BMW의 주장에 동의를 표했었다. 스톱&스타트 시스템을 비롯해 파워트레인과 섀시 각 부분의 마찰저항과 각 부품의 경량화를 통한 효율 증대 등을 이야기한 것이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더불어 엔진에서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연소효율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라는 점도 인식했었다. 물론 그것도 어디까지나 비용 문제가 걸려 있어 프리미엄 브랜드와 양산 브랜드의 채용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몰라서 못하는 것보다는 알면서도 차량 가격 상승 부담으로 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세계 각 메이커들의 동향을 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입장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새로운 소프트웨어 적용을 확대해가고 있다. 물론 그것은 유럽의 유로5와 미국의 BIN5, 일본의 신장기규제 등 갈수록 엄격해져 가는 규제에 대응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적인 상황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지구온난화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날로 더해지면서 이제는 더 이상 핑계를 대고 다른 방법을 동원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현재 세계 각 지역의 규제를 보면 EU는 2012년까지 차 한대 당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업체 평균 130g/km로 낮추어야 한다는 것을 강제화하고 있다. 미국은 2007년부터 Tier2 규제가 그동안 단계적으로 강화되어 전 모델에 적용되어 시행되고 있다. Tier2 규제는 배출가스의 배출량을 10단계 카테고리로 나누어 메이커가 차종당 어느 카테고리를 만족시킬 것인지를 스스로 정하고 각각의 모델의 판매대수에 따라 산출한 기업 평균 배기가스 기준이 Bin5라고 하는 카테고리의 규제치를 만족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Bin5 규제치는 보증거리를 12만 마일로 했을 경우 NMOG(Non Methane Organic Gas)가 0.009/마일, NOx가 0.07g/마일, CO가 4.2g/마일로 된다. 이를 km로 표기하면 각각 0.056g/km, 0.04g/km, 2.6g/km. 캘리포니아주는 별도로 이보다 더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일본은 2004년 실적 대비 2015년에는 23.5%의 연비 향상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일본산 자동차의 연비는 1995년도부터 2004년가지 약 22%의 연비성능이 향상되었는데 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현재 지구상 대기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350ppm전후에 달하고 있는데 550ppm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자동차로부터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2000년 대비 70%를 줄이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다. 결국 어떤 경우라도 연비 개선에 대한 요구는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런 근거를 바탕으로 보면 2020년에는 전체 자동차의 평균 연비가 리터당 20km에 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계산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흔히 말하는 지속가능한 자동차사회를 위해서는 어떤 메이커도 이 부분에 대한 기술개발을 이룩하지 않으면 안된다.

현재 엔진 기술에 채용이 추진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들로는 마찰저감을 비롯해 가변밸브타이밍기구의 채용 확대, 무단변속기의 채용 등이다. 여기에 가변 밸브리프트, 직접분사기술, 아이들링 스톱, 터보차저, 다운사이징, 제 3의 자동변속기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DCT(Dual Clutch Transmission), 가변 압축비, HCCI연소, 희박연소의 직분화 등 끝없이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 채용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분명 필요한 기술이지만 부담없이 채용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선진국에서는 수요 증가의 정체로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신기술 채용이 쉽지 않다. 또한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의 인식의 부재와 시장점유율 확대 경쟁으로 역시 가격에 부담을 주는 기술 채용은 어렵다.

대표적인 예가 희박연소와 직접분사 엔진 기술. 이 분야는 일본 메이커들이 앞서 개발했었지만 비용을 무시할 수 없는 입장에 있어 사용을 확대하지 못하고 말았다.

그에 반해 BMW는 2001년 현행 7시리즈의 데뷔와 함께 가변밸브리트프 기구인 밸브트로닉을 실용화했다. 당시에는 비용 부담 때문에 대 배기량 엔진에만 채용했었지만 최근에는 미니에 탑재되는 1.6리터 엔진에까지 사용폭을 확대했다. 같은 기술을 일본에서는 2007년 닛산 스카이라인을 통해 처음 적용할 수밖에 없었다.

