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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제네바쇼 1신- 여전히 주제는 ‘효율성’, 다만 방법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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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3-04 04: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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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제네바쇼 1신 – 여전히 주제는 ‘효율성’, 다만 방법론은?

지난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미국시장의 현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디트로이트 빅3의 침몰도 문제이지만 그로 인해 미국 시장 전체가 부진에 늪에 빠졌고 단기간 내에 회복되리라는 보장도 지금으로서는 없었기에 닛산을 비롯한 여러 업체들이 아예 참가를 하지 않았었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두 달만에 열리는 제79회 제네바모터쇼는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디트로이트모터쇼보다는 낳았다. 그동안 참가해 오던 업체 중 부스를 아예 꾸미지 않은 메이커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드와 크라이슬러 등 미국 메이커는 물론이고 토요타와 혼다마저도 프레스 컨퍼런스를 개최하지 않아 분위기는 예년에 비해 가라앉았다. 다만 쌍용자동차가 들어 가던 공간만큼 중국의 Brilliance가 자리를 차지했다.

문제는 2008년보다 더 나빠지는 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전략으로 무엇을 내놓을까에 관심이 쏠려있다. 올 들어 1월의 글로벌 판매 실적은 작년보다 더 나쁘다. 상대적으로 잘 버텼던 독일 프리미엄 빅3마저도 급전 직하했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2008년 1월 대비 34.5%나 줄었고 BMW가 28.6%, 아우디가 22.1%씩 각각 하락한 것이다.

그런 상황을 반영하듯 올해의 쇼장에 첫 선을 보인 30개가 넘는 컨셉트카와 프토토타입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과는 달리 데뷔 시기가 불확실하다. 미래를 위한 투자도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아 보인다. 당장에 발등에 불을 꺼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모터쇼장을 장악한 것은 역시 Efficiency였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와 파워트레인을효율적으로 사용하자는 노력이 우선이었다는 얘기이다. 2007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장은 이산화탄소가 최대의 화두였다면 이번에는 그에 더해 연비가 강조되고 있었다. 이산화탄소와 연비는 서로 상관관계가 깊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만큼 연비가 좋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줄인다는 얘기는 곧 연비성능을 높인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된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예 ‘기름 덜 먹는 차’를 공개적으로 강조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이산화탄소 배출량만을 표기해 오던 그동안과 달리 이번에는 100km 주행하는데 몇 리터의 연료고 소모된다는 것을 같이 표기하고 있는 것이다. 폭스바겐이 주도했던 3리터카의 이야기가 세삼 떠 오른다.

다시 말해 사상 초유의 경기 상황에서 지갑을 열지 않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환경보다는 현금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어찌보면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유럽정부의 규제 강화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유럽 연합은 연간 30만대 이상 생산하는 메이커들은 2015년까지 이산화탄소 총량배출을 130g/km로 낮출 것을 결정했다. 저감시기는 2012년부터 가시화되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는 이산화탄소 1그램당 96유로의 벌금이 부과된다.

다만 소수의 차량만을 생산 판매하는 니치 브랜드들은 개별적인 규정을 정하되 2007년 대비 25%의 배출가스 저감을 달성해야한다. 그런 규정이 벤틀리로 하여금 모든 모델에 플렉스 퓨얼 시스템을 적용하겠다고 선언하게 만들었다. 벤틀리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0%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더불어 차량 중량을 110kg 저감한 신형 컨티넨탈을 공개했다. ‘소형 경량화, 배기량의 다운사이징’ 어떤 메이커에게나 피할 수 없는 과제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대부분의 메이커들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연기관 엔진에 추가적인 기술 투자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들고 나온 것이 스톱 & 고 시스템이다. 자동차가 정지하면 엔진 시동이 자동으로 꺼지고 다시 엑셀러레이터 위에 발을 올려 놓으면 시동이 걸리는 것으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적용하고 있는 메이커들도 있고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도 제네바모터쇼를 통해 ISG(Idle Stop & Go)라는 명칭으로 앞으로 출시할 모델에 적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Stop & Go, Stop & Start 등 다양하게 명명하고 있으며 거의 모든 메이커들이 적용을 선언했다.

그보다 더 확실한 방법으로 등장한 것이 낮은 세그먼트의 모델을 통한 것이다. 시대적인 상황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 폭스바겐은 폴로를 현대자동차는 i20 3도어 버전을, 르노는 클리오를 각각 모델체인지 해 선보였다. 연비와 이산화탄소는 메이커별로 총량규제를 하기 때문에 연비 성능이 좋은 모델을 판매해 성과를 올리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그와 동시에 들고 나온 것이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이다. 하이브리드는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와 함께 꾸준히 거론되어 온 것이기는 하지만 토요타를 제외하면 어느 메이커도 아직까지 확실히 미래에 대해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를 거쳐 전기차로 가는 것이 더 좋지 않느냐 하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정도다. 토요타는 몇 몇 업체들이 풀 하이브리드를 개발해 본격적인 경쟁을 통해 하이브리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도 많은 메이커들이 전기차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하루 주행거리가 50~60k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서 논의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배터리 문제가 아직은 확실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얘기이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를 위한 인프라 구축등을 고려한다면 그리 쉽게 진행될 일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래서 각 메이커들은 현재 그들이 장기를 가지고 있는 장르와 세그먼트를 개량한다는 의지는 피력했지만 여전히 획기적인 미래의 파워 트레인에 대한 대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더불어 시장이 되살아 날 것이라는 희망은 갖고 있지만 어떻게 될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뚜렷한 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쇼장은 예년과 크게 다름없는 취재인파가 몰렸지만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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