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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디조토, 그리고 F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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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8-18 07: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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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사진은 프리뷰난에 있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 디조토, 그리고 F700

미국 자동차시장의 급락세가 올 상반기 뉴스의 핵이었다. 특히 ‘최강 토요타’마저도 급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은 짐작할만하다. 사실 토요타는 디트로이트가 두 자리수 이상의 판매감소를 보인 2007년도의 판매대수도 2,16만 1,467대로 2006년의 2,04만 7,056대에 비해 5.6%가 증가하는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그런데 2008년 7월까지의 토요타 브랜드의 미국시장 판매대수는 16만 3,336대로 2006년 같은 기간의 18만 5,277대에 비해 11.8%가 줄었다.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의 판매대수도 2만 2,182대로 2007년 같은 기간의 2만 7,141대보다 18.3%나 감소했다. 닛산자동차가 9.9% 증가하고 혼다가 -0.6% 하락에 그친 것에 비하면 토요타의 판매하락은 미국의 자동차시장 판매감소가 단지 디트로이트 빅3의 부진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다른 메이커들에게 주는 충격이 크다.

물론 잘 알려져 있다시피 그것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촉발된 미국경제의 하락과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가격과 식료품 가격의 급등 등 여러가지 악재가 겹친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혼돈 속에서도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미국시장에서의 판매대수는 증가세를 보여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통계전문회사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메르세데스 벤츠는 2006년 24만 8,080대에서 2007년 25만 3,433대를 판매해 2.2%, BMW는 29만 3,795대로 전년의 27만 4,432대보다 7.1%, 아우디는 9만 3,506대로 9만 0,116보다 3.8%가 각각 증가했다.

특히 메르세데스 벤츠는 2008년 7월까지의 누계 판매대수도 2만0,746대로 2007년 같은 기간의 1만 8,595대보다 11.6% 증가했다. BMW -1.6%, 아우디 -4.5%와 대조적인 내용이다. 올 해 상반기 전체 시장의 급락세를 감안하면 메르세데스의 브랜드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브랜드력의 배경은 무엇일까. 많은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들 독일 프리미엄 메이커들은 끊임없는 R&D투자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그것을 통해 충성도가 높은 유저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먼저 꼽을 수 있다.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조건이란 프리미엄 제품, 프리미엄 기업문화, 프리미엄 마케팅,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프리미엄 기술력을 꼽는다. 이런 모든 것들이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필수조건이다.

그중에서 유럽 메이커, 특히 독일 메이커들은 프리미엄 기술력을 가장 우선으로 삼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시 말해 자동차회사라는 것이 태생적으로 엔지니어들에 의해 설립된 것이었는데 여전히 그 성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토요타의 경우 엔지니어와 마케팅이 균형을 이룸으로써 규모의 경제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여전히 양산 메이커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데도 불구하고 높은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메르세데스 벤츠는 어떤 방법을 통해 프리미엄 기술력을 유지하고 있을까. 내연기관을 최초로 발명했다는 역사적인 배경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을 어떻게 발전시켜왔을까.

기술적인 내용만을 보자면 안전 벨트를 비롯해 ABS, 에어백, ESP 등 20세기 개념의 수동 및 적극적 안전 기술의 개발 선구자로서 자동차 안전 기술을 리드해 왔고 지금도 변함없는 안전철학으로 업계의 벤치 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리고 그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금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인류가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지속 가능한 자동차사회’를 위해 오늘날 자동차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에 대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를 위해 메르세데스 벤츠는 1980년대 이래 12대의 리서치 카를 선보여 왔다. 1981년의 오토 2000부터 2007년 프랑크푸르트쇼를 통해 공개한 F700에 이르는 리서치 시리즈는 미래의 메르세데스 미리 보기 역할을 해왔다. 1998년 S 클래스에 상용화된 디스트로닉 같은 신기술도 1991년 F100을 통해 처음으로 선보인 것이다.

