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현대차 노사분규 이대로는 안된다.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3-08-06 18:05:16

본문

현대차 노사분규 이대로는 안된다.

현대자동차의 노사분규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참으로 불가사의하게도 80년대 이후 단 한해도 거르지 않고 거의 매년 이런 전철을 되풀이하고 있다. 강성노조로 유명했던 현대중공업도 9년 무분규를 만천하에 자랑하며 회사를 지탱하는 두 바퀴로서의 역할을 잘 해 나가고 있는데 왜 자동차회사는 그것이 불가능한지,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조용해질런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전 세계 자동차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언제까지 안에서만 싸우고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회사와 노조측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결과는 노조의 지나친 요구와 회사측의 원칙없는 양보에 지나지 않는다. 정치권의 직무유기는 한술 더 뜨고 있다. 주 5일제 근무를 산업 전반적인 차원에 합의를 도출하지 않고 현대자동차에 책임을 떠 넘긴 꼴이 되었다. 국회에 계류된 법률은 잠자고 있다. 노조와 사용자측은 모두 이번 결정으로 인한 결과보다는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우선 생각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현대차 노조는 민주노총의 대리전을 치르는 역할을 수행했다. 결국 힘에 밀린 꼴인데 내년에도 이런 식으로 해결할 것인가?

노사분규의 해결을 제대로 하지 못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외국의 예를 들어 보자.
지금 세계에서 자동차를 자국의 자본과 기술로 만들고 있는 나라는 미국을 비롯해 일본, 독일, 프랑스, 스웨덴, 영국, 이태리, 그리고 우리나라 등 여덟나라에 불과하다.

그중에서 영국과 이태리의 몰락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국은 철의 여인 대처마저도 노사분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이제는 대부분의 업체가 해외 메이커들의 손에 넘어가 있다.

그리고 이태리의 피아트도 경영진의 독단과 자국시장에서의 독과점, 그리고 과격한 노조 등이 어우러져 이제는 풍전등화의 신세가 되어 있다. 이미 주식의 20%가 미국 GM에 넘어가 있는데 나머지 80%도 내년 1월 1일 이후 GM이 인수할 수 있다는 옵션 계약의 실행문제로 시끄러운 상황이다. 피아트그룹측에서는 가능한 GM이 인수해 가길 바라고 있고 GM은 골치덩어리를 떠 안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어쨌거나 피아트라는 유구한 역사의 브랜드로 내년이면 이태리 내에서나 볼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있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일본과 독일은 노사분규 없는 경영을 오래동안 이어 오며 세계 자동차 시장을 호령하고 있다. 일본 토요타는 50년 넘게 노사분규가 없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노측에서는 사상최대의 이익을 냈다는데도 임금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나서는 판국이다. 실업률이 12%를 넘는 독일도 자동차산업 부문에서 우리와 같은 노사분규는 보기 힘들다. 두시간 근무시간을 줄여 수입이 줄어도 대신 다른 사람들의 일자리를 보장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한편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 GM이 있는 미국도 지금 아주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미국의 자동차 노조는 UAW, 즉 전미자동차노조로 개별업체가 아니고 공동으로 대처하는 방식을 취하며 회사측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이끌어 내고 있다. 올 9월 4년간의 계약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UAW는 과거 정리해고를 하더라도 2년동안 급료의 95%를 지급해야 하고 건강보조기금을 지불해야 하는 등 엄청난 조건들을 이끌어 냈었다.

그렇지만 그로 인해 생산성은 향상되지 않고 오히려 연금과 건강보조기금으로 인한 제정압박만 늘어 지금 미국의 자동차업체들은 판매대수는 세계 최대이지만 수익성은 형편없는 처지에 있다. 뿐만 아니라 성능이나 품질면에서도 독일과 일본업체들에 비해 떨어지며 미국시장의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잠식당하고 있다. 그래서 파격적인 구조조정을 해 보지만 아직까지 그 효과는 그다지 신통치 않다. 물론 자동차산업이 완성차 판매가 주를 이루던 시대가 아니므로 당장에 어떻게 되지는 않겠지만 분명 상황은 어렵게 전개되고 있다.

그 때문에 70년대 150만명이던 노조원이 이제는 70만명으로 줄었다. 탈퇴를 한 것이다. 전미자동차노조는 세를 확장하기 위해 일본이나 독일 현지공장을 대상으로 가입 투표를 하며 독려를 하지만 오히려 탈퇴자수만 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눈앞에 얻는 것은 많아 보이지만 결국은 대규의 공장폐쇄로 인해 일자리가 크게 줄어 들어 결국은 실업자가 되는 것이 두럽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자동차회사들은 연례행사처럼 10여년이 넘게 노사분규와 파업을 거듭해오고 있다. 이것이 계속된다면 영국과 이태리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을지 모른다. 어떤 명분이던지 우리나라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자동차산업의 후퇴는 있을 수 없다. 그것은 곧바로 우리 경제의 몰락을 의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빈손으로 시작해 이렇게 엄청난 업적을 거두었는데 여기에서 물러설 수는 없지 않은가? 아니 물러설 곳이 없지 않은가?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