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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리콜, 자동차산업의 근간을 흔들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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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0-03-16 06: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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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리콜, 자동차산업의 근간을 흔들어서는 안된다.

리콜은 1970년대 미국의 랄프 네더라고 하는 변호사의 사회 운동의 결과로 탄생한 제조업자의 소비자 보호활동이다. 그의 활동에 의해 미국에서는 자동차 안전법이 통과되어 전국 도로교통안전국이 설치되었다. 그 뒤 10년 동안에 50여 개의 안전 법규가 제정 되었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양산차 최초의 리콜은 1970년대 초에 미국의 포드가 개발한 경제형 소형차인 핀투(Pinto)에 의한것이었다. 포드는 1978년형 모델을 생산 첫 출시를 앞두고 연료탱크결함을 발견했으나 약속한 출시를 지연시킬 수 없어 발견하는 고객에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리콜보다 배상금 지불이 이익이라는 판단아래 출시했다가 한꺼번에 결함이 들통이 나 양산 차 최초로 리콜을 했다. 결함을 알고서도 출고했다는 점 때문에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그보다 리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브랜드는 아우디였다. 1985년 미국시장에서 급발진에 휘말리면서 급증하던 아우디의 판매는 크게 하락했다. 언론들은 아우디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대적으로 부도덕한 브랜드로 만들었다. 하지만 정작 1989년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사고가 운전자의 조작 부주의라는 결론을 내렸고 당시 대표적으로 아우디를 비난했던 언론사는 공개사과하기에 이르렀다. 분명 기계적인 결함이 아니었지만 아우디는 그로 인해 미국시장의 전략에 큰 차질을 빚었고 21세기 들어서야 정상적인 신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급발진 문제는 그렇게 결론이 났었다.

그리고 2000년 포드 모델에 장착된 파이어스톤 타이어에 대한 650만대의 리콜은 포드를 아사직전까지 몰고 갔다. 포드는 결함에 대한 불만이 접수되었지만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아 사건을 키운 예다.

더 중요한 것은 연간 생산대수 1000만대에 육박하는 토요타의 리콜이다. 토요타는 이미 지난2005년부터 2007년 사이에는 940만대 가량의 리콜을 했었다. 사장이 나서서 품질관리 부서를 만들고 소비자들에게 사죄를 했었다. 그렇게 대대적인 리콜이었지만 당시는 리콜은 정상적인 소비자 대응 활동으로 토요타의 대응에 대해 오히려 긍정적인 시각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 늑장 대응으로 인한 비난의 화살은 피할 수 없었다. (2006년 6월 2일 글로벌오토뉴스 칼럼 : 토요타의 리콜 건수 급증이 의미하는 것/2007년 6월 14일 토요타 리콜 증가는 양산차 메이커들의 고민 참조)

소비자에 대한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주목을 끌었던 것은 1997년에 있었던 메르세데스 벤츠 A클래스였다. 당시 미국에서 실시된 엘크 테스트(Elk test; 일정속도 이상에서 급 코너링을 시험하는 것)로 전복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즉각 판매를 중지했고 모든 모델에 ESP를 장착해 문제를 해결해 4개월 후에 다시 판매에 들어갔다.

이번 토요타의 사건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불과 수년 전 역시 대대적인 리콜이 있었을 때보다 이번에는 그 내용이 훨씬 모호하다. 급가속이라는 것에 대해 운전자의 오작동에 의한 것인지 기계적인 결함인지에 대한 명확한 입증에 대해서 의견이 다르게 나뉘고 있다. 운전자의 기계적 결함이라는 주장은 운전자 자신만의 주장을 믿어 줘야 한다. 하지만 기계적인 결함은 다수의 실험에 의해 입증이 될 수도 있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만약 운전자의 오작동이 아닌 것이 확실히 입증된다면 PL법(제조물 책임법) 의해 자동차의 결함이 아니라는 것을 메이커가 입증해 보여야 한다. 아직 PL법은 언급도 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미국의 뉴욕 타임즈는 최근 한 심리학자의 기고를 싣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대학 로스엔젤레스 캠퍼스 명예교수 리차드 슈미트씨다. 그는 1980년대 아우디 급발진으로 인한 대규모 리콜 사태의 조사에 참여했던 사람이다.

그는 칼럼을 통해 인간 행동학과 심리학의 연구자들의 의문으로서 인적 요소의 존재를 들었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로 오인해 밟은 결과 자동차는 급가속 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운전자가 의도하는 것과 다른 행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1989년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아우디 5000의 급가속의 주요 원인은 페달 오작동이라고 결론 내렸었다. 아우디는 해결책으로 자동 시프트 록을 설계했다. 이후 다른 메이커들도 같은 장비의 채용 폭을 넓혀갔다.

이번에는 예방책으로서 브레이크가 가속 페달보다 우선하는 장치의 탑재 의무화가 미국 정부 등에서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리차드 슈미트 교수는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가속페달만을 밟는다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장치의 채용 폭을 늘려도 급가속으로 인한 사고가 계속 발생한다면 그 때는 운전자가 비난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얘기이다. 아직은 급가속이라는 확실한 근거가 없다는 얘기이다.

2009년과 2010년 사이 미국에서 일어난 토요타의 리콜은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토요타의 잘못이 우선이다. 특히 초기에 관련 부품이 현지에서 생산된 것이 아니라는 발언을 해 미국 언론을 자극했다. 더불어 사장이 최전선에서 나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엔지니어들에게 답하게 하는 태도를 취한 것도 잘못된 대응으로 지적되고 있다. 소위 말하는 아시아적인 자세는 미국 등에서는 받아 들여지기 어려운 것이었다.

두 번째는 규모의 경제의 지배를 받는 양산 메이커들의 공통된 문제점이라는 것이다. 품질이나 성능보다는 비용저감을 최대의 과제로 삼는 자동차회사들 전반적인 문제다. 모듈화와 시스템화로 완성차회사는 1차 부품회사로부터 부품을 납품 받는다. 하지만 그 아래 2차, 3차 부품회사들은 상위 업체들의 비용 저감 압박으로 인해 품질 인증을 확인하지 않는 부품들을 사용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고 있다. 이는 토요타만의 문제가 아니다.

더불어 세계 1위 메이커를 시샘하는 각국의 애국적(?) 언론들로 인한 확대 재생산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다른 양산 메이커들도 끊임없이 리콜을 하고 있지만 토요타에 묻혀 넘어 가고 있다.

문제는 이 사태로 인해 자동차의 안전에 대해 잘못 인식될 경우, 혹은 자동차회사들의 확실한 대응이 결여될 경우 산업 전반으로 파급효과가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토요타의 어려움을 계기로 다른 메이커들이 반대급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단순한 사고방식을 보여서도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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