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포르쉐를 노리는 일본산 순수 스포츠카 닛산 370Z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9-10-02 07:52:45

본문

포르쉐를 노리는 일본산 순수 스포츠카 닛산 370Z

‘포르쉐는 벅찬 상대를 만났다.’
닛산이 370Z를 국내 시장에 소개하면서 사용한 광고 카피 문구다. 정통 유러피언 스포츠카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이는 40년이라는 Z카의 역사를 감안하면 큰 변화다. 데뷔 초기부터 일본 시장에서는 패어래디Z(Fairlady Z)라는 이름을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물론 미국시장에는 닷선(Datsun) 240Z라고 명명해 지금은 370Z로 발전해 있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370Z, 그러니까 패어래디Z 가 처음 데뷔했을 당시에는 정통 스포츠카라기보다는 스포츠 패션카로서의 성격이 강했다.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보급형 스포츠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해외 시장에서도 그 실력을 인정받는 닛산 브랜드의 대표적인 스포츠카로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혼다가 S2000이라는 모델을 단종시킨 것과는 비교되는 내용이다.

닛산 브랜드에 ‘Z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69년. 당시에는 블루버드의 쿠페 버전으로GT카로서의 성격이 강했다. 세그먼트상으로는 1957년에 데뷔한 스카이라인 쿠페보다 한 단계 위에 포지셔닝했다. 이후 미국 내 다양한 모터스포츠의 장에서 실력을 과시했다. 그것이 역사로 축적되어 이제는 닛산의 이미지 리더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필자는 1989년에 데뷔한 300ZX라고 불렸던 Z32형 4세대 패어래디 Z부터 일본에서 시승한 경험이 있다. 처음 느꼈던 감각은 Lady라는 차명 그대로 여성스러운 맛이 강했다. 우선 스타일링 디자인에서 글래머러스한 여성을 연상시켰었다. 낮은 차고와 긴 노즈 등 스포츠카의 문법은 사용하고 있었지만 강렬한 맛은 없었다. 물론 당시의 관점에서 300ZX는 닛산이 주장하는 Z카로서의 성능을 갖추고 있었지만 글로벌 차원의 수준이라고 하기에는 2% 부족한 그 무엇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패어래디Z의 역사는 중단되었다. 닛산은 1996년 300ZX를 단종시켰던 것이다. 1996년은 메르세데스 벤츠 SLK 등이 데뷔한 해다.

성격을 바꾸기 위한 전략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겠지만 2003년 다시 등장한 패어래디 Z 5세대(350Z)는 퓨어 스포츠 장르로 바뀌어 모습을 드러냈다. 의도적인지 확인 할 수 없지만 독일 경량 로드스터들이 초기 여성스러운 성격을 버리고 마초풍의 강한 맛을 풍기는 성격으로 바뀐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메르세데스 벤츠 SLK가 2세대로 진화하면서, BMW Z3도 Z4로 바뀌면서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다. 때문에 5세대 모델부터는 포르쉐 박스터와 메르세데스 SLK, BMW Z3와 항상 같은 자리에 비교의 대상으로 등장할 정도로 입지가 탄탄해졌다. 직접적인 경쟁모델은 포르쉐 카이맨이라고 할 수 있다.

Z34형의 6세대 모델 패어래디Z는 2008년 12월 1일 일본 시장에 출시됐다. 닛산이 발표한 370Z의 개발 키워드는 Jump、「Z-ness」(Z다움)과 new-ness」(새로움). 간단하게 표현하면 모든 것을 달리기 성능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닛산이 주장하는 Z카의 성격 규정을 새로이 한 것이다.

닛산 브랜드 내에서 370Z는 스카이라인 쿠페와 2007년에 등장한 머슬카 컨셉의 GT-R과 함께 닛산 스포츠카 3형제를 이루고 있다. 성격은 순수 스포츠카로 달리는 즐거움을 모토로 하고 있다. 다만 스파르탄 지향이 아니라 ‘에브리데이 스포츠’를 표방하고 있다. 플랫폼은 스카이라인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한편 ‘일본산 스포츠카’라는 차원에서도 370Z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일본 메이커들이 선 보였던 스포츠카들은 여전히 확실한 포지셔닝을 한 예가 많지 않다. 마쓰다 RX-8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토요타의 MR-S라든가 수프라 등 다양한 각도에서 시장 진입을 시도했던 모델들의 수명이 길지 못했다. 특히 스파르탄 스포츠카로서 독일차들과 당당히 경쟁했던 혼다 S2000 이 단종된 현 시점에서는 닛산 370Z가 일본을 대표하는 순수 스포츠카로 인정 받고 있다.

닛산 370Z는 이제는 많은 자동차회사의 시승행사장에 이 장르의 비교 상대로 Z4와 SLK, 카이맨 등과 함께 등장한다. 독일 스포츠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얘기이다. 혼다 S2000이 단종된 것이 아쉽지만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오히려 더 높은 점수를 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닛산은 최근 들어 전기차에 대한 높은 비중을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달리는 즐거움’을 표방하는 전통적인 스포츠카에 대한 자세도 변함없이 견지하고 있다. 싸움이 더 복잡해 지고 소비자들은 그만큼 더 즐거워진다.
(닛산 370Z 시승기 중에서)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