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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LPG 하이브리드 전략은 옳은 결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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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7-31 06: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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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LPG 하이브리드 전략은 옳은 결정일까?

최근 SUV에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세단형에서 디젤 사양을 없애는 등 고유가 시대에 역행하는 한국차 메이커들의 행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산화탄소 배출이 아주 높은 LPG엔진을 사용한 하이브리드카의 개발에 관한 내용도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지 못해 소비자들은 혼란에 빠져 있다. 글로벌 오토뉴스에서는 이에 대해 누차에 걸쳐 비판을 해왔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최근 한 일간지의 기획기사의 예를 들어 보면 얼마나 잘못된 정보가 많은지를 알 수 있다.
‘서울서 대전까지 1만원’ 녹색 엔진 부르릉~’이라는 제하의 한겨레신문 2008년 7월 30일자 기사 내용 중 일부다.

‘1만원어치를 주유하면 약 170㎞를 달리는 차.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는 정말 꿈만 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내년 7월이면 이런 이야기가 현실이 된다. 현대차가 야심차게 개발한 국내 첫 상용 하이브리드차 ‘아반떼 엘피지 하이브리드’가 시판되기 때문이다. 이 차의 자세한 제원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엘피지 엔진의 연비가 휘발유 차량의 70% 수준이고, 연료겸용차의 연비가 일반 엔진 차량의 150% 정도라는 점을 고려해 계산하면 엘피지 1ℓ당 18㎞(수동 변속기 기준) 정도의 연비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엘피지 1ℓ의 가격은 1067원이므로 1만원이면 약 170㎞를 달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재로서는 그야말로 꿈에서나 가능한 내용이다. 현실을 전혀 도외시한 것이라는 얘기이다. 현대자동차가 2009년 7월 출시를 예고한 하이브리드카는 LPG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것이다. 위 기사에서 언급한대로 LPG 엔진의 연비는 휘발유 차량의 70% 수준이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디젤엔진의 5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아 이 신문의 부제처럼 ‘친환경’ 차라는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글로벌오토뉴스에서는 이미 다양한 근거를 제시했었다. 이번에는 정유업계 관계자의 이야기를 통해 다른 각도에서 소개한다.

2008년 1월 25일 열린 한국공학한림원 주최 CEO포럼에서 GS칼텍스 명영식 사장은 ‘에너지산업의 현황과 과제’란 제하의 강연에서 중요한 데이터를 제시했었다. 명사장은 자동차 연비를 고려할 때 디젤이 LPG보다 더 경제성 있는 연료이며, 환경성 측면에서도 디젤이 LPG보다 훨씬 더 우수한 연료라고 밝혔다.

명 사장은 당시 기준으로 리터 당 세전가격을 비교했을 때 디젤이 리터 당 797원으로 LPG 655원에 비해 21.7%가 비싸지만, 자동차 주행거리를 비교했을 때는 디젤이 리터 당 13.4km로 LPG 8.7km에 비해 54.0%나 더 주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성 면에서 LPG가 디젤보다 26.6%(세전 가격 기준)나 비싸다는 것.

