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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은 포르쉐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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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10-07 01: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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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인 추세를 감안한다면 언뜻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하지만 올 해 미국과 영국에서 실시된 조사에서 포르쉐는 부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로 선정되었다.

미국의 경우 ‘럭셔리 인스티튜트’가 1,642명의 미국 부자들을 대상으로 가장 선호하는 자동차 메이커를 조사했다. 이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평균 연 수입은 34만 9천 달러, 자산은 370만 달러이다. 조사 항목에는 브랜드 만족도 뿐 아니라 고객 서비스, 품질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포르쉐는 종합 점수에서 유수의 고급 브랜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렉서스와 메르세데스는 2위와 3위를 차지했고 BMW와 재규어가 그 뒤를 이었다. 영국에서는 온라인 보험회사 ‘swiftcover.com'가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선호 자동차 조사에서 포르쉐가 2년 연속 1위에 뽑혔다.

갈수록 GT화 되어가는 시대인 것은 분명하고 스포츠카라고 하더라도 연성화의 트렌드가 뚜렷한 상황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의외라고 할만하다. 기술의 발달로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물론이고 양산 브랜드들까지도 고성능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쾌적성과 안락성에 대한 비중이 높아가는 추세다. 당연히 판매대수가 가장 높은 것은 양산 브랜드이고 다음이 프리미엄 브랜드, 그리고 포르쉐와 같은 정통 스포츠카 브랜드 등 마니아층의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들의 판매는 10만대를 넘는 예가 없다.

그럼에도 선호도에서는 높은 점수가 나온다. ‘드림카’라는 개념이 아직 유효하다는 얘기이다. 내가 정말 이런 장르의 차를 구입하지 않더라도 한 번쯤은 ‘머리카락 휘날리며 질주 본능을 자극하고 싶다.’는 욕구의 표현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포르쉐의 역사가 길지 않은데도 이처럼 세계인의 드림카로서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늘날 포르쉐의 이름을 확고히 한 911이 등장한 것은 1963년으로 45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브랜드 전체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다른 유럽 브랜드들에 비하면 짧다. 그럼에도 확고한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의 ‘속도’에 대한 본능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자동차에 있어 속도는 다른 모든 성능을 집약한 단어다. 그만한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파워트레인과 섀시, 트랜스미션, 브레이크에 이르기까지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포르쉐는 그런 점에서 유저들의 드림카로 오랜 세월 그 지위를 확고히 해 오고 있다.

911의 진화의 역사를 잠깐 살펴보면 1963년 데뷔해 1973년 930시리즈, 1988년에 964 보디로 발전했으며 1993년에 4세대인 993보디가 데뷔했다. 오늘날 포르쉐와는 달리 스파르탄 감각이 강한, 일반인은 다루기가 쉽지 않은 911의 마지막 모델이었다.

이어서 1997년 996 보디의 5세대 911이 등장했으며 6세대인 현행 997 보디의 911은 2003년 출시되었고 국내에 상륙한 것은 2004년 봄이었다.

996 이후의 911은 ‘누구나 손에 넣을 수 있는 정통 스포츠카’로서 성격을 바꾸었고 결과는 대 히트였다. 물론 그 성공은 주 무대인 미국의 경기 호황에 힘입은 것이었고 그로 인해 포르쉐를 위기에서 구한 것이 분명한, 가장 성공한 모델로 평가를 받고 있지만 복스터와 부품 공유화를 최대한 높였던 모델이었다. 즉 합리적인 차만들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던 시대의 산물이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지적을 의식해 본래 추구 스타일을 구현한 것이 바로 오늘 시승하는 911다운 997형이다. 포르쉐 마니아들에게 996보디의 911은 911다움이 희석되었다는 것 때문에 약간의 비판이 있었다. 911 다움이란 리어 엔진을 느낄 수 있는 차체의 프로포션, 컴팩트한 전장, 근육질적인 보디 등을 일컫는 말이다.

그런 점을 감안해 997형 911은 전체적인 실루엣과 스타일링은 5세대 모델과 거의 비슷하지만 루프 이외에는 모두 새로 설계했다. 그리고 그 내용은 서스펜션도, 보디도, 엔진도, 그리고 트랜스미션도 IT기술을 구사한 쾌적장비, 안전장비, 환경에의 배려 등도 전혀 다른 감각으로 변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제 더 이상 스포츠카는 다루기 어렵다는 20세기의 통념을 머리 속에 넣어 둘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물론 996보디부터 추구된 GT화로 인해 그런 이미지는 많이 희석되었지만 PDK의 채용으로 한 걸음 더 전진했다고 할 수 있다. 911이라는 모델은 포르쉐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이그조틱카와 양산차 사이에서 그들만의 존재감을 확실히 하면서 누구나 꿈꿀 수 있는 스포츠카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만인의 드림카이기도 하다.

변신을 할 때마다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하면서도 그들이 처음부터 지향해 온 DNA를 손상시키지는 않고 있다. 1963년 처음 등장한 이래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가 확립한 스포츠카에 대한 기본적인 컨셉은 변함이 없다는 얘기이다. 고성능 엔진을 리어에 탑재하고 높은 민첩성과 브레이크 성능, 그리고 뒷바퀴 굴림방식에 의한 양호한 트랙션을 갖춘다고 하는 것이다. 그 기본 개념은 이번 페이스 리프트에서도 그대로 지켜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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