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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의 아듀가 아쉬운 그대에게, 범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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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8-12-29 13: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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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이 비틀의 단종을 결정했다. 올해 LA 모터쇼 무대에서 공개한 비틀 파이널 에디션이 모두 판매되고 나면, 그 뒤로는 비틀을 볼 수 없게 된다. 폭스바겐을 전쟁의 아픔에서 일으켜 준 모델인데다가 그 특유의 디자인으로 ‘비틀’이라는 별칭을 얻으면서(본래 이 모델의 이름은 따로 있었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던, 한 브랜드의 대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가 사라진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그만큼 자동차의 대세가 바뀌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비틀이 단종된다 해도, 그 특유의 디자인과 간략한 메커니즘 그리고 4명을 위한 실용적인 자동차로 얻었던 수십 년 간의 인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비틀은 어느 새 하나의 자동차라는 개념을 넘어서서 패션의 아이콘이 되었고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사람들과 울고 웃었다. 그리고 비틀의 끝이 다가오고 있는 이 시점에서 비틀이 등장하는 또 다른 영화, 트랜스포머의 프리퀄인 ‘범블비’가 개봉했다.

 

범블비 = 비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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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의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기억하는 범블비의 모습은 ‘마이클 베이’가 감독을 맡은 영화 ‘트랜스포머’에 등장했던 쉐보레 카마로만을 기억할 것이다. 분명 그 모습도 범블비로써는 인상적이었지만, 원작을 아는 사람들로써는 자동차가 다르다는 것은 뒤로 미뤄놓고라도 너무 커져버린 범블비에게 낯선 감각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원작에서의 범블비는 사람보다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놀기 때문이다.

 

그런 원작에서의 모습을 바랬던 트랜스포머의 팬들이라면, 다시 폭스바겐 비틀로 태어난 범블비에게 환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게다가 원작과는 이야기의 전개가 조금 달라지지만, 기억과 목소리를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활발하고 때로는 아이 같이 행동하는 범블비는 자신의 주인인 ‘찰리’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같은 음악을 들으며 교감한다.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다른 노선을 타면서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았던 특유의 변신 장면도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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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내에서의 범블비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하다. 트랜스포머 오토봇 군단들 중에서는 비교적 작은 체구를 갖고 있는데, 이는 디셉티콘 군단과의 싸움에서는 불리한 요소일 수도 있으나 인간들과 교감하고 같이 어우러지는 데 있어서는 상당히 유리한 요소가 된다. 게다가 폭스바겐 비틀은 오랜 기간 사람들에게 이동수단으로뿐만 아니라 아이콘으로 사랑을 받았던, 그래서 친숙한 요소들을 지니고 있는 자동차다. 범블비의 모델로 비틀이 선정된 것 자체가 우연이 아니다.

 

그리고 이번 ‘범블비’가 혁신적인 것은 전투의 주체가 이전 영화들처럼 ‘훈련된 군인’들이 아니라 거의 순수하게 트랜스포머들의 전투, 그러니까 오토봇과 디셉티콘 군단에 집중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투 요원으로 WWE의 수퍼스타인 ‘존 시나’가 등장하지만, 전투를 약간 유리하게만 만들어주는 보조 요원으로만 그 활약을 묶었다. 그래서 범블비가 지구에서 혼자 활약하는 장면이 더 뜻깊게 다가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폭스바겐 비틀은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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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은 그 유명한 엔지니어인 ‘페르디난드 포르쉐’가 설계, 제작한 모델이다. 본래 2차 세계대전 전에 출시되었어야 할 자동차였지만, 전쟁으로 피폐해진 독일은 생산 능력과 함께 자동차를 양산할 자유도 제한당했다. 그 이후 양산의 여지를 찾은 폭스바겐은 저장된 설계도를 다시 꺼내고 비틀을 양산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1955년, 양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100만대 이상의 비틀이 조립 라인에서 롤아웃되면서 그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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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이유는 디자인적으로 친숙한 것도 있었지만, 초크를 작동할 필요 없이 즉시 작동하는 공랭식 엔진, 유지와 보수에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소형차임에도 불구하고 엔진이 높은 잠재력을 갖추었으며 배기량보다 좀 더 높은 출력을 발휘한다는 것이 주효했다. 포르쉐 박사는 비틀을 설계할 때 정비를 좀 더 용이하게 만들기 위해 일부러 공랭식 엔진을 사용했는데, 이는 비틀의 수명을 크게 연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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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은 1960년대에 북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이후 갈수록 강력해져 가는 충돌 관련 안전 규정과 배출가스 문제로 인해 조금씩 그 판매량이 낮아지기 시작했지만, 폭스바겐은 비틀의 끈을 놓지 않았다. 1994년 NAIAS 무대에 등장한 ‘컨셉트 원’은 수 많은 비틀의 팬들을 매료시켰고, 폭스바겐은 1997년에 PQ34 플랫폼을 이용해 만든 ‘뉴 비틀’을 출시했다. 시대의 요구에 따라 엔진이 후면에서 전면으로 이동하고 FF방식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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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11년, 현재의 비틀이 등장했다. 비율은 조금씩 바뀌었지만 레트로 디자인을 계속 유지했다. 그러나 그 비틀에도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SUV와 크로스오버가 인기를 얻는 시대에 3도어 형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비틀은 4명이 탑승할 수 있다고 해도 인기를 얻을 수 없었다. 도어를 추가하거나 비틀의 디자인을 딴 SUV가 등장한다면 인기를 다시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러기에는 폭스바겐의 라인업들이 너무 단단했다.

 

결국 비틀은 파이널 에디션을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갈 예정이다. 그러나 폭스바겐이 전동화 시대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려 하기에 비틀의 운명을 단종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이미 전기 모터의 힘을 빌려 과거의 마이크로버스를 현대적으로 살리는 ‘I.D.BUZZ’를 기획 중인 폭스바겐은 비틀도 그렇게 부활시킬 가능성이 높다. 폭스바겐의 CEO인 ‘헤르베르트 디에스’도 비틀 EV 모델의 등장에 대한 힌트를 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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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마지막에 범블비는 여주인공과 헤어지며 비틀의 모습을 벗고 오토봇의 리더인 ‘옵티머스 프라임’에게 돌아간다. 그러나 범블비가 계속 지구에 살고 있듯이 폭스바겐 비틀도 지구상에서 계속 남아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폭스바겐과 범블비, 그 어느 누구에게도 ‘아듀’를 외치고 싶지는 않다. 범블비도, 비틀도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기에 그리고 언젠가 다시 부활할 것을 기대하고 있기에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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