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회 충전으로 장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중 한 대를 꼽으라고 한다면, 테슬라 모델 S P100D가 그 후보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차는 1회 충전으로 315 마일(506 km)을 주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주행거리도 곧 기록이 깨질 것으로 추정된다. 전기차 스타트업 회사인 루시드 모터스에서 제작하는 전기차가 1회 충전으로 400 마일(643 km)이상을 주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전기차에서 가장 큰 배터리 용량은 100 kWh로 알려져 있다. 장거리 주행으로 유명한 테슬라조차 현재 315 마일을 달성했고, 조만간 100 kWh 용량의 배터리 팩을 적용해 340 마일로 확장할 예정이다. 엘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전기차의 배터리 용량은 100 kWh에서 멈출 것이라고 예측했다. 테슬라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와 아우디도 배터리 팩의 용량을 90-100 kWh 정도에서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루시드 모터스는 배터리 용량을 더 늘릴 예정이다. 기본 모델은 100 kWh의 용량을 유지하지만, 옵션으로 추가 배터리 팩을 선택하면 130 kWh로 용량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루시드 모터스는 섬성 SDI가 개발한 새로운 배터리 셀로 인해 이와 같은 용량과 주행거리의 실현이 가능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각 전기차 제조사마다 자사의 자동차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새로운 배터리 셀을 적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테슬라는 파나소닉에서 개발한 배터리 셀을 사용하고 패러데이 퓨처는 LG화학, 루시드 모터스는 삼성 SDI의 배터리 셀을 사용한다. 이 중에서 테슬라와 패러데이 퓨처는 얼마 안 있어 배터리 팩 또는 새로운 자동차를 공개할 예정이지만, 루시드 모터스는 아직 공개한 정보가 별로 없다.

사실 많은 운전자들이 전기차의 긴 주행거리를 고려하고 있지만, 충전에 소요되는 시간과 전기 요금을 고려해 보면 긴 주행거리의 실현으로 인한 전기차의 비싼 구매 금액이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시드 모터스는 경쟁자들을 압도할 수도 있는 주행거리를 발표했다. 기술력의 자랑인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루시드 모터스의 배터리 기술 감당 이사인 알버트 리우(Albert Liu)는 최근 발표에서 “삼성 SDI는 사내의 화학 전문 지식과 루시드 모터스가 제공한 대용량의 실전 데이터 시트 및 최첨단 배터리 모델을 결합해 에너지 밀도가 높고 급속충전 시 발생할 수 있는 배터리 손상에 대항할 수 있는 강인한 배터리 셀을 개발했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아직 또 다른 문제가 남아있다. 최근 몇몇 자동차 제조사가 800 볼트의 고전압 충전 솔루션에 대한 발표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루시드 모터스는 지금까지 자체 충전 솔루션에 대한 세부 사항을 발표한 적이 없다. 급속충전 시 배터리 손상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고 있지만 충전기와 코드의 안전성 문제도 중요하기 때문에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현재 루시드 모터스는 패러데이 퓨처와 같이 중국의 LeCeo 그룹을 모그룹으로 두고 있다. 패러데이 퓨처가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루시드 모터스는 애리조나 주에 새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루시드 모터스가 공표한 대로 새 모델이 2018년에 시장에 출시될 수 있을 것인지, 1회 충전으로 400 마일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지는 좀 더 진중하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