직접분사기술도 비슷한 상황. 폭스바겐과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은 빠른 속도로 확대해 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는 피에조 인젝터의 사용을 늘려가고 있으며 연비향상에는 좋지만 질소산화물 대책이 어려운 희박연소 가솔린 직분엔진을 채용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역시 고가모델을 판매하고 있는 메이커와 양산 메이커들의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저 배기량화에 대한 움직임도 가속화되어가고 있다. 다시 말해 엔진 배기량을 줄이고 대신 터보차저를 채용해 출력을 높인다는 얘기이다. 예를 들면 BMW가 2006년 발표한 3.0리터 트윈터보를 비롯해 폭스바겐이 1.4리터 엔진에 수퍼차저와 터보차저를 조합해 2.4리터급의 성능을 발휘하면서 1.6리터 자연흡기 엔진보다 높은 연비 성능을 실현한 TSI엔진의 채용을 확대하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물론 그만큼 비용은 더 들지만 이 엔진의 사용폭을 넓혀 그만큼을 상쇄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앞으로 배기량 자체의 수치는 별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 동시에 앞으로 빠른 속도로 터보차저의 채용이 확대된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터보차저에 대한 마인드는 유럽과 미국, 일본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다른 지역도 같은 트렌드로 갈 것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대신 미국과 일본 메이커들은 디젤차에 대한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에 올인하고 있지만 혼다와 닛산은 하이브리드에 대한 생각이 토요타와는 다르다. 혼다의 경우 중대형은 디젤, 소형은 하이브리드라는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특히 혼다와 닛산은 Tier2 BIN5를 클리어하는 디젤엔진을 2009년부터 미국시장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은 중형엔진에 국한되어 있어 기업평균 연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도는 아니어서 일본 메이커들의 디젤차 생산 비중은 두드러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우리에게 알려진만큼 그렇게 빠른 속도로 세를 확대해 갈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의 CSM월드와이드는 2013년 기준으로 일본에서의 하이브리드카의 비중은 6%, 미국이 2%, 유럽은 1%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 그것도 토요타와 혼다, 닛산 정도에 그치고 있다. 니켈 수소를 리튬 이온 전지로 대체하는 것이 생각보다 여의치 않다는 것도 중요한 걸림돌 중 하나다.

효율성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변속기의 개발도 중요한 몫을 차지 한다. 현재는 유럽의 경우는 수동변속기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아 프랑스는 자동변속기 비율이 5% 선에 머물고 있으며 가장 높은 독일도 20% 전후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미국과 일본, 한국 등은 거의 100%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자동변속기의 비율이 높다.

문제는 이 자동변속기에 대한 사고의 차이이다. 일본 메이커들은 무단변속기에 대한 비중을 크게 늘려가고 있는 반면 고속주행시 전통적인 자동변속기의 효율이 높아 유럽과 미국 메이커들은 다단화를 추구하고 있는 양상이다. 미국의 경우 6단에서 8단까지의 다단 변속기의 비율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하나 폭스바겐의 DSG와 BMW 의 SMG 등 소위 말하는 듀얼 클러치 시스템. 이 역시 운동 성능에 대한 사고가 다른 유럽과 미국 일본 등의 채용 비율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런 모든 효율성 향상을 위한 노력은 메르세데스 벤츠와 폭스바겐 등이 개발 중인 HCCI 연소방식이 실용화되게 되면 획기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Diesel Cycle 와 Otto Cycle 혼합방식이라는 의미로 디조토(DiesOtto)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예혼합압축자기착화연소 방식을 말한다. 열 효율 측면에서 현재 가솔린 엔진의 두 배 가까운 성능을 발휘하며 그만큼 배기가스를 저감할 수 있게 된다. 2010년경부터 실용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그동안의 디젤 엔진기술의 발전을 능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모든 노력을 세계 모든 메이커들이 같은 정도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규모의 경제가 가장 중요한 덕목인 제조업의 총아라고 일컫는 자동차산업에서 비용저감을 최대의 요건으로 삼고 있는 양산 브랜드와 그에 대해 소화가 가능한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이는 여기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를 다시 말하면 앞으로의 프리미엄 브랜드의 구분은 지금까지와는 달라질 수도 있다고 할 수 있다. 자력으로 이런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다른 부문과 마찬가지로 자동차산업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욱 뚜렷해 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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