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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타르가와 포르쉐의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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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1-30 06:5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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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타르가와 포르쉐의 마케팅

포르쉐가 만든 차는 통상적인 대형 메이커들의 그것과는 다르다. 기본적으로는 차 만들기가 다르다. 20세기 말 생존을 위해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996 이후의 911은 ‘누구나 손에 넣을 수 있는 정통 스포츠카’로서의 성격을 표방하고 있기는 하다. 이는 원래 스파르탄하고 하드코어적인 성격을 추구해 왔던 것에 비하면 천양지차라고 해도 좋을만큼 다른 내용이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하지만 여전히 일상적인 생활에서의 쾌적성과 럭셔리성을 추구하는 모델들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안락하고 정숙한 성격의 차에 익숙한 오너들에게는 지금도 포르쉐는 사용하기 불편한 모델일 수가 있다. 그것이 바로 차이이다. 그 차이가 포르쉐 마니아들에게는 차별화 포인트이며 그들만이 소유할 수 있는 카리스마라고 여기고 있다.

두 번째는 마케팅에서의 차이이다. 국내에서도 대중을 상대로 하는 매체에서 포르쉐의 광고를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오늘날의 광고기법이 더 이상 전통적인 아날로그 방식으로는 효과를 거둘 수가 없는 시대라는 점도 한 몫을 당당히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포르쉐의 마케팅은 시각에 따라서는 그런 아날로그보다 더 이전의 방식이라고도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마니아 클럽 등을 통한 구전 마케팅이다. 우리나라도 다양한 분야의 마니아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해 활동하고 있는데 그 중 포르쉐 오너들의 모임은 자동차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전문성은 필자와 같은 저널리스트를 압도한다. 물론 마니아라고 해서 모두가 깊이 있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중 진골들의 ‘차 사랑’은 일반 상식을 뛰어 넘는다. 그만큼의 품위도 갖추고 있다.

그들이 바로 포르쉐의 판매대수를 끌어 올린 장본인이다. 1990년대 초 연간 1만 5,000대에 머물렀던 포르쉐 브랜드의 판매대수를 10만대 수준까지 끌어 올린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바로 포르쉐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얘기이다.

포르쉐의 2007/2008회계연도(8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판매대수는 1.2% 증가한 9만 8,652대로 당초 예상했던 10만대 돌파는 이루지 못했지만 그야말로 엄청난 신장인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사상 초유의 금융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대안이라고 여겨지고 있는 포르쉐 최초의 4도어 세단 파나메라가 2009년 초 데뷔를 앞두고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996형에 자동변속기를 채용했을 때, 그리고 2003년에 SUV인 카이엔이 데뷔했을 때 모두 가장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도 바로 충성도 높은 마니아들이었다는 것이다. 세상 일이 그렇게 간단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내용이다. 4도어 세단인 파나메라에 대한 마니아들의 반응이 과거처럼 심하지 않다는 것 역시 세상이 변했다는 반증일 것이다.

타르가는 카브리올레의 안전 문제 대안으로 등장

포르쉐 911의 별종인 타르가는 1965년 초대 모델이 데뷔했는데 그 탄생 배경이 특이하다.
1960년대 초 미국시장에서 카브리올레 모델의 전복사고가 문제가 된 것이 계기였다. 오늘날 전통적인 카브리올레 모델은 시트 뒤쪽에 롤 오버바를 설계한데 비해 타르가는 루프의 일 부분을 아예 롤 오버바로 한다는 컨셉에서 출발한 것이다. 실제 911 타르가가 시판된 것은 1966 년 말 부터였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초대 타르가는 B 필러를 롤 바로 남겨 둔 형태였다. 전복사고에 대한 대책이 주였던만큼 A필러도 강화되었는데 그 파이프가 그대로 C필러로 연결되어 있다. 그 때문에 루프 라인이 활처럼 휘어 쿠페와는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측면에서 보는 실루엣이 다르다는 얘기이다.

또 하나. 오늘 시승하는 차는 전동 슬라이딩 방식이다. 유리로 된 루프인데 그것을 오늘날의 전동식 하드톱처럼 탈착을 하지 않아도 되게 하고 있다. 911 타르가가 이 방식을 채용한 것은 993형부터다. 993은 포르쉐 공냉식 엔진을 탑재했던 마지막 911로 오늘날의 포르쉐와는 전혀 다른 전형적인 스파르탄 타입의 하드코어였다. 그때까지는 차명이 카레라(4) 타르가였다. 그 모델에 1995년 전동식 루프를 채용한 것이다. 이 때부터는 타르가로 독립되었다. 그런데 993형 911은 1996년에 996형으로 풀 모델체인지가 되어 생산이 많이 되지 않았다.

한편 911 시리즈 중 타르가의 판매 비율은 10% 정도다. 전체적인 판매대수가 않기 때문에 911시리즈 중 10%라고 하는 수치는 생각보다 더 적다. 하지만 포르쉐는 타르가의 수요가 있는만큼 존재가치도 확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페이스리프트는 카레라 시리즈가 그렇듯이 내외장의 변경보다는 파워트레인의 혁신이 포인트다. 직접분사방식의 엔진 탑재와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인 PDK의 채용이 그것이다.

과거와 다른 차체 구조이기는 하지만 카레라 시리즈에 대해 약간 답답함을 느꼈다거나 카브리올레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유저들을 위해 타르가는 분명한 선택의 이유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9 포르쉐 911 타르가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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