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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디젤 차량의 한국 상륙과 허리케인 카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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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5-09-02 05:5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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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디젤 차량의 한국 상륙과 허리케인 카트리나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폭스바겐이 디젤 엔진을 탑재한 모델 세 가지를 한국시장에 공식 출시했다. 이미 글로벌오토뉴스의 시승기와 칼럼을 통해 디젤엔진과 가솔린 엔진의 배출가스의 차이에 대해 설명했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이번 미국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와의 연관성에 대해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보도를 통해 자세히 알려졌지만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대 참사로 인해 미국 경제 전반적으로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당장에는 수많은 인명피해가 더 큰 문제이지만 그 외에 경제적인 영향도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가솔린 가격의 급등이다. 미국 석유 공급의 25%를 담당하고 있는 걸프 해안의 마비로 인해 당분간 휘발유 가격은 그 동안의 상승세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는 자동차회사들이다. 대형차 위주의 라인업으로 구성된 미국 디트로이트의 빅3는 그 정도가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미국에서는 2년 전 배럴당 1달러 40~50센트하던 휘발유 가격이 지금은 3달러에 육박해 있는데 이런 상승세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일부에서는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도 견디어 냈기 때문에 어떻게든 해결될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번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미국경제에의 타격은 단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 시스템에까지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정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그 어떤 참사로 인한 것보다 광범위할 것으로 보는 시각들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런데 조금만 들여다 보면 문제의 핵심은 화석연료의 사용과 그로 인한 공해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이산화탄소의 과다 배출로 인한 온실가스의 생성과 그로 인한 오존층의 파괴, 그리고 그 결과물로 이번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같은 가공할 위력(?)을 가진 이상기온과 그로 인한 재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2003년에는 프랑스에서는 2,781명이 폭염으로 사망한 직접적인 피해 기록이 있는데도 우리는 이에 대해 손을 놓고 있거나 애써 무시하고 있다. 이상기온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보다 심각하게 대응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이다.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강타했을 때도 모두가 그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막지 못한 것은 인재라는, 남의 탓만을 하는 것을 즐기는데 그쳤었다.
이런 피해를 예견해서 교토의정서라는 것이 체결되었고 세계는 지금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국가들은 특히 이산화탄소로 인한 피해를 가장 심각하다고 보고 탄소세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거나 또는 준비하는 단계에 있다. 무엇보다 직접 규제할 수 있는 자동차의 배출가스에서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엄격한 규제를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로 하여금 디젤 엔진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만들었고 지금은 이 부문의 기술에서는 미국과 일본을 압도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된 폭스바겐의 디젤은 소음과 진동, 배출가스에서 결코 가솔린엔진에 비해 열등할 것이 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디젤엔진의 특징으로 알고 있는 소음과 진동의 경우 가솔린보다 더 우수하다는 데이터가 등장하고 있다. 또한 성능면에서는 높은 토크감으로 통상영역에서 주행감각이 가솔린보다 오히려 우수하다. 무엇보다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가솔린에 비해 극소량이고 연비가 가솔린 엔진 대비 30% 가량 높다. 일반적으로 디젤차의 가장 심각한 유해가스로 알고 있는 매연과 질소산화물의 배출량도 극소량으로 억제되어 있다. 물론 이런 노력은 폭스바겐 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프랑스의 PSA푸조 시트로엥그룹 등도 높은 수준에 달해 있다.
디젤엔진이 당장에는 석유 소비를 줄이고 나아가 그로 인한 유해가스의 배출을 억제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이런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디젤 엔진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생산할 수 있는 메이커와 그렇지 않은 메이커로 구분될 것으로 보인다. 어쩔 수 없이 디젤차의 수요는 급증할 것이고 디젤 엔진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메이커들은 그만큼 경쟁력을 잃고 심할 경우는 도태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폭스바겐의 디젤차량 출시 행사에서 세계 각국의 디젤엔진 기술 개발에 관한 트렌드에 대해 발표한 고려대 박심수 교수는 그런 점에서 디젤엔진을 일본 메이커보다 상대적으로 빨리 개발해 출시한 현대자동차의 판매 증가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 의견의 배경은 의외로 간단하다.
토요타와 혼다, 포드 등이 출시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카가 미국시장에서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하이브리드의 연간 판매대수는 15만대로 전체 자동차 판매대수 6,300만대에 비하면 아직은 미미한 상황이다. 미래를 위한 하나의 대안인 것은 사실이지만 일시적으로 대량생산으로 이어질 수 없다. 생산설비와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당장에 급격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이다. 그런데도 미국시장에 하이브리드카를 출시하는 것은 당장에는 대 배기량차를 판매하기 위해 연비 총량규제를 만족시키기 위한 전략적인 측면이 더 강하다. 하지만 연간 1700만대가 넘는 신차 출고 대수 중 60% 이상이 경유차로 되어 있는 유럽 국가들에서는 디젤차를 판매하는 메이커들이 상대적으로 시장 점유율에서 앞설 수 있다.
이미 여러 번 설명했듯이 디젤은 가솔린 엔진보다 연비가 30% 정도 더 좋고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여겨지고 있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이 더 낮다.
이것을 개량화 해 데이터를 제시한 것이 바로 크라이슬러 CEO 시절의 디터 제체였다. 그는 미국시장에서 디젤 엔진의 채용이 증가하게 된다면 미국 전체적으로 8억 갤런의 연료소비를 줄일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연간 800만 톤 저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석유의 소비를 줄이고 공해를 저감하는 현실적인 대안이 무엇인지를 설명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과 일본 등은 탈 석유화를 부르짖으면서 그에 대한 기술적 데이터를 무시한 행정, 또는 업계의 판단 실수로 디젤엔진 차량 보급이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다.
결국 소비자들은 그런 상황에서 디젤엔진에 대한 이미지가 아주 나쁘게 형성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지금 이 시점에서는 소비자들의 잘못된 인식의 전환이 기술 개발보다 더 어려운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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