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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쿠페, 현대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 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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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12-16 01: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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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현대자동차의 뒷바퀴 굴림방식 플랫폼에 대해 생각케 한다. 2차 대전 이후 최악이라고 하는 현 상황에서 BH(세단)와 BK(쿠페)프로젝트의 의미는 과연 어떻게 해석되어야 할 것인가 하는 얘기이다.

분명 현대자동차의 BH 프로젝트의 출발은 토요타의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의 전략을 뒤따르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도중에 경영진의 교체와 함께 재검토가 진행되었고 결론은 현대 브랜드로의 판매로 귀결되었다. 세단형이 데뷔한지 7개월여에 불과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그 성과에 대해 왈가왈부할 시점은 아니다. 다만 최근 미국시장에서 들려 오는 소식은 긍정적인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토요타가 렉서스라는 브랜드를 키운 전략과 현대자동차가 별도의 뒷바퀴 굴림방식 모델을 개발한 것은 그 방법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토요타의 렉서스 브랜드는 2006년 일본시장 진출 이전까지는 모두가 일본 내에서 토요타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는 모델의 엠블럼과 차명만 바꾸었던 것이었다. 대표적인 모델 LS시리즈를 비롯해 ES330, GS430, SC430, IS300 등은 각각 일본 내에서는 토요타 셀시오, 윈덤, 아리스토, 소아러, 알테자 등으로 판매되었었다. 1990년대 후반 출시된 SUV RX시리즈는 토요타 해리어(Harrior), LX470는 랜드 크루저(Land Cruiser)의 렉서스 버전이었다. 이는 닛산의 인피니티와 혼다의 어큐라도 비슷하다.

토요타와 혼다, 닛산 등은 같은 플랫폼으로 같은 차를 만들어 다른 브랜드의 모델로 판매해 우선은 비용을 획기적으로 저감할 수 있었다. 이들 메이커는 다른 마케팅을 통해 무려 15년여가 지나서야 비로서 글로벌 전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그 힘을 바탕으로 토요타는 2007년 처음으로 6만 달러 이상의 가격표를 붙인 LS460을 출시했고 같은 해 가을에는 토요타자동차 사상 가장 비싼 차 LS600hL을 10만 4,000달러에 내놓는 등 제 값 받기에 시동을 걸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그보다 훨씬 부담이 많이 가는 새로운 뒷바퀴 굴림방식 플랫폼을 개발했다. 초기부터 엄청난 투자가 들어간 것이다. 그런데 토요타의 렉서스와는 달리 닛산의 인피니티와 혼다의 어큐라의 글로벌 전략이 생각보다 늦다는 것을 보고 현대자동차는 별도의 브랜드 전략을 접었다.

하지만 단지 브랜드 전략만 접었다고 그 부담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제품 개발에서 플랫폼 개발비는 전체의 2/3에 달하기까지 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그런 상황에서 시판 가격까지 3만 달러 선에 매겨 미국시장에 출시했다. 풀 옵션 사양이라고 해도 4만 천 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그랜저의 2만 4천 달러 선에 비해 많이 상승했다고 할 수 있으나 본래의 의도를 살릴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남는다.

그래서 그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모델을 만들고자 해서 등장한 것이 제네시스 쿠페다. 조금이나마 규모의 경제 효과를 보자는 것이다. 거기에 하나 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쿠페라고하는 장르의 모델이 그렇듯이 스포츠성을 강조해 품질은 물론이고 ‘성능도 좋은 현대 차’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고자 한 것이다.

아직 해외시장에서의 반응은 없지만 국내에는 의견들이 넘쳐 나고 있다. 직접 소유한 소위 말하는 ‘제쿱’ 동호회를 비롯해 다양한 평론가들, 인터넷 폐인들에 이르기까지 많은 말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한 쪽에서 좋다고 하면 다른 한 쪽에서는 비난을 쏟아 붓는 전형적인 행태도 여전하다.

통상적인 개념에 맞다고 좋은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쿠페 모델에 맞는 헤드램프는 별도로 있어야만 할까? BMW가 선대 7시리즈 모델을 내놓을 때 세상의 많은 이들이 그에 대해 왈가왈부 했다. 하지만 결과는 시리즈 사상 최대의 판매로 나타났다. 브랜드 파워, 메이커의 마케팅 역량, 그리고 소비자들의 변화욕구 심리가 만들어 낸 결과다.

필자는 이런 논란이 해외시장에서도 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의견이 분분하다는 이야기는 독창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제네시스 쿠페의 개발진이 그런 의도를 갖고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지켜 보는 입장에서는 그런 저의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한편 그런 의도에 걸맞는 종합적인 역량이 있느냐, 또는 앞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또 다른 차원의 논란이 있을 것이다.

제네시스 쿠페, 한 마디로 기대 이상이다. 부분적으로 개선의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당초 예상했던 것 이상의 차만들기라는 얘기이다. 절대 평가로는 어떨지 몰라도 상대 평가라면 현대자동차가 경쟁 상대로 표방하고 있는 모델들과 내놓고 비교할만한 수준은 된다.
(제네시스 쿠페 380GT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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