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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프리미엄 메이커들이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뛰어든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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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01-03 05: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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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프리미엄 메이커들이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뛰어든 까닭은?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디젤엔진의 기술 개발에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며 하이브리드카를 과도기적인 기술이라고 무시했던 유럽 메이커들이 2005년을 기점을 생각을 바꾸었다. 어떤 형태로든지 하이브리드카를 라인업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는 물론이고 양산차 메이커들까지 2007~2008년 경이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용한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이 본격화된 것은 2005년 9월 프랑크푸르트쇼를 통해서였다. 당시 모터쇼 취재 도중 메르세데스 벤츠의 뉴 s클래스의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만난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의 한 간부는 필자에게 다가와 “오후에 놀랄만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자는 뉴 s보다 더 큰 이벤트가 무엇인가고 되물었으나 그녀는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리고 얼마 뒤 하이브리드 기술에 대해 가장 회의적이었던 메이커 중 하나인 BMW의 헬무트 판케 회장이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Z4쿠페와 X3 하이브리드 버전을 발표했다. 이미 아우디가 Q7에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한다고 발표했지만 BMW의 하이브리드카 개발 발표는 필자에게는 의외였다.

BMW는 1978년부터 내연기관을 이용한 수소 엔진 자동차의 기술 개발에 뛰어들어 상당한 진척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세계 각국을 순회하며 실용성을 입증해 보이고 있으며 바이 퓨얼 시스템을 채용해 수소와 가솔린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술 발전을 이루고 있다. 때문에 필자의 시각에서는 당장에는 가장 현실성이 높은 기술로 보고 있다.
그런데 그런 BMW가 다임러크라이슬러와 GM와 공동으로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하겠다고 발표를 했고 그날 저녁에는 별도로 헬무트 판케와 릭 왜고너, 디터 제체가 한자리에 모여 손을 맞잡고 협력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물론 BMW가 하이브리드 이야기를 처음한 것은 아니다. 몇 년 전 SUV인 X5에 커패시터를 탑재한 하이브리드 컨셉트카를 발표한 적이 있다. 때문에 작년 가을 프랑크푸르트쇼에 발표한 X3하이브리드가 전혀 새로운 것만은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X3에 탑재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고효율화된 밸브트로닉 엔진에 트랜스미션 내에 소형 모터를 조합한 것. ‘엔진의 BMW’로서는 내연기관만으로 15%의 효율 향상을 이루어냈기 때문에 모터는 무엇보다 부스터라고 주장하고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혼다와 같은 개념이다.
회생 브레이크와 발전으로 얻은 전력은 전지가 아닌 수퍼캡스라고 부르는 커패시터에 축전된다. 전지와 비교해 응답성이 높고 순간적으로 파워를 추출해내는 것이 커페시터의 특징. 다이나믹스를 신조로하는 BMW다운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X3 컨셉트카의 모터의 출력은 30kW정도 향상되었지만 토크는 3리터 디젤엔진과 조합에 의해 무려 60kgm를 넘긴다는 의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메르세데스 벤츠는 뉴 S클래스에 큰 힘을 부여하며 쇼장을 압도한데 이어 차세대 파워트레인만으로 별도의 컨퍼런스를 열었던 것이다. 메르세데스 코리아 관계자의 말처럼 이는 많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개발하는 하이브리드는 2종. 블루테크라고 하는 뇨소 SCR등의 후처리장치를 탑재한 클린 디젤에 모터를 조합한 연비중시의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BMW 및 GM과 공동 개발할 예정인 파워 중시의 스트롱 하이브리드다.
하지만 이처럼 대대적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발표하고 있지만 메르세데스는 궁극적인 미래의 파워 트레인은 연료전지라고 하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과도기적이라고 생각하는 하이브리드에 대한 그들의 생각이 그동안과는 적지 않은 변화가 있는 것이다. 하이브리드카에는 고압제어, 배터리, 모터 등 연료전지차의 개발에 있어 중요한 기술이 있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의 개발은 연료전지의 진화에도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

BMW와 마찬가지로 하이브리드에 관해 침묵해왔던 아우디도 Q7에 하이브리드 컨셉트카를 발표해 현장을 찾은 취재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판매의 50% 이상을 북미시장에서 올릴 것을 예상하고 있는 Q7의 상급 그레이드로서 하이브리드 모델의 컨셉트카를 등장시킨 것이다. 2008년 출시를 목표로 차체에의 응용은 아우디 독자적으로 진행시키는 한편 기초기술은 같은 폭스바겐 그룹의 폭스바겐, 그리고 일부 플랫폼을 공유하는 프로쉐와 공동으로 개발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9월 25일 포르쉐가 폭스바겐 그룹에의 출자를 발표했고 10월 7일에는 주식의 8.27%를 매입했다. EU통합하에서 폭스바겐법이 문제로 되어 있었던 것도 영향을 미쳤는데 폭스바겐 그룹을 축으로 해서 그들이 보다 강력한 관계를 구축해 갈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어쨌든 북미시장에서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독일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는 배경에는 2008년부터 발효되는 캘리포니아주의 P-ZEV(Partial – Zero Emission Vehicle) 규제가 있다. 1992년에도 캘리포니아에서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려면 1998년부터 완전 무공해차를 2% 판매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법률이 있었으나 전기자동차와 연료전지차의 개발이 지연되면서 시행이 연기되었었다.
그리고 2003년 하이브리드카를 P-ZEV로 인증하는 법개정이 성립했다. 대상으로 된 것은 소위 7대 메이커라고 하는 미 빅3와 일본의 토요타, 닛산, 혼다, 그리고 독일의 다임러크라이슬러 등이었다. 하지만 최근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폭스바겐과 BMW가 다시 그 대상으로 추가되었다.

이에 대해 독일에서는 아주 예민한 반응을 보였고 슈레더 수상까지 나서서 하이브리드카의 기술 개발을 촉구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때문에 독일 메이커들이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하지만 그 시기와 가격 등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시피했다.
지금으로서는 일본의 토요타 및 혼다에 비해 다른 메이커들의 하이브리드 기술은 그 격차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연료전지와 현재의 내연기관을 새로운 측면에서 개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와중에 하이브리드까지 다시 개발하려면 그 비용과 대량 생산을 위한 규모의 경제 추구 등이 쉽지 않아 결국에는 각 메이커들이 공동전선을 구축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얘기가 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토요타는 이미 전 모델에 하이브리드를 라인업 시킨다는 전략으로 지금도 속속 하이브리드카를 내놓고 있다. 문제는 미국시장의 비중이 클 수밖에 없는 이들 구미 메이커들이 북미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하이브리드카의 경쟁에서 일본 메이커들에게 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 있다.

사실 내연기관 시대에는 유럽 메이커들을 자동차 기술에서만큼은 세계를 리드해왔고 지금도 디젤 엔진 등에서는 일본의 하이브리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지금과 같은 상황이 전개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과연 하이브리드카가 시장을 장악할 것인지, 아니면 메르세데스 벤츠 등이 개발 중인 HCCI엔진으로 새로운 반전을 이룰 것인지 지금 세계 자동차 업계는 차세대 파워 트레인 부문에서 헤게모니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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