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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와 공존하는 유럽의 튜닝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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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4-11-25 14: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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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와 공존하는 유럽의 튜닝문화

튜닝(Tuning)이란 사전적인 의미는 조율이다. 자동차 튜닝이라고 할 때에는 기본적인 내용에 변경을 가해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을 말한다. 크게 드레스 업 튜닝과 퍼포먼스 튜닝으로 구분한다.
튜닝이란 제조원가를 최소화 해야 하는 양산차가 가질 수밖에 없는 몰개성을 탈피해 나만의 개성을 살리기 위한 것이 기본적인 목적이다. 그래서 가장 먼저 관심을 갖는 것이 눈에 보이는 부분을 바꾸는 것이다. 휠을 색다른 디자인으로 바꾼다거나 리어 스포일러를 장착한다거나 등등을 통해 뭔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자하는 발로다. 물론 타이어교환이라든가 시트커버의 장착 등도 이에 속한다.
그리고 퍼포먼스 튜닝은 평범하면서 무리없는 성능을 추구하는 양산차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드라이버가 원하는 방향의 성능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엔진 출력을 높이고 승차감을 좌우하는 쇽 업소버 등 서스펜션 시스템이라든지 제동장치 등의 교체가 대표적인 것이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가속력 중시의 차를 만들어낸다거나 핸들링이 뛰어난 차, 고속주행안정성이 좋은 차 등등 원하는 성격의 차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런데 개인이 이런 튜닝을 하기란 쉽지 않다. 기술력이 있어야 하고 설비와 장비가 필요하다. 그래서 튜닝업체가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튜닝이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불법으로 간주되고 있다. 아니 불법이라기 보다는 법적으로는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시행단계에서 대부분 제동이 걸린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지역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 선진국에서는 전문 튜닝업체가 자동차회사와 협력을 통해 별도의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튜닝 문화는 그 나라의 국민성과 기후 및 도로 조건 등에 따라서 각기 다른 색을 나타낸다. 다시 말해 지역에 따라 추구하는 개성이 다르고 그 때문에 자동차에 나타나는 것도 틀리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자동차문화가 가장 먼저 발전했고 가장 앞선 유럽지역에서도 나라마다 그 성격이 다르다.
우리가 튜닝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거론하는 나라가 독일이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발명을 가장 먼저 했을 뿐 아니라 튜닝 문화도 가장 발달되어 있는 나라가 바로 자동차의 종주국 독일이다. 독일 자동차문화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독일의 장인정신에 근거한 국민성과 속도 무제한의 고속 도로인 아우토반, 그리고 자동차 경주를 꼽는다.
다시 말하면 독일의 튜너들은 양산차를 바탕으로 튜닝카를 개발할 때 합리성을 극단적으로 강조한다는 것이다. 일하는 과정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독일 튜너들은 대체적으로 특정 자동차 메이커의 차종만을 집중적으로 튜닝한다. 즉 메이커 전문 튜너인 것이다. 그렇게 해서 그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해당 메이커와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그렇게 하면 사업적인 측면에서의 안정성, 심도 깊은 노하우의 축적을 통한 수준 높은 튜닝 등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
튜너와 메이커간의 상호 이해가 일치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비용저감을 고려해야 하는 양산차 메이커가 할 수 없는 일을 튜너들이 하고 자금력 등에서 열세일 수밖에 없는 튜너들의 어려움을 메이커가 해결해 준다.
그래서 그들은 신차 개발 초기 단계부터 서로 기술과 정보를 교류하고 개발한 자동차를 각종 레이스에 참여시키기도 한다. 때로는 메이커를 대신해 자동차경주에 출전하기도 한다. VW 및 Audi의 전문 튜너인 ABT 같은 경우에는 폴크스바겐 모터스포츠를 대신하여 원 메이크 레이스인 ‘VW Lupo Cup’이나 ‘VW Beetle Cup’을 주관하고 있으며, Audi Sport를 대신하여 STW나 DTM에 참가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메이커와 튜너들가의 관계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발전해 있다. 예를 들어 독일의 BMW 전문 튜너인 AC 슈니처(Schnitzer)나 알피나(Alpina) 등은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해당 국가의 BMW 공식 수입사와 함께 활동하는 관계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들 튜너들이 비공식 루트를 통해 들어와 있으며 알피나는 올 가을 공식 수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국가에서는 튜너이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는 완성차 개념으로 들어오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차량만을 튜닝해왔던 AMG는 벤츠 그룹의 산하로 합병되어 경주용 차량 제작과 시판용 스페셜 모델을 개발하는 그룹 내 튜너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예도 있다.
