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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트럭 FH LNG는 어떤 미래를 바라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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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8-11-09 01: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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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트럭이 아시아 지역에서 최초로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트럭을 공개했다. 작년에 유럽에서 FH LNG 모델을 런칭한 후 다른 지역에도 차례로 선을 보이고 있으며 이제 아시아로 건너온 것이다. 볼보트럭은 이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라는 미래의 비전을 실현하고자 하며, 기존의 경유를 대체하는 연료와 관련된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다. 현재는 메탄을 중심으로 하는 CNG와 LNG, HVO(수소화 식물성 연료), DME(다이메틸 에터)를 집중 연구하고 있다.

 

글 : 유일한(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배터리 전기 또는 연료전지와 같은 전동화 동력을 탑재한 트럭이 아닌 LNG 트럭을 공개하는 이유는 먼 미래가 아닌 ‘근미래’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궁극적으로는 배터리 또는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게 되겠지만, 이 기술은 아직 완벽한 완성도를 보여주지 않고 있으며 인프라 구축 역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LNG 트럭은 현재의 디젤 엔진과 전동화 동력간의 간극을 줄이고 건너뛰는 단계에서 배출가스를 줄이는, 말하자면 현실적인 중간 단계의 솔루션이다.

 

볼보의 LNG 트럭이 다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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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LNG 또는 C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상용차들은 스파크를 이용한 점화방식을 기반으로 개발한 것들이다. 그래서 상용차에 필요한 충분한 힘과 토크를 제공하지 못했고, 버스 또는 소형 트럭 등 그나마 출력과 토크에 큰 구애를 받지 않는 일부 상용차들을 중심으로 보급되었다. 국내에서는 CNG를 이용하는 버스가 대표적으로, 지금은 보급 이후 시간이 상당히 지나 안정화가 많이 이루어졌지만 당시에만 해도 출력 걱정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볼보 FH LNG는 기존의 방식이 아니라 상용차 최초로 디젤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LNG 기술을 개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기존의 13L 디젤엔진에 적용하는 방식을 그대로 가져와 거의 동일한 출력, 성능, 등판능력 그리고 안락함을 제공한다. 그래서 기존 모델들과는 달리 중거리 뿐 아니라 장거리 운행에도 적합하다. 그래프는 약간 달라도 최고출력이 동일하게 나오며, 최대토크 발휘 구간이 약간 짧아졌지만 실 운행영역인 저 rpm에서 발휘한다. 디젤엔진에 비해 조용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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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엔진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완벽하게 LNG만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차체 왼쪽에는 LNG 탱크가 있고, 오른쪽에는 용량은 기존 트럭에 비해 작지만 경유 연료탱크와 요소수 탱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유는 엔진 점화 시 사용하고 주행 중 기존 경유의 90-95%를 LNG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CO2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디젤엔진보다 CO2 배출량이 20%는 감소한다고 한다. 바이오 LNG 또는 HVO를 사용하면 배출량을 100%까지도 줄일 수 있다.

 

LNG와 같은 메탄을 중심으로 하는 연료의 약점은 불연소된 메탄이 배출가스에 섞여 나오는 ‘메탄 슬립’으로 이것이 지구온난화의 요인 중 하나가 된다. 그래서 볼보 FH LNG는 ‘리턴 투 탱크’ 시스템을 적용해 엔진에서 불완전 연소된 메탄을 연료탱크로 다시 보내며 이를 통해 메탄 슬립을 최소화한다. 탱크에는 온도와 압력을 낮추는 기술을 적용해 영하 145도, 3바의 압력으로 최대한 많은 LNG를 저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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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하면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다른 트럭들에 비해 효율적이면서 경유를 사용하는 트럭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낮은 것이 핵심이다. 배기 브레이크도 사용할 수 있으며, LNG가 바닥났을 때 보급을 받지 못해도 저출력 모드가 있어 충전소까지 임시 운행이 가능하다. 그런데 탱크 사이즈에 따라 최소 550km, 최대 1,000km를 주행할 수 있기 때문에 저출력 모드가 활약할 일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인프라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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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는 이미 상용화가 이루어져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하고 있는 트럭이 국내에서는 소개만 하고 있는 것은 인프라의 부족이 크다. 트럭을 운행하고 싶어도 연료인 LNG를 쉽게 보충할 수 없다면 경유를 사용하는 디젤 트럭에 비해 장점이 없다. 아무리 친환경과 이산화탄소를 강조한다고 해도 이러한 대형 트럭을 사용하는 운전자들은 오늘도 화물 운송을 위해 운송 시작점 근처에서 간단하게 주유를 진행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여러 가지 운송수단에 대한 것은 이미 개발이 되어 있거나 그 완성도를 상당히 높인 것들이 있다. 문제는 언제나 동력을 얻기 위한 인프라이다. 몇 달 전, 연료전지차를 구매한 고객이 서울 내 충전소 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원하는 시기에 필요한 만큼의 수소를 충전할 수 없었고, 결국 연료가 떨어진 자동차가 멈추는 바람에 목적지에 가지 못하고 하룻밤을 보내야만 했었던 사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볼보트럭 측은 ‘여러 가지 솔루션은 준비되어 있으며 현재 관련 기관과 협회 등을 통해 정부 측과 접촉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솔루션의 적합 여부는 시장이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시장이 솔루션을 판단하기도 하지만, 정책이 솔루션을 결정하는 것도 있다. 가까이에서는 일본을 들 수 있는데, 현재 일본 내 주요 지점에 수소충전소를 개설하기 위해 정부는 물론 자동차 제조사, 에너지 업체들이 연합을 만든 일이 그렇다. 이는 일본 정부가 수소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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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해 한국은 어떠한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LNG는 이미 한국에서도 많이 취급하고 있는 에너지이지만, 이를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는 충전소를 개설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연료전지차를 위한 수소충전소 등 조금은 멀 수도 있는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도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근시일인 1-2년 내에 결과를 볼 수도 있을 법한 LNG와 관련된 기술에 대한 투자 이야기도 없다.

 

볼보 FH LNG는 ‘멀리 있다고 생각하면 다른 나라에서 하고 있는 것을 볼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볼보트럭은 “기술은 준비되어 있으므로 인프라만 준비된다면 바로 수입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발동을 걸기 위해 준비 중인 LNG 트럭이 한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보급을 통해 국내에서 배출가스를 저감시킬 수 있을지는 이제 ‘구축 여부가 아직은 불투명한’ 인프라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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