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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제네시스, 무엇으로, 어떻게 입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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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3-07 06: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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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제네시스를 본격적으로 시승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에 우선 놀랐다. 바쁜 일정으로 지나쳤으나 실제 차를 받고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물론 현대자동차의 남양 프루빙 그라운드에서 비교 시승을 하는 등 잠깐씩 스티어링 휠을 잡아보긴 했다.

우선은 내수시장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데는 성공한 것 같다. 현대자동차는 수입차가 주행성과 엔진 성능에 대한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보고 그에 대한 내용을 전면에 내 세우고 있다. 그것은 설문조사를 통해 프리미엄 수입차를 구입하는 이유로 주행성과 엔진성능을 꼽은 응답자가 60.8%에 달한다는데 근거하고 있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두 번째로 많은 외관 디자인이 21.5%라는 것에 비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그런 점을 강조한 것이 먹힌 때문인지 주문이 많이 밀려 있다는 점에서 우선은 신차효과는 잘 살리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니면 뭔가 색다른 고급 한국차를 원하는 애국심 때문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그러면서도 현대측은 정숙성 측면에서 렉서스 LS460 이상의 N.V.H.를 강조하고 있어 그 성격이 미국이나 한국시장용임을 표방하고 있다.

데뷔한지 두 달이 가까워온 제네시스에 대해서는 여러 기회를 통해 소개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현대자동차라는 브랜드 차원에서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보자.

현대자동차는 당초 세계 시장에 고 부가가치의 브랜드의 출시를 목표로 뒷바퀴 굴림방식 플랫폼을 개발했었다. 토요타 등 일본 빅3의 럭셔리 브랜드와 같은 개념을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진행과정에서 수많은 논란이 반복되며 최종적으로 현대 브랜드로 제네시스를 내놓았다.

그렇다면 이제 제네시스의 역할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렉서스처럼 프리미엄을 지향하면서 토요타 브랜드 전체의 판매를 견인한 것과 같은 효과는 바랄 수 없는 상황이다. 대신 폭스바겐이 뉴 비틀로 미국시장 오너들의 향수를 자극함과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 전체를 살려낸 것과 같은 방향성을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푸조가 206CC라는 별종으로 브랜드 전체를 살려낸 것도 참고할만하다. 또한 TT라는 독창적인 디자인의 모델을 개발해 아우디 브랜드를 BMW나 메르세데스 벤츠와 같은 등급의 프리미엄급으로 끌어 올린 것도 좋은 예다. 캐딜락이 GM의 변신을 상징한 것도 거론할만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제네시스가 뒷바퀴 굴림방식 아키텍처를 사용했다는 것 때문에 올 초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 미국시장에 시판에 들어가게 되면 철저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제네시스로 현대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 올릴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아니 그것을 수행해 내지 않으면 안된다. 현대기아 그룹은 앞바퀴와 뒷바퀴 두 가지 아키텍처를 운용할만한 규모는 아직 아니다. 독일 프리미엄 빅3처럼 고가 전략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적지 않은 투자가 이루어졌고 어떤 형태로든지 투자한만큼을 회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필요한 것은 내수시장 고객을 사로잡는 일이다. 한국의 유저들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있다. 그래서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이만큼 성장했다. 그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토요타 등 일본 메이커들이 자국의 오너들을 감동시켜 그 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초기 런칭 효과는 그런데로 평가할만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동안과는 다른 그 무엇을 보여 주지 않으면 안된다. 더 이상 품질만을 구호로 내 세워서는 먹히지 않는다. 진정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브랜드의 힘이다.

제네시스는 현 시점에서 현대자동차가 할 수 있는 모든 기술력을 동원한 차다. 초기 시승에서 특별히 나무랄데가 없는 차다. 기대 이상으로 잘 만들어진 차다. 다만 그것을 객관적인 관점에서 입증해 보여야 한다. 유럽 메이커들은 주로 모터스포츠의 장을 활용했다. 그런 역사적인 배경 때문에 일본의 저널리스트들은 토요타에 대해 ‘ 잘 팔리는 차와 좋은 차’는 분명 다르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토요타와 혼다는 F1에 뛰어 들었다. 르망24시간에도 간다.

현대기아는 이 부분에서의 활동이 거의 전무하다. 그 대신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떤 결과를 가지고 소비자들에게 그들이 만든 차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주장할 것인가. J.D.파워의 품질 지수는 더 이상 바이어스 포인트가 되지 못한다. 지금 고민해야하는 내용이다.
(제네시스 BH380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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