그 외에도 벤츠 전문 튜너인 브라부스, 아우디와 폴크스바겐 전문 튜너 외팅커, 포르쉐의 루프, 페라리의 쾨니히, 오펠의 이름셔가 오펠사 등과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여기에 콰트로, MK모터스포츠, 하르트게, 알피나, 슈트로젝 등도 메이커와 친밀한 유대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더불어 이미 시판된 차량을 단순 튜닝하는 수준을 넘어서, 메이커로부터 반 조립 상태의 차를 인수해 특수 분야의 높은 기술력을 활용해 매우 수준 높은 고성능 모델을 제작하기도 한다. 이 같은 튜너의 대표적 사례가 BMW의 튜너인 Alpina, 포르쉐의 튜너인 Ruf 등일 것이다.결국 독일의 튜닝 산업은 단순히 튜너에 머물지 않고 소규모의 자동차 제작사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다만 주목할 것은 이들의 손길을 거친 차량들은 원래 메이커에서 제작한 차량의 성격은 가능한 한 유지한 채로 자동차 전체의 수준이 향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치상의 동력 성능 향상과 동시에 이에 걸맞은 조종 성능과 제동 성능을 갖춘 차를 만든다는 것이다.
물론 전문 튜너가 아닌 경우도 많다. 익스테리어 튜닝, 즉 드레스 업을 중점적으로 하는 MS Design이나 Rieger, Zender 등은 거의 모든 메이커의 차량을 대상으로 에어로 파트와 머플러, 그리고 서스펜션 스프링 등 튜닝 부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프랑스는 독일과 이웃하고 있지만 자동차문화와 튜닝에 대한 생각에서 크게 다른 면을 보여 준다. 독일차가 아우토반을 배경으로 고속직진안정성에서 세계 최고의 성능을 자랑한다면 프랑스는 핸들링 최우선의 차를 만든다. 또한 튜너들이 독일처럼 브랜드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우리가 생각하기보다 훨씬 자동차 산업에 크게 영향력을 미친다. 가끔씩 프랑스 영화를 통해 등장하는 튜닝카들은 감각적이면서도 아주 과격하다. 엄청난 출력과 현란한 색채, 그리고 과격한 에어로 파츠 등 예술을 사랑하는 프랑스 사람들의 감성적 성격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대부분의 튜너들이 독일이나 일본의 튜너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으로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국의 튜닝 문화도 그 역사가 길다. 영국은 자기 집의 뒷마당에서 자기 스스로 차를 만들어서 타는 소위 백야드 빌더의 문화가 있다. 이는 독일처럼 브랜드화한 수준의 튜닝이 아니라 개별 맞춤 제작차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수준의 커스텀 빌더도 후에 자동차 메이커로 발전한 예가 있다. 한때 기아자동차가 인수해 생산했던 엘란을 만든 메이커 로터스(Lotus)가 그것이다.
영국에서의 튜닝문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신사의 나라와는 약간 거리가 있는 뚜렷한 성격의 튜닝카를 선호한다. 단순히 직진 가속성능만을 최우선으로 하는 드래그 머신부터 작은 타이어와 낮은 차체, 수공 제품의 오버 펜더 등으로 무장한 스트리트 파이터 등 뚜렷한 목적을 가진 차들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페라리라든가 알파로메오 등 가속성능과 레이스장에서의 성능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이탈리아는 영국이나 독일과는 또 다르다. 단지 성능 뿐 아니라 장인정신이 깃든 최고급 제품을 추구하는 문화도 숨어 있다.
그런 배경 때문에 이탈리아에는 세계적인 튜너들이 선호하는 최고급 부품 회사들이 많다. 스티어링 휠 Momo, 레이싱 용품 및 부품 제작사인 Sparco, 그리고 세계 최고의 알로이 휠 제작사의 하나인 OZ racing 등이 좋은 얘이다.
이런 문화를 배경으로 하는 튜닝 부품과 정열적인 이탈리아 국민성이 조합되어, 이탈리아에는 레이서 지망생들이 레이싱카를 직접 만들어서 타기도 한다. 그런 점으로 인해 규모화하고 체계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약점이 있다.
그 이외에도 스위스라든가 오스트리아 등 많은 나라들이 튜닝에 대한 관심이 나라들이 많지만 독일의 튜너만큼 기업화되어 있거나 세계적으로 판매망을 갖춘 곳은 많지 않다.
다시 말해 유럽 자동차 튜닝은 기업화와 함께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독일의 튜너들이 독보적인 지위를 점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튜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대부분 단품 위주에 그치고 있으며 기술 개발보다는 다른 튜너들의 제품을 복제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다. 또한 정부당국자의 무지와 메이커의 무관심 등으로 인해 제자리를 잡기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튜너들의 기술력이 빛을 보아 완성차 메이커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서로 인식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리의 후진성을 파고 들어 위에서 언급한 유럽과 이웃 일본의 튜너들이 서서히 국내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자동차 시장을 통해 시장을 파악한 메이커들과 함께 통해 튜닝시장까지도 잠식해 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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