가장 최근의 리서치 모델인 F700은 지속 가능한 자동차사회를 위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해답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차에 투입된 새로운 첨단 기술은 언젠가는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특히 석유 문제로 배기량을 낮추는 것이 대세인 상황에서 주로 대형 세단에서 시장장악력을 갖고 있는 메르세데스로서의 방향성을 감지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근 미래 고급 프레스티지카가 어떤 모양으로 나타날지에 대한 힌트인 것이다.

F700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내용은 물론 엔진이다. 균질예혼합압축착화(HCCI : Homogeneous Charge Compression Ignition, 폭스바겐에서는 CCS : Combined Combustion System으로 명명)엔진이 그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이미 디조토(DIESOTTO 또는 DISAUTO)라고 명명해 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0년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엔진의 배기량은 1.8리터로 직렬 4기통이다. F700의 전장이 5,180mm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내용이다. F700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5,180×1,960×1,438mm, 휠 베이스 3,450mm. 차체 중량은 1,700kg으로 중형급에 불과하다

디조토는 직접 분사방식 2스테이지 터보차저를 조합하고 있는데 가솔린 엔진의 입자상 물질이 낮은 점과 디젤엔진의 높은 토크와 효율성, 그리고 이산화탄소 배출의 적은 점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엔진 자체의 최고출력은 238ps이며 여기에 20ps의 전기모터가 탑재되어 있어 시스템 최대토크는 40.5kgm에 달한다. 이는 3.5리터 V형 6기통 엔진과 맞먹는 성능이다. 뿐만 아니라 연비는 100km를 달리는데 5.3리터로 리터당 18.9km나 된다. 물론 이산화탄소의 배출량도 127g/km로 유로6의 배출가스 규제기준을 충족시킨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7.5초, 최고 속도는 200km/h에 이른다. 20마력 전기 모터가 포함된 하이브리드 모듈은 오토 스톱-스타트 기능이 있어 도심 주행에서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줄여준다. 스타터-제네레이터는 7G-트로닉 변속기 하우징에 위치한다.

핵심은 연소방식에 있다. 오늘날 사용되고 있는 내연기관 중 가솔린 엔진은 스파크플러그를 사용해 연료를 태운다. 이에 반해 디젤엔진은 커먼레일 시스템으로 사전에 압축된 연료를 연소실로 보내 자기착화한다.

디조토는 배출가스를 잔류시켜 온도를 높게 유지한 실린더 내에 흡입행정에서 연료를 분사하고 그 혼합기를 압축함으로써 자기착화시킨다. 일반 가솔린 엔진에서는 스파크플러그의 불꽃을 통해 점화하는데 불꽃은 플러그를 중심으로 고온으로 연소를 확대시키지만 HCCI에서는 혼합기 전체가 동시에 연소되기 때문에 완전 연소에 가까운 결과를 낼 수 있다.

이것은 출력을 높이면서도 입자상물질을 발생하지 않고 특히 연소온도가 낮아 질소산화물의 발생을 저감할 수 있으며 삼원촉매도 사용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완벽에 가깝지는 그만큼 제어가 어렵다. 실린더 내의 온도, 압력, 혼합비의 정밀한 제어 등이 필요하다. 때문에 HCCI영역은 3,500rpm 까지에 한정된다. 그 이상의 회전역 또는 고부하영역에서는 통상의 가솔린 직접분사엔진으로 기능한다. 따라서 압축비도 가변식이어야 한다.

이 엔진에 대해 다임러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인 직접분사엔진에서는 피스톤이 압축행정으로 가는 과정에서 연료를 직접분사한다. 이에 대해 F700 에서는 배기행정 도중에 흡배기 밸브를 모두 닫은 상태를 만들고 미량의 연료를 파일럿 분사해 연료의 분해를 촉진한다. 또한 흡기 행정의 주 분사에 의해 실린더 내에 연료를 완전히 채움으로써 압축행정에서의 자기착화를 촉진시킨다.

이를 위한 연구가 배기가스 재순환(EGR)에 의해 온도가 높은 배기가스를 실린더 내에 도입하는 것과, 저부하시에 14라고 하는 높은 압축비로 한 것. 압축비에 관해서는 가변기구를 탑재함으로써 터보의 과급압이 높아진 경우는 8정도까지 압축비를 낮춘다.

