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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AMG GT 4도어의 디자이너, 비탈리스 엔스가 말하는 ‘운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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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8-10-05 01:4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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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AMG GT 4도어, 이 아름다우면서 실용성을 갖춘 쿠페를 디자인한 사람은 고든 바그너가 아니라 ‘비탈리스 엔스(Vitalis Enns)’이다. 건장한 체구에 수염을 기른 그의 모습을 처음 본 사람이라면 그의 직업이 디자이너라는 것을 쉽게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그는 분명히 디자이너이며 그에 맞는 실력도 갖추고 있다. 그리고 그는 AMG GT 4도어가 AMG GT 2도어 모델의 디자인을 계승하고 있다고 말한다.

 

자신감 있게 디자인에 대해 주장하는 그를 시승 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동안 사진을 통해 모델을 살펴보면서 가장 궁금한 부분이었던, AMG GT의 이름을 이어나가면서 4도어가 될 수 있었는가에 대한 것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미켈란젤로의 조각상’과 ‘비율’에 관한 것을 강조하며 그 자세한 면을 알려주었고, 그 뒤 다시 한 번 자동차를 면밀히 살펴보니 모든 것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은 운동미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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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AMG GT 4도어 쿠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운동미’라고 말한다. 이 차는 스포츠카이기 때문에 운동미가 있어야 하며, 그것이 바로 DNA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레이스를 통해 얻은 기술들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디자인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것으로, 결국 DNA는 경험과도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 그것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 운동미인 것이다.

 

그래서 특별한 표면, 즉 피부가 필요하다. 긴장감을 팽팽하게 당기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적절한 정도의 긴장감이 감돌게 만들며, 숄더 라인과 휠하우스 등을 통해 근육을 만드는 것이다. 차체에 전체적으로 근육의 질감을 늘리고 차체를 뒤로 좀 더 늘려서 리어에 힘을 싣는다는 느낌을 부여한다. 단순한 럭셔리카라면 공간이 희생되면 안되겠지만, 이 차는 스포츠카이기에 공간을 약간 희생시켜서라도 리어의 무게를 살려서 스포츠카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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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G GT 2도어 모델과 마찬가지로 4도어 모델도 강한 인상을 갖춘 프론트 마스크를 가졌다. 특히 전면에서 수직으로 핀을 세우고 있는 팬아메리카나 그릴은 마치 갈비뼈가 늘어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부여한다. 또한 차체 전체적으로 위에서 아래로 눌리는 중량을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공학적인 면임과 동시에 디자인적인 면이기도 하다. 폭이 넓으면서 날렵한 리어의 모습 역시 스포츠카의 공기역학과 디자인이 동시에 고려된 부분이다.

 

그는 AMG GT 4도어에 대해 ‘미녀와 야수’라고 이야기한다. 아름다우면서도 그 속에서 자동차가 갖추고 있는 힘이 잘 드러나 있다는 것이다.

 

비율이 AMG GT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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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G GT 2도어와 AMG GT 4도어의 비율은 확실히 다르다. 차체 크기의 차이도 있지만 그보다는 보닛의 길이와 운전석의 위치 등 전반적인 사항들이 모두 영향을 끼치고 있기에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AMG GT 4도어가 2도어 모델보다는 AMG E63에 가깝다는 의견도 있었던 것 같다. 기자 역시 이와 같은 비율에 의문을 갖고 있었기에, 디자인에 대한 발표가 끝나자마자 비탈리스를 찾았다.

