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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관련 화재, “아직은 뚜렷한 해결책이 없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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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desk(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23-04-14 1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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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전기차의 화재와 관련한 뉴스가 종종 등장하고 있다. 데이터상으로는 내연기관차보다 화재 비율이 적기는 하지만 화재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는 점 등이 부각되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발생한 화재 사건을 통해 빠른 발화 시점과 더불어 배터리가 전소된 이후에야 화재가 진압된다는 정도가 전부다. 관련해서 ‘이차 전지 승자의 조건(정경윤/이상민/이영기/정훈기, 2023년, ㈜ 도서출판 길벗)’의 일부를 전제한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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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의 불편한 진실 중 하나인 배터리 화재 사고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전기차 화재 소식이 종종 들려온다. 현대자동차 코나 전기차 화재 사고에서는 배터리를 포함한 전기차의 주요 부위가 전소되었다. 공동조사위원회의 발표와는 달리 분리막 손상을 100% 화재 원인으로 단정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실제로 분리막을 다양한 형태로 훼손한 뒤 충, 방전을 수백 번 반복하는 재연실험을 현대자동차와 공동으로 시행했지만 화재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도대체 무엇이 화재 원인일까? 배터리 관리 시스템(Battery Management System BMS)의 냉각 시스템과 각종 제어장치의 오류로 인한 열관리 문제일까? BMS는 수많은 배터리 셀의 온도, 충전상태, 전압 등을 감시,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사람으로 치면 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 BMS의 관리가 소홀해도 배터리는 쉽게 열에 취약해질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어떻게 구성되었길래 화재 사고가 이어지는 것일까. 먼저 배터리 자체의 구성을 살펴보자.

전기차 배터리에 적용된 리튬이온 전지는 기존 수용액 기반 전해액을 사용하던 자동차용 납축전지와는 달리 가연성 유기용매를 사용하고 있다. 이유는 전해질로 사용되는 리튬염이 특정 유기용매에서만 용해되어 리튬이온(Li+) 형태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연성 유기용매를 적용한 액체전해질을 통해서 서로 반대 전극으로 이동하면서 반복적으로 리튬이온이 삽입/탈리되는 메커니즘에 의해 배터리가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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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는 최적의 성능을 내기 위해 가연성의 액체전해질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대신, 여기에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첨가제들을 혼합하여 배터리 셀 레벨에서의 안전성 확보방안을 별도로 적용하였지만, 셀이 외부적인 요인으로 충격을 받아 단락이 발생하거나 갑작스러운 배터리의 온도상승에 따른 전해액의 분해로 유발된 폭발 및 발화를 근본적으로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배터리는 애초에 잘못 제조되어 발화의 원인이 되어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물리적 또는 전기적인 외부요인에 의해 화재가 시작되는 발화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셀 내부 온도가 60℃를 상회하여 장시간 노출되면 음극 표면의 얇은 고체막층 분해가 먼저 일어나고, 이후 전해액의 분해반응을 통한 가스발생으로 인해 셀이 부풀어 오른다. 셀 내부 온도가 130℃ 이상 상승하기 시작하면 분리막의 용융에 의한 단락이 발생하면서 발화가 진행된다. 

분리막의 단락 이후 급격한 온도상승이 야기되어 셀 온도가 200℃를 넘게 되면서부터 양극 활물질의 분해로 인한 다량의 산소 분압이 발생한다. 발생된 산소는 발화를 촉진하여 이후 급격한 열 폭주 상태에 이르게 된다. 또한, 충방전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음극 표면에 리튬 금속이 뾰족한 나뭇가지 모양으로 들러붙는 덴드라이트가 생성되는 과정에서도 단락에 의한 발화가 일어날 수 있다.

발화점으로 작용한 셀들은 인접 셀들로 연쇄적으로 발화를 유도한다. 리튬이 삽입된 흑연 음극은 리튬 포일과 거의 유사한 반응성을 지니기 때문에, 일단 발화가 일어난 셀들은 전소될 때까지 진화가 거의 불가능하다. 만약 물을 끼얹어 진화를 시도하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발화한 리튬이온 전지에 물을 직접 뿌리면 꺼질 듯하다가도 화염이 다시 살아나고 지속적으로 흰 연기를 분출한다. 이때 분출되는 흰 연기는 불화수소 가스이다. 불산용액을 제조하는 원료가스로, 배터리 내 액체전해질에 용해되어 있는 리튬염의 음이온이 물과 반응하여 발생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배터리에 한번 난 불은 좀처럼 꺼지지 않는다. 일반 소화기로 진화가 안 되는 건 물론이고, 완벽하게 산소를 차단하지 않는 이상 자발적인 화학반응이 계속 일어나기 때문에 불씨가 다시 살아난다. 질식 덮개를 이용한 산소 차단으로는 진화 가능성은 없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로서는 불화수소 가스의 발생을 감수하고라도 엄청난 양의 물을 오랜 시간 뿌려야만 진화할 수 있다.

2021년 4월 17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외곽에서 발생한 테슬라 모델S 차량의 충돌 후 화재 당시 소방관들은 진화에 애를 먹었다. 불이 꺼진 듯하다가도 검게 그을린 차체의 바닥 부분에서 계속 불꽃이 튀면서 화염이 번졌기 때문이다. 소방관 8명이 전기차의 불을 끄는 데만 7시간이 걸렸고 2만8,000갤런의 물을 쏟아 부어야 했다. 일반 내연기관차의 불을 끄는데 보통 300갤런의 물이 소요되는데,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약 100배에 달하는 물은 쓴 셈이다. 이곳 소방서 전체가 한 달에 사용하는 양과 같고 미국 평균적인 가정의 2년치 사용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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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하여 미국 NBC는 전기차의 인기가 치솟고 있지만 화재에 대처할 수 있는 장비는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고 언급하면서, 미국 전역 대부분의 소방관이 전기차 화재 진압에 대한 구체적인 훈련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2020년 말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는 전기차 배터리에서 전류 차단 메커니즘이 심각한 충돌사고 시에 종종 손상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대부분의 전기차 제조사의 비상상황 대처 지침에서 리튬이온 전지 화재 진압에 필요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고 소방관의 이해도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에도 2020년 12월 서울 한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에서 테슬라 모델X 전기차가 벽면을 들이받은 뒤 불이 났는데, 배터리가 다 탈 때까지 연기와 불꽃이 20~30분 간격으로 발생하면서 진화에만 총 5시간이 걸렸다.

전 세계가 탄소중립 등 친환경 기조를 강조하면서 양산이 쉬운 리튬 이온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마 호주 뉴캐슬대학 폴 크리스텐센 교수의 미국 CNBC 인터뷰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아직 배터리 화재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지구 환경을 위한 탈탄소에는 리튬이온 전지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현재까지는 그 위험성을 모두 파악하지 못한 상태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소재의 개선, 셀 설계의 개선, 모듈 및 레벨에서의 안전성 확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안전성이 점점 향상되고 있으며, 머지 않은 미래에 비록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인사 사고는 막을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으나, 일반 소비자가 요구하는 전혀 불이 나지 않는 배터리로의 발전은 다른 각도로 봐야 할 수도 있다.

때문에 전고체 전지 등 차세대 배터리가 나와서 상용화될 때까지는 전기차 화재가 늘어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예상도 있다. 한편으로는 시장에 나온지 약 150년이 된 내연기관 자동차의 화재 발생률이 전기차보다 높다는 것은 자동차 화재를 막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기술이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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