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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경기침체, 디트로이트를 곤궁에 몰아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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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9-12 12: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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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가 촉발한 석유파동이 미국의 자동차시장과 더불어 디트로이트 빅3를 곤궁에 몰아넣었다.

미국시장의 연간자동차 판매는 2006년 1,753만대로 정점에 달한 이후 2006년에는 1,704만대, 2007년에는 1,646만대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런데 올 해에는 1,400만대 후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상반기 판매상황을 근거로 한 예측치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의외라고 할 정도로 심각한 하락세다. 그래서 이미 곳곳에서 디트로이트 빅3의 경영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승승장구하던 일본의 토요타마저도 목표를 하향 수정하는 등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토요타는 올 2사분기 미국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인해 28%의 감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사분기 기준으로 토요타자동차가 감수감익을 기록한 것은 처음있는 일로 디트로이트 빅3의 부진보다 더 크게 자동차업계를 압박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미국시장의 달러박스인 경량트럭시장의 급락에 있다. 픽업트럭과 SUV시장이 격동하고 있다. 치솟는 기름값이 요인이다. 세계적으로는 다운사이징이 대세다. 배기량이 적은 크로스오버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그 흐림이 극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불과 수년 전 ‘미국은 트럭(픽업트럭과 SUV 등 경량트럭을 지칭함)의 나라다.’라고 했었는데 역전됐다.

미국시장에서 경량트럭의 판매가 세단형 승용차를 앞지른 것은 지난 2000년. 픽업트럭의 지속적인 수요 증가와 다양한 SUV의 등장으로 인한 것이었다. 1983년 SUV의 원조인 크라이슬러의 지프 체로키가 등장한 이후 시보레 블레이저와 포드 익스플로러가 탄생하며 픽업트럭과 함께 달러박스라고 할 정도로 잘 나갔다. 그런 SUV시장을 본격적으로 달군 것은 미국이 아닌 일본 메이커들의 모델이다. 1996년 승용차의 플랫폼을 유용해 다루기 쉬움을 표방하며 데뷔한 토요타의 RAV4를 비롯해 혼다 CR-V와 함께 양산 브랜드들이 크로스오버 시장을 리드해 갔다. 물론 현대기아차그룹도 SUV의 풀라인업을 구축하며 이 시장에서 적지 않은 재미를 보았다.

시장의 활황에 힘입어 1997년에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는 처음으로 메르세데스 벤츠가 미국 앨라배마에 현지공장을 건설해 M클래스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2000년에는 BMW가 미국 스파르탄부르그의 현지공장에서 X5의 생산을 시작했다. SUV붐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뒤 이어 볼보 XC90을 비롯해 폭스바겐 투아렉, 아우디 Q7, 포르쉐 카이엔 등이 줄을 이으며 춘추전국시대를 열었다. SUV라인업이 없으면 장사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모두 미국시장을 노리는 모델들이다.

그러나 부시가 촉발한 유가급등은 시장 상황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다. 올 들어 7월까지 미국시장의 경량트럭 판매는 미국산 3,27만 5,898대, 수입차 64만 1,116대 등 합계 391만 7,014대가 판매됐다. 이는 2007년 같은 기간 경량 트럭 판매대수 485만 2,920대보다 20% 가량 줄어든 수치이다. 이에 반해 세단형 승용차는 미국산 308만 8,519대, 수입차 154만 5,305대로 합계 463만 3,824대로 경량 트럭을 100만대 이상 앞질렀다. 미국 정권이 촉발한 석유파동이 미국의 자동차회사들을 궁지로 몰아넣은 것이다.

급격한 변화다. 특히 수입 경량트럭(대부분이 SUV이지만)의 판매도 2007년 78만 2,261대에 비해 17% 가량 줄었다. 과연 미국시장에 앞으로도 달러박스의 역할을 할지, SUV를 비롯한 픽업트럭시장이 회복될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 정도의 감소세다. 또 한가지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미국 정권이 촉발한 석유파동이 미국의 자동차회사들을 궁지로 몰아넣었다는 점이다.

문제는 이런 부진에서 빠져 나올 가능성은 있는가이다. 미국의 경기는 대략적으로 10년을 주기로 침체와 활황을 반복해왔다. 자동차산업도 그와 함께 1992년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었고 중반에 상승국면에 접어 들었다. 다시 1998년 빅3 합계 무려 15만명을 감원하는 고통을 견뎌내 2002년부터 호황을 맞아 2005년 최고 판매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이번은 그런 일반적인 사이클론과는 다른 것 같다. 많은 전문가들은 원유가의 추이를 보고 전망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원유가는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없이는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 당장에 석유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기름 덜 먹는 차의 수요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는 점도 디트로이트 빅3를 비롯해 대형차 전략을 펼치는 메이커들에게는 난제다. 특히 중소형 차의 개발에 등한시해 온 미국 메이커들은 그 타격이 훨씬 크고 장기적일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당장에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워낙에 침체되어 있어 ‘최강 토요타’마저 급 브레이크를 밟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컴팩트카 시장에서 치열한 시장 쟁탈전이 벌어질 것은 자명하다. 물론 미국이라는 문화적인 배경 때문에 SUV 등 픽업트럭시장에서 새로운 형태의 제품이 등장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동시에 2009년부터 하이브리드카와 더불어 친환경엔진으로 분류되어 세금혜택을 받게 되는 독일 메이커들의 디젤차 공세가 거세지면서 시장 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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