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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부족함으로 아쉬운 시승기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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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6-21 02:28:03

본문

필자가 시승기를 쓰기 시작한 것은 1988년부터다. 지금까지 글로 남긴 시승기만 해도 2,500꼭지는 족히 될 것이다. 지금도 한국산차는 물론이고 국내에 들어오는 수입차를 모두 시승하고 글로 남기고 동영상 시승기를 제작해 올리고 있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시승기는 크게 Road Test와 Road Impression으로 구분한다. 전자는 일정 장비를 갖추고 각종 성능을 수치로 측정해 그것을 해석하고 그에 따른 평가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반해 후자는 말 그대로 글 쓰는 사람의 주관적인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필자는 지금까지 후자의 개념에서 시승기를 써왔다.

초보시절에는 일본어화된 용어 사용의 혼란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각 브랜드와 모델별 차이를 찾는 것이 어려웠다. 지금은 신기술의 발전과 시장의 복잡화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시승기를 쓰면서 공부를 해 왔다는 것이다.
시승기의 분량은 200자 원고지로 60매 전후를 쓴다. 초창기에는 15매 전후였던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는 것이다.

왜 그렇게 많은 분량의 원고를 쓰느냐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시승기의 기본 조건을 자동차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시승기를 보지만 필자가 포인트를 두는 것은 실 구매자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얘기이다. 다른 표현으로 하자면 신랄한 비판보다는 그 차의 히스토리와 익스테리어, 인테리어, 파워트레인, 섀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글을 쓴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많은 차를 타봤기 때문에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장단점을 잘 집어낼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으나 필자는 아직까지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적성이 맞아 이 직업을 택해 일 하고 있고 그 일에 성실한 자세로 임한다는 생각뿐이다. 실제로 다른 포인트에서 멋있는 시승기를 쓰는 사람도 많다.

자동차생산업체로부터의 압력을 받지 않느냐는 질문도 가끔 받는다. 그와 관련해 중요한 경험이 있다. 1992년경 모 자동차회사의 상품기획부에서 필자가 쓴 시승기에 빨간 줄이 가장 많이 쳐져 있는 것을 본적이 있다. 담당자는 그에 대해 고맙다고 했다. 지적한 것을 빨리 수정해 소비자들로부터 불만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란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 물론 홍보팀에서는 좋은 말만 기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이후 필자는 시승기를 쓰면서 눈치를 본다거나 한 일은 없다.

그런데 필자의 시승기를 읽은 독자들 중에 단점 지적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종종있다. 표현을 무난하게 할 뿐이다. ‘아쉽다.’,’거슬린다.’, ‘시장의 반응이 궁금하다.’, ‘터치가 시대적인 흐름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등 완곡하게 표현한다는 얘기이다.

신랄하게 직설법을 사용해 비판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필자가 글을 쓰는 경향은 그렇다는 얘기이다. 그것은 해외 자동차전문기자 단체와의 교류를 통해 습득한 것이다. 오랜 경륜을 가진 그들을 만나면 그래서 부럽기까지 하다.

더불어 지금까지도 항상 걸리는 것은 좀 더 쉬운 표현을 쓰고자 하는데도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완전하지 못한 지식으로 인해 정보욕구가 높은 독자 여러분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점은 언제나 가슴 한 구석에서 나를 짖누르고 있다.
(월간 GQ 2008년 7월호 게재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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