HCCI의 과제는 얼마나 넓은 범위에서 운전할 수 있는가. F700도 전 영역에서 운전할 수는 없다. 실제 주행하면 배터리 용량이 충분하면 모터로 발진하고 가속해 나가면 엔진이 작동한다. 3,500rpm 이하의 중저속역에서 엑셀러레이터를 반개하는 듯한 상태에서는 HCCI로 주행한다. 고부하시는 점화플러그를 사용하지만 전환 충격은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F700에 채용된 신기술

F 700은 세계 최초로 액티브 PRE-SCAN 서스펜션 기술도 선보였다. 엔진만큼이나 흥미로운 서스펜션 시스템이다. ABC(Active Body Control)로 보디 컨트롤의 신기원을 열었던 메르세데스는 앞으로 나올 프리-스캔 기술을 미리 소개했다. 프리-스캔은 타이어와 서스펜션의 진동, 노면의 굴곡 등을 미리 감지해 댐퍼의 움직임을 조정한다.

헤드램프에 탑재된 두 개의 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 스캐너는 차량 전방 상황을 사람의 눈처럼 이미지화 해 끊임없이 모니터하고 차량의 정보를 통합 분석한다. 이는 차체의 자세변화를 억제하면서 쾌적성도 높은 차원에서 양립시킨다고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를 위해 채용한 것은 차량 앞쪽 노면 상황을 판단해 그에 따라 서스펜션 세팅을 가변시킨다고 하는 것.

그 정보는 해석되어 ABC(Active Body Controle)의 전동유압회로로 보내져 실시간으로 스프링특성, 감쇄력을 변화시킨다. 프리-스캔은 분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휠의 댐핑을 세밀하게 조정해 새로운 차원의 승차감을 제공한다. 메르세데스는 F700 컨셉트의 승차감을 가리켜 ‘플라잉 카펫’이라고 표현했다

휴먼 인터페이스라는 면에서도 F700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탑재된 서보 HMI로 내비게이션과 전화등의 조작을 하는 것은 커맨드 시스템을 발전시킨 컨트롤러. 다이얼을 앞뒤로 슬라이딩시켜 각각의 기능 메뉴를 화면으로 불러낸다. 그로 인해 계기판은 아주 심플해졌다.

하지만 조작은 화면에 나타나는 아바타와 대화하면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간단하다고 한다. 메르세데스가 시험용차에 채용한 아바타는 여성으로 이름은 글로리아(Gloria).

물론 이런 기술적인 것들을 통해 F700이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근미래의 고급차가 지향하는 방향성이다. 예를 들면 디조토는 1.8리터 직렬 4기통으로 절대 크기가 작다. 이로 인해 F700은 차 앞부분이 아주 짧고 전장은 S클래스와 비슷하면서 실내에 보다 많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운전자 눈앞의 표시부분도 실은 액정패널이 위쪽에 매립되어 있고 실제로 눈에 보이는 것은 그것을 반사한 거울이다. 이렇게 하면 대시보드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고 그만큼의 실내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쾌적성을 보이는 뒷좌석 역시 여유로운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쾌적성을 강조하는 측면에서는 역시 메르세데스 벤츠다운 사고방식이 그대로 살아 있음을 알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측은 디조토를 비롯해 F700 에 채용된 신기술들이 차세대 S클래스에 그대로 채용될 것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떤 형태로든 컨셉은 반영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그들은 또 다시 트렌드 세터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주장이다.

이 외에도 F 700의 내부에는 기존 세단 모델의 전형적인 시트 배열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트 배열을 가능케 하는 REVERSE 시트도 선보였다. 아바타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운영 시스템 “SERVO-HMI”가 최초로 적용했다.

실제 모델에 적용되는 것은 각 기술에 따라 시차가 있겠지만 언제나 끊임없는 실험정신과 사명감은 이들의 자세는 분명 높은 평가를 받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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