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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파나메라, 기회의 땅 중국에서 승천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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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5-07 06: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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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파나메라, 기회의 땅 중국에서 승천 노린다.

지난 4월 19일 2009 상하이오토쇼 개막 하루 전 날. 수년 동안 모터쇼 프레스데이에서 프레스 컨퍼런스를 해 오지 않았던 포르쉐가 상하이의 마천루 파이낸셜 센터로 전 세계 기자들을 초청해 그들의 네 번째 모델, 첫 번째 4인승 그랜투리스모 파나메라를 공개했다. 엘리베이터 안에 세워져 94층까지 운반된 파나메라는 우선은 포르쉐의 또 다른 장르 개척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그 못지 않게 최근 자동차시장의 중심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었다. 이미 슈투트가르트 근교 바이자하의 포르쉐 R&D센터에서 언론에 공개했지만 국제 무대의 공식 데뷔의 장을 중국의 상하이로 삼은 것이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포르쉐는 1980년대 말, 944와, 968, 928 등으로 라인업 확대를 꾀했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런 포르쉐가 이제는 박스터와 카이맨, 그리고 무엇보다 카이엔의 성공으로 그들의 브랜드력을 바탕으로 외연을 확대 해 가고 있다.

포르쉐는 파나메라의 장르에 대해 4도어 그랜투리스모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가 GT카라고 칭하는 것을 말한다. GT카는 스포츠카의 주행성을 바탕으로 장거리 주행에도 쾌적성을 유지해 주는 럭셔리성을 겸비한 성격의 차를 말한다.

필자가 관심을 가진 것은 무엇보다 차체의 프로포션을 중심으로 한 스타일링 디자인이었다. 포르쉐측은 패스트백 형태의 쿠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론적으로는 트렁크와 실내가 통하는 해치백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 누구도 파나메라를 해치백이라고 칭하는 것을 듣지 못했다. 기본적인 컨셉은 클래식 스포츠 쿠페와 럭셔리 세단, 그리고 스태이션 왜건의 성격을 겸비한 모델이다. 이에 대해 포르쉐의 디자인 책임자인 미하엘 마우어(Michael Mauer) 는 “Space Coupe”라고 줄여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미하엘 마우어는 해치 게이트 부분의 디자인에 대해 논란이 있지 않겠느냐는 필자의 질문에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는 말로 그의 의도를 압축해 표현했다. 이미 모터쇼 기사를 통해 지적했듯이 전통적인 포르쉐 마니아들과 포르쉐를 꿈꾸어왔지만 자신과 맞는 성격의 차가 없었다고 생각하는 유저들 사이에 의견이 크게 갈릴 수도 있는 부분일 수 있다. 카이엔이 그랬듯이 논란은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그것은 판매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미하엘 마우어는 지나친 고정관념으로 디자인을 보지 말아달라고 했다. 역시 시대가 변하고 주력 시장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편 포르쉐의 연구개발담당 책임자인 볼프강 뒤르하이머(Wolfgang Duerheimer)는 무엇보다 경량화를 강조했다. 소재의 적재적소 사용을 통해 스포츠카의 주행성을 구현할 수 있는 중량을 완성했다는 것이다. 그는 파나메라가 4인승 모델인만큼 그에 어울리는 승차 공간과 화물공간을 얻어야 한다는 전제를 충족시켰다고 부연했다. 그러니까 ‘정통 스포츠카’ 브랜드의 대명사인 포르쉐사가 만든 모델이면서 공간에 대한 배려를 우선으로 했다는 것이다.

차체의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970×1,931×1,418mm로 BMW 650i 컨버터블의 4,820×1,855×1,373mm보다 크다. 휠 베이스도 2,920mm로 650i의 2,780mm보다 140mm나 길다. 프로포션이 독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하나 특이한 것은 차체의 75%가 강철이고 25는 알루미늄과 마그네슘으로 된 경합금과 플라스틱 등의 복합소재라는 점이다. 차체 외부의 패널과 내부의 플로어, 대시보드 부분에 사용되는 재질을 ‘적재 적소’의 철학으로 사용해 스포츠카의 조건은 경량화를 실현했다는 것이다. 오늘날 완전 알루미늄을 사용하지 않는 모델들도 엔진 후도와 트렁크 리드 등에 알루미늄을 사용한 수법은 특별할 것이 없다. 그러나 프론트 엔드 마운트에 마그네슘 합금을 사용하는 등 앞쪽에 적극적으로 경량화 소재를 사용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물론 그것은 차체의 앞뒤 중량 배분의 최적화를 위한 것. 포르쉐는 파나메라 터보의 경우 앞뒤 중량 배분이 52 : 48이라고 밝혔다. 엔진이 앞쪽에 실리고 뒷바퀴를 구동하는 모델들이 추구하는 공통된 수치이다. 재미있는 것은 파나메라 S는 공기저항계수가 0.29, 터보는 0.30으로 수치상으로는 특별하지 않다는 점이다. 뒤쪽에 엔진을 탑재하고 뒷바퀴를 구동해 스포츠카의 절대강자 자리에 오른 포르쉐가 그 레이아웃의 변화와 함께 주행성에서 어떤 카리스마를 보여 줄지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그것은 인테리어에서의 21세기 방식 표현법과 함께 앞으로 많은 이야기거리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센터페시아와 실렉터 레버 주변의 디자인은 항상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는데 파나메라도 익스테리어 못지 않게 많은 토론을 야기할 것 같다. 시트 좌우에 있는 6개 버튼으로 된 전동식 조절장치도 포르쉐에서는 익숙하지 않는 장비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포르쉐는 주력 모델인 911의 엔진을 공냉식에서 수냉식으로 바꾸고 자동변속기를 채용한 996으로 진화하면서 기사회생했다. 물론 그것은 당시 미국시장의 경기호황이 도와주었다는 측면도 있지만 시대의 흐름을 잘 읽었다는 평가가 더 많다.

하지만 포르쉐를 살려 낸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 시장은 지금 초토화 상태다. ‘부자들이 좋아하는’ 포르쉐로서는 큰 타격일 수 있다. 최근 들어 그나마 조금씩 희망적인 단어가 등장하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과거와 같은 힘을 발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그래서 포르쉐는 신흥 부자들이 급증하는 중국을 포르쉐의 데뷔 무대로 삼았을 것이다.

포르쉐의 중국 진출은 2001년 2월 북경에 첫 번째 전시장을 오픈하면서였다. 당시의 판매대수는 30여대로 이렇다 할 수준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02년 상하이에도 전시장을 오픈하는 등 세 확장을 거듭해 지금은 30개의 딜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2008년 판매대수는 2007년의 두 배인 7,576대에 달한다. 연간 10만대가 채 안되는 판매대수의 포르쉐의 1/10 가량이 중국시장에서 소화됐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직은 최대시장이 미국이고 그 다음이 독일, 영국, 일본 등의 순이지만 이 순위는 금명간에 바뀐다는 것이 포르쉐측의 생각이다.

중국은 포르쉐뿐만 아니라 모든 메이커들에게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는 기회의 땅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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