 

그는 AMG GT 2도어와 GT 4 도어를 나란히 놓고 그린 기자의 수첩을 보자마자 질문의 의도를 알았다는 듯 자신의 스케치북을 펼치고 즉시 그림을 그려나갔다. 그림을 그리며 말한 것은 ‘스포츠카를 만드는 거리와 비율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스포츠카와 일반 세단을 결정짓는 요소로 보닛의 길이, 앞바퀴의 중심으로부터 A 필러 시작점까지의 거리, A 필러의 각도를 꼽았다. 그 요소들이 모여서 AMG GT 4 도어가 스포츠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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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바퀴로부터 A 필러까지의 거리가 가장 긴 모델은 역시 AMG GT 2도어이다. 또한 A 필러의 각도가 상당히 누워 있기도 하다. E 63 AMG는 앞바퀴로부터 A 필러까지의 거리가 가장 짧고 A 필러 역시 상당히 세워져 있는 형태이다. 물론 쿠페라이크한 모습을 갖추고 있기에 예전의 모델들보다는 날렵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단이기에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세우고 있는 숙명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AMG GT 4 도어는 그 중간 지점을 클릭한다. 아니, 정확히는 2도어 쪽에 조금 더 가깝도록 다듬어졌다. 앞바퀴로부터 A 필러까지의 거리를 확실히 확보하고 이를 통해 보닛을 조금 더 길게 뽑아내고 있으며 A 필러의 각도는 2도어 모델과 거의 유사하다. 그것이 전면과 측면에서 보여주는 ‘운동미’이며, 비율을 맞추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는 루프와 그린하우스까지의 높이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나는데, 그린하우스는 바퀴 상단에서 반지름을 더한 정도의 높이에 정확히 위치한다. 이를 통해 스포츠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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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에서는 강렬한 그래픽이 AMG GT와의 접점을 만든다. 프론트 범퍼를 장식하는 강렬한 형태의 A윙은 프론트 범퍼 끝 단의 거대 에어 인테이크를 장식하는 Z윙과 어우러지면서 기능적이면서도 역동적인 형상을 만들어낸다. A윙의 형상을 자세히 보면 그것을 뒤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앞도 뒤도 비슷한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있다. 물론 헤드램프와 테일램프의 디자인이 완벽하게 다르기 때문에 헛갈릴 일은 없겠지만 말이다.

 

AMG GT 4 도어는 E63 AMG와 비교했을 때 차체 길이가 조금 더 길다. 그 이유는 ‘운동미’를 위해 보닛의 길이를 확보하면서 전체적으로 객석이 뒤로 이동한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측면에서 그 길이를 느끼기는 사실 상 힘든데, 날렵한 형태의 패스트백 디자인을 취하고 있어서 그렇다. 오버행을 뒤로 연장해 트렁크까지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날렵함이 구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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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역시 그렇다. 경험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철학 아래 모든 것은 ‘운전자를 중심으로 감싸는 형태’로 설계되었다. 물론 패밀리카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가족이 탑승할 수 있는 공간도 넉넉하게 준비하고 있지만, 스티어링 휠을 잡고 제어하는 동작과 버튼 또는 레버를 조작하는 동작 등 모든 것이 운전자에게 맞추어져 있다. 계기반의 그래픽 역시 그런 식으로 제작되었고, 중앙에 거대한 회전계가 있고 속도가 숫자로 표시되는 형태가 되었다.

 

여러 장의 스케치를 통해 비탈리스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AMG GT 4도어를 설계할 때 ‘여러 사람에게 여러 말을 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머리를 스쳤다. 아마도 그가 만든 디자인을 들고 여러 명을 설득시키기 위해 노력했을 때, 그렇게 비율과 아름다움으로 무장하지 못했다면 지금의 디자인을 관철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그는 디자인으로 AMG GT 4도어가 GT 2도어의 정체성을 계승하고 있다는 명확함을 부여했다. 그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AMG GT 2도어 모델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만 할 수 있는 작업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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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와 이야기를 나눈 뒤 AMG GT 4도어를 다시 한 번 바라보면서, GT 2도어가 서 있는 것처럼 보였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감각적 순수미(Sensual Purity)’를 내세우고 있지만, GT 4도어 만큼은 ‘응축된 운동미’라고 따로 불러야 할 것 같다. 비탈리스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던 시간은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면을 한 번 더 엿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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