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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화 되어가는 '디자인의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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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7-21 06: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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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화 되어가는 디자인의 기아

기아자동차의 변신이 하나씩 구체화되어 가고 있다. 오늘 시승하는 로체에서 우선 느껴지는 것은 기아자동차의 디자인 수장 페테르 슈라이어의 손길이다. 전체 이미지를 결정짓는데 가장 중요한 프론트 엔드에서 2007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통해 선보였던 컨셉트카 키(Kee)의 터치가 일부 삽입되어 있는 것이 보인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전체적으로 와이드 & 로(Wide & Low)형상을 취한 키의 앞 얼굴을 보고 당시 필자는 웃고 있는 하회탈을 떠 올렸었다. 그런데 기아자동차는 이번 로체에 그 터치를 응용하면서 호랑이의 얼굴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분명 페이스리프트 모델이지만 그 컨셉이 기존 모델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필자는 콩코드라는 모델부터 기아자동차의 중형차 시승을 해 왔는데 당시는 디자인 차원에서 특별한 평가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매 모델마다 다른 디자인을 택할 수밖에 없는 양산차의 전형을 보여왔었기 때문이다. 디자인 큐의 일관성이라든가, 브랜드 이미지 등의 차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그것보다는 80년대 말과 90년대 초에 걸쳐 기아차의 이미지는 '단단한' 것이었다. 하체의 세팅이 단단하다는 점에서 그런 평가를 받았었다.

하지만 규모면에서 앞선 현대자동차가 한국의 소비자들의 취향을 선도해 가기 시작했고 기아와 대우자동차등은 그런 소비자들의 특성을 반영해 90년대 중반 이후 등장한 모델들은 하체는 물론이고 변속기와 엔진 특성 등에서 부드러운 승차감을 표방하며 '연성화'되는 과정을 보여 주기도 했었다. 그것은 기아자동차만의 독창성을 구축하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현대자동차와 통합되면서 방향성에 대해 혼란을 겪어왔다.

또한 현대와 기아의 연구개발센터가 통합되면서 하나의 조직에서 플랫폼 및 부품의 공유로 두 개 브랜드의 모델을 만드는 일에 대한 내부적인 혼선으로 인해 기아차의 아이덴티티는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래서 '현대는 승용차, 기아는 RV'하는 식으로 특화하는 것이 어떤가 하는 의견이 대두되기도 했었다. 수년 전 현대 기아는 그런 장르의 차별화를 공개적으로 시사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런 전략에 대해 필자는 다품종 소량생산의 흐름과 현지화를 통한 글로벌 전략이 절실한 상황에서 그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었다.

그런 과정에서 기아자동차는 페테르 슈라이어를 디자인 수장으로 영입했고 그때부터 ‘디자인의 기아’라는 이미지 구축을 위한 작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누가 뭐라해도 디자인의 시대라고 일컬어지는 21세기의 흐름을 비춰볼 때 적절한 조처였다.

로체가 속한 중형차 시장은 국내외적으로 가장 규모가 크고 경쟁 또한 그만큼 치열하다. 2007년 국내 시장의 경우 2리터급 중형차의 월 평균 판매대수는 2만 1,090대로 전체의 36%를 점했다. 준중형의 25.7%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이다.

이 시장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쏘나타가 베스트 셀링, 롱 셀링카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우선은 같은 그룹 내의 쏘나타와 경쟁할 수 있는 상품성을 갖추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로체의 포지셔닝을 확실히 하지 않고는 기아자동차의 전체적인 방향성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로 풀이될 수도 있다. 그래서 개발한 전략이 ‘디자인의 기아’다. 더불어 차체도 더 키웠고, 신기술도 더 많이 적용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로체 이노베이션은 ‘디자인의 기아’를 전면에 내 세우면서 동급 경쟁 모델 대비 눈에 띄는 옵션의 다용으로 승부수를 거는 모델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쏘나타와의 차별화가 더 확실해졌다는 대목도 간과할 수 없다. 그 변화가 분명한 기아자동차만의 아이덴티티로 어떻게 자리를 잡아 나갈지 지켜 볼 일이다.
(로체 이노베이션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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