명사장은 또 오염물질 배출에 있어서도 디젤이 LPG에 비해 훨씬 환경적이라고 말했다. 1km 주행시 배출되는 온실가스(CO2) 배출계수를 비교했을 때 디젤이 220인 반면, LPG는 245로 11.4%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1km 주행 시 배출되는 오염물질 배출계수에 있어서도 디젤이 LPG와 비교해 큰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일산화탄소(CO)의 경우 LPG는 0.824인 반면, 디젤은 0.366으로 LPG가 디젤에 비해 125.1%나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탄화수소(HC)는 디젤과 LPG 모두 0.021로 같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NOx의 경우 디젤이 0.251로 LPG 0.045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PM의 경우도 디젤에서만 배출(.0043)되는 것으로 측정되고 있지만, 2009년부터 NOx, PM 등을 철저히 규제하는 자동차배기가스 기준, ‘EURO 5’가 적용됨에 따라 배출 수준이 대폭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은 LPG 엔진 자체에 대한 오해부터 풀어야 할 필요가 있다. 현 시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LPG 엔진 기술은 현대기아차 그룹이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현대자동차의 입장에서는 다른 메이커들과의 환경 기술 경쟁에서 그들만의 기술력을 과시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LPG엔진을 위한 충전소를 볼 수가 없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 4개국 정도에 불과하다. 현대자동차가 LPG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하는 것은 결국 국내용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과 EU등에서 점차 강화되어가고 있는 배출가스 규제기준, 특히 이산화탄소 규제 기준에 대응할 수 있다는 명분도 성립할 수 없다. 이에 대해 한계레신문의 기사는 비교적 잘 설명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등 미국 13개 주에서 채택하고 있는 제트이브이(ZEV•Zero Emission Vehicle) 법규는 지엠(GM), 토요타, 혼다 등에 2009~2011년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11%를 무조건 친환경 차량으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지 못할 경우 차 한대당 5000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현대차도 2017년부터 이 법규를 적용받게 된다. 시장에 먹힐 만한 가격과 성능의 친환경 차량을 선보이지 못하면 미국 시장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 유럽 시장 또한 마찬가지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현재 논의되고 있는 법안은 2012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당 120g으로 규제하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가솔린 승용차가 200g을 넘어가고 있어 당장 4년 안에 배출가스를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지 않으면 유럽시장 수출길도 막히게 될 판이다. 세계 완성차 업계가 친환경 차량 개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유다. 여기에 올해 들어 치솟고 있는 원유가격도 친환경 차량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어야 하는 입장에서 현대자동차는 분명 친환경차의 개발은 필수조건이다. 그것이 하이브리드카든 디젤엔진 차량이든, 전기차, 혹은 태양열자동차든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배출가스를 줄일 수 있는 파워트레인 개발은 피할 수 없다. 그런데 LPG 하이브리드에 힘을 쏟는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가 LPG 엔진기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면 또 다른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두 번째는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하이브리드카는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 혹은 수소연료전지시스템과 전기모터 등 두 가지 이상의 구동장치를 가진 차량을 일컫는다. 오늘날 판매되고 있는 하이브리드카시장은 토요타가 주도하고 있고 토요타는 브랜드의 세계화를 위해 하이브리드카에 올인하고 있다. 앞으로 토요타가 생산하는 전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버전이 추가된다. 그렇게 해서 토요타의 브랜드 이미지를 하이브리드로 한다는 전략이다. 그만큼 토요타는 지금 하이브리드카에 올인하고 있다.

실질적인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인 토요타가 리드하는 이런 하이브리드 바람은 전 세계 모든 메이커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 현재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서의 판매를 위해서는 하이브리드카는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고 나아가 잠재적인 최대시장인 중국에서의 사활에도 하이브리드카의 존재는 불가결한 조건으로 여겨지기에 이르렀다. GM과 DCX, BMW는 공동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을 선언했고 포드와 닛산은 아예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이용해 개발한 모델을 시판하고 있다.

스트롱 하이브리드, 마일드 하이브리드

하지만 현 시점에서 본격적인 의미의 하이브리드 기술은 토요타가 특허를 독점하고 있어 시장의 급속한 확대는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재 가시화되고 있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BMW와 다임러, GM 이 공동 개발하고 있는 2모드 시스템과 현대기아차등 여타 메이커들이 갖고 있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이 있다. 2모드 하이브리드란 엔진을 보조하는 저속용과 고속용 등 두 개의 모터를 자동변속기와 조합시켜 제어하는 방식을 말한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란 토요타 THSⅡ가 유일한 스트롱 하이브리드에 대한 반대개념으로 주행시에는 내연기관 엔진으로 구동하고 정차시에만 전기모터로 작동을 유지하는 기초적인 개념의 시스템을 말한다. THSⅡ처럼 엔진과 모터를 상황에 따라 최적의 상황으로 조절해 가며 구동하지 못한다. 그래서 말 그대로 시내 주행시 정체가 심한 구역에서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하이브리드라고는 할 수 없다.

여타 메이커들이 스트롱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할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토요타가 소유하고 있는 개념특허로 길이 막혀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마일드 하이브리드다. 아반떼 LPG 하이브리드카가 출시되면 소비자들은 이론과 많이 다른 현실을 접하게 될 것이다. 정차시에만 엔진 시동이 꺼지고 출발하면 다시 내연기관으로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서울에서 대전까지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1만원의 주유로 가능하다는 것은 허구다. 고속도로는 정차없이 달린다는 것이 기본 전제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가격에 대해서도 정확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현대자동차측은 기존 차량 대비 300만원 정도 높게 책정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미 실험용으로 공공기관 등에 납품해 운행되고 있는 차량에 정부지원이 1,400만원에 이르고 있다. 연간 2만대의 판매를 위해 그 정도의 혜택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이끌어 낸다 해도 궁극적으로 목표가 무엇일까.

현대자동차측은 아반떼 기준으로 가솔린 대비 LPG 하이브리드가 연간 60만원 정도의 경비저감 효과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실제 도로에서의 상황과는 관계가 없는 실험실 내 측정치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투싼과 스포티지 가솔린 사양도 공인 연비는 리터당 9.6km이지만 실제 연비는 훨씬 낮은 7km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실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친환경이라는 명분으로 하이브리드를 동원한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이 너무 많아 보인다.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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