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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카, 과연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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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5-09-24 07: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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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카, 과연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인가?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61회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의 또 하나의 이슈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하이브리드 모델 출품이었다. 모터쇼 첫 날 아우디가 첫 번째 SUV 모델인 Q7의 하이브리드 컨셉트카를 소개한데 이어 BMW도 X3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내놓아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유럽 메이커들은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었다. 하지만 이번에 이들 독일 메이커들이 내놓은 하이브리드카는 컨셉트카 수준을 넘어선 것이었다. 이미 상당 수준 개발이 진행되어 있고 토요타와 부딛치지 않고도 상용화 할 수 있는 내용들을 갖추고 있었다.
필자는 현장에서 아우디와 BMW의 엔지니어들을 만나 하이브리드카의 출시 배경에 대해 물었었다. 그들의 대답은 처음에는 환경친화적인 파워 트레인의 개발은 당연한 것이라는 원칙론적인 대답을 하다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자 미국시장에서의 판매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시인했었다.
그런데 쇼 이튿날에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별도의 컨퍼런스를 갖고 다이렉트(Direct) 하이브리드와 블루텍(Bluetech)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발표해 다시 한번 쇼장을 찾은 미디어 관계자들의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다. 현장에서 담당 책임자와의 직접적인 인터뷰를 할 수 없었으나 뉴 S클래스 시승회 도중 가솔린 엔진 개발 관계자들을 만나 그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메르세데스 벤츠는 연료전지에 대한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는 메이커다. 그들은 연료전지의 실용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었다. 지금의 에너지와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연료전지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을 누누히 강조했다.
다만 그 전 단계에서 디젤이냐 하이브리드냐 하는 문제가 부딛칠 뿐이라는 것이었다. 특히 디젤이든 하이브리드 든 결국은 내연기관을 사용하기 때문에 내연기관의 청정화가 가장 큰 관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이번 모터쇼를 통해 선 보인 두 개의 하이브리드 테크놀러지를 보면 그것이 더욱 분명하게 나타나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첫 번째가 3.0리터 V6 디젤엔진과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블루텍(BlueTec)이라는 신 개념의 파워 트레인. 바이오닉(Bionic)이라는 약간은 박스 타입 형상이지만 에어로다이나믹한 컨셉트카에 채용되어 등장한 이 블루텍 하이브리드는 갤런당 50마일을 주행할 수 있다고 메르세데스 벤츠의 테크놀러지 책임자인 토마스 베버(Thomas Weber) 는 밝혔다.
또 하나는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사용한 다이렉트 하이브리드. 이는 신형 S클래스에 채용해 선보인 시스템으로 3.5리터 V6엔진과 조합된다. 이 역시 연비를 25%나 증대시켰다고 주장했다.
연비를 무엇보다 강조한 것이다. 누차 강조하는 얘기이지만 연비가 좋은 차가 유해 배출가스가 적기 때문에 공해와 연비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연비를 규제하면 유해 배출가스 배출을 그만큼 규제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게 된다.
어쨌거나 최근 석유가 급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연비가 좋은 차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져 있고 그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대안 중의 하나로 하이브리드카가 크게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GM유럽의 회장인 프리츠 헨더슨은 사람들이 하이브리드카에 대해 알게 될수록 더 갖고자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를 제외한 GM 관계자들은 대부분 디젤엔진이 하이브리드카보다 연비에서 더 우수하다고 주장해 오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 CEO인 베른트 피셰츠리더도 소비자들이 이 기술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확인할 수 있을 때까지 하이브리드 세그먼트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미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카를 구입하려면 1년 가까이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물론 그 바람은 토요타의 프리우스가 주도하고 있다. 토요타는 딜러들에게 공급 물량이 달리기 때문에 렉서스 RX400h의 주문을 받지 말라고 요구할 정도다.
하지만 유럽시장의 오너들은 아직은 그런 상황은 아니다. 특히 유럽의 운전자들은 가솔린 오랜 동안 높은 가솔린 가격을 지불해왔다. 하지만 미국은 최근 2년 사이에 두 배 이상으로 뛴 것이다.
미국시장에서 디젤은 흉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소비자들의 구매 리스트에 거의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디젤 기술에 대한 이미지는 20년 전 질 나쁜 제품에 대한 것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미국의 환경론자들은 질소산화물과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매연 등의 배출 때문에 디젤 기술을 싫어한다. 캘리포니아주의 엄격한 배기가스 기준도 디젤차의 공급확대를 막고 있다.
이에 반해 유럽의 환경론자들은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디젤엔진에 대해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또한 유럽의 디젤은 이미 상당히 청정화되어 있다. 훨씬 부드럽고 빠르고 연비도 비약적으로 개선되어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적어도 미디어에 나타나는 양상으로는 하이브리드에 밀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하이브리드는 제조회사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연비 성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신임 CEO 디터 제체는 독일의 한 잡지와 인터뷰에서 메르세데스 벤츠의 SUV가 렉서스 RX400h보다 연비가 더 좋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다임러크라이슬러 입장에서는 하이브리드 테크놀러지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있다. 다시 말해 토요타와 혼다에게 이 세그먼트 시장을 모두 내 줄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임러크라이슬러는 GM과 하이브리드 기술 개발에 합의했고 지난달에는 BMW가 이 컨소시엄에 동참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토요타의 하이브리드와는 달리 고속도로에서의 연비 개선을 위한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시에 유럽 메이커들은 디젤 차의 판매 확대로 토요타와 혼다의 기세를 꺾는다는 전략도 수행하고 있다. 디젤과 하이브리드 모두 연비 증대에 효과가 있다면 디젤을 사용한 하이브리드카는 훨씬 더 좋은 연비를 보일 것이라고 메르세데스는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가솔린과 똑 같은 정도로 디젤 엔진을 사용한 하이브리드카의 개발이 쉽지는 않다는 의견도 있다. 스톱&고 상황에서 작동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양산이 어렵다는 얘기. 또한 디젤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 모두 가솔린 엔진에 비해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상황인데 디젤 하이브리드라고 하면 훨씬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도 걸림돌.
그러니까 이번 프랑크푸르트쇼에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동시에 하이브리드 컨셉트카를 발표하면서 많은 주목을 끈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실제 시장에 등장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카의 판매 비율이 1%가 안되는 상황에서 과연 얼마나 적극적은 투자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아직은 확실치 않다.
과거 미국 빅3가 디젤 기술 개발에 소홀히 해 지금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입지 구축에 어려움을 겪게 된 전례가 있다. 과연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도 똑 같은 예가 될지에 대해 당장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다시 말해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카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고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유럽과 미국 메이커들은 수소시대로의 전환을 단언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쪽의 판단이 옳으냐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좀 더 깊이 들여다 보면 2004년 기준 전 세계 연간 자동차 판매대수 6,395만대 중 하이브리드카는 10만대 조금 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반해 디젤차량은 연간 1800만대 규모의 유럽시장 판매의 60%를 넘는 수준에 있다.
연료소모를 줄이고 유해배기가스를 저감한다는 공동 목표에 두 파워 트레인이 비슷한 정도의 효과를 보인다면 당장에 우위에 있는 것은 디젤임이 분명하다. 다만 토요타가 머지 않아 그들이 생산하는 모델 차량을 하이브리드카로 할 것이라고 밝히고 나서면서 싸움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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