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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에너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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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3-27 06: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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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에너지 전략

옥수수와 사탕수수와 식량문제, 그리고 그에 따른 석유가격 고공 행진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옥수수는 유전자 조작 작물이 주를 이루는 동물 사료용과 식용으로 크게 구분된다. 사료용 옥수수는 미국에서 다국적 기업들이 재배하는 옥수수가 주로 사용된다. 다양한 판로 개척으로 수요도 많이 늘었지만 생산은 그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해 가격이 급락하게 됐다. 따라서 미국 정부 차원에서는 농민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게 됐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그런데 그 옥수수를 재배하는 요소비료의 원료는 대부분이 화석연료다. 석유가격이 올라가면 자연스레 옥수수가격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농장의 트랙터가 사용하는 석유의 양도 만만치 않다. 석유를 쥐고 있는 측과 옥수수라는 작물을 쥐고 있는 측은 그래서 상호 보완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아이러니한 것은 석유자원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옥수수 등 곡물 재배에 한계가 있는 중동국가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석유 수출국 러시아도 있고 석유 수입국 미국도 석유로 인해 부를 축적하는 집단이 있다.

미국은 대부분의 국가들이 동의 하지 않는 이라크 전쟁의 발발로 석유가격을 당시 배럴당 18달러 수준에서 110달러선까지 올려놓았다. 외형상 미국의 소비자들이 저배기량차로 수요를 전환하면서 타격을 입힌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내막에는 석유재벌들의 엄청난 부의 축적과 옥수수 재배 농가들의 영향이라는 복잡한 산수가 있다.

2008 디트로이트모터쇼는 ‘클린(Clean)’과 그린(Green)’이라는 명목으로 GM을 비롯한 미국 빅3는 에탄올 연료의 사용 확대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했다. 옥수수의 사용을 더 늘리겠다는 것이다. 석유가격이 폭등을 하고 있어 석유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명분도 동원됐다.

2008년 상반기에는 배럴 당 80덜러선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최근까지 100달러가 넘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어 그런 주장은 아주 설득력있게 받아 들여졌다. 여담이지만 오늘날 미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일본, 특히 유럽의 경우 여전히 가솔린 가격은 물값(판매되는 생수)보다 싸다.

미국은 물론이고 석유가 나지 않는 나라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개발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물론 지구온난화등 이상기온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 화석연료를 더 이상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경고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이것은 궁극적으로는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도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자원이 빈약한 자동차선진국들에서는 자동차산업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과 동시에 러시아와 브라질 등 자원이 풍부한 나라들은 막대한 부를 축적해 고급차의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해진 것이다. 한편으로는 선진국 메이커들의 입장에서는 저가차를 개발해 이들 돈이 많은 개발도상국을 공략할 수 있다는 얘기도 성립된다.

이미 화제가 되고 있듯이 오늘날 신흥 부자집단은 전통적인 부자나라, 혹은 부자동네에서 나오는 것보다 그동안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지역에서 출현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현재로서는 러시아이고 전통적인 석유재벌 왕국이 많은 중동, 그리고 브라질과 인도, 인구 잠재력으로 세계를 호령하기 시작한 중국등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고가 브랜드들의 움직임도 그와 궤를 같이 한다. 페라리는 인도 뭄바이에서 새로운 모험의 시작을 알리는 ‘매직 인디아 디스커버리 드라이브(the Magic India Discovery Drive)’를 개최했다. 2008년 3월초부터 74일간 57개 도시를 거쳐 13,000 킬로미터를 횡단하는 이번 이벤트는, 5월 7일 뭄바이로 돌아오는 일정으로, 5월 8일 공식적으로 행사를 마감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앞으로 이런 추세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모델들이 주로 판매되는 지역의 모터쇼에 출품해 경비를 쓰는 것보다는 실속있는 부자들이 급증하는 지역으로 고개를 돌린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가 흔히 말하는 BRICs에서의 자동차의 증가로 2025년경이 되면 지구촌의 자동차 보유대수가 현재의 9억대 수준에서 16억대로 두 배 가까이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세계회의는 2050년 지구촌의 인구는 90억으로 늘고 자동차는 30억대에 달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지구촌의 화석연료가 아무리 많다고 해도 감당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런 복잡한 상황 때문에 각 나라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해결책을 모색하려하고 있다. 자동차회사는 ‘지속가능한 자동차사회를 위해’라는 명분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있는 것의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개발하는 것이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모두가 같은 생각으로 따라오지도 않는다. 상당한 강제를 동원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배출가스규제기준이다.

미국의 배출가스 규제에 대해서는 글로벌오토뉴스를 통해 여러 차례 설명했지만 다시 한번 간단하게 정리한다. 미국은 원칙적으로 50개 주 모두에 대해 연방정부의 EPA(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가 관리하는 Tier2로 규제한다. 다만 캘리포니아주만은 예외 조치로서 독자적인 규제가 인정되고 있다. 그것이 소위 말하는 LEV(Low Emission Vehicle)규제다. 같은 나라에 두 가지 규제가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두 규제가 같은 수준이 되어 미국 전체에 통용되는 분위기다.

미국의 배출가스 규제가 유럽이나 한국, 일본등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가솔린과 디젤 연료의 차이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럽이나 우리나라의 배출가스 규제는 연료에 따라 규제항목과 규제치가 다르지만 미국의 규제는 그렇지 않다. 즉 디젤이라고 해서 태생적인 한계로 인한 질소산화물(NOx)에 대한 특혜는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시장에서 디젤차의 판매가 이루어지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미국시장에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 벤츠가 디젤차를 판매하고 있고 BMW와 아우디도 올 하반기 출시를 선언했다. 그 이야기는 곧 최근에 등장하는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과 같은 수준의 청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자 미국 정부와 캘리포니아는 또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배출가스 규제 기준을 내놓았다. 1980년대 초 가솔린 엔진 금지법이라고 칭할 정도로 엄격한 머스키법에 버금가는 엄격한 규제치를 제시한 것이다.

우선 미국 정부는 CAFÉ(자동차의 편균연비규제)를 정비해 지구온난화방치를 위한 연방에너지법을 정했는데 그 내용의 골자는 2020년까지 신차의 연비를 현재 1리터 15km로 정해진 것을 더 강화한다는 것이다.

한편 캘리포니아주도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해 새로운 규제를 내놓았다. 연방정부 기준보다 훨씬 엄격한 것으로 2016년까지 신차의 연비를 2002년 대비 30% 향상시킬 것을 의무화한 것이다. 이는 자동차회사들에게는 가혹한 조건이다. 물론 GM등 디트로이트 빅3를 비롯해 대부분의 메이커들이 반발하고 나섰고 연방정부는 캘리포니아주의 독자 규제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하지만 슈왈체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런 연방정부의 방침에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으로 어떻게 결정이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07 프랑크푸르트쇼와 2008 디트로이트쇼를 통해 GM과 크라이슬러가 발표한 디젤엔진과 전기모터를 직렬로 연결한 하이브리드카가 주목을 끌고 있다. GM이 새턴 디비전을 통해 플랙스트림(Flextreme)이라고 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개했는데 이는 직렬 방식. 다시 말해 엔진은 발전 역할만하고 구동은 전기모터가 한다는 것. 가장 특징적인 것은 전기구동만으로 34마일, 즉 54km정도를 주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엔진은 1.3리터 디젤로 전기구동을 더하면 합계 444마일(715km)의 항속거리를 발휘한다.

한편 크라이슬러가 지프 디비전을 통해 선보인 컨셉트카 레니게이드도 GM과 마찬가지로 디젤엔진을 직렬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카다. 1.5리터 3기통 디젤엔진을 발전기로 사용하고 앞뒤 액슬에 독립 전기모터를 탑재하는 4륜 구동형 자동차다. 연비는 리터당 46.5km나 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2007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보여 주었듯이 자동차의 가치는 더 이상 파워만으로는 구축할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우선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것을 효율성(Efficiency)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그리고 한 단계 더 나아가 대체 에너지의 개발에 있어 누가 우선권을 쥐느냐가 헤게모니가 되어 있다. 적어도 미국시장에서는 앞으로 연비라는 거대한 숙제를 해결하지 못하고는 더 이상 자동차를 판매할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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