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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운전성 평가기술-2.운전성 개발 트렌드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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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0-04-17 00:36:50

본문

1. 서론
차량의 주행 성능 중 운전성(Drivability)은 차량이 얼마나 운전자의 의지에 대하여 충실하고 원활하게 움직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운전성은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시작하여 시동을 끌 때까지 차량 주행 전반에 걸쳐, 운전자와 차량 사이의 상호 작용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현상들이다. 차량이 우수한 운전성을 가지려면 우선 가속 페달을 통한 운전자의 의도를 정확이 읽어야 하고, 운전자의 의도 이상으로 차가 나가거나 가속감이 부족하지 않은 적절한 구동력을 발생시켜야 하며, 응답지연, 충격과 같은 불필요한 이상 현상이 없도록 엔진과 변속기를 제어해야 한다. 하지만, 엔진 및 변속기 제어 이전에 차량 컨셉 및 차량 중량에 맞는 파워트레인 선정, 적당한 구동계 강성과 유격 최소화 등 하드웨어 부분의 최적화가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최근에는 운전성 정량화를 통하여 운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엔진, 변속기 제어 이외에도 감성적인 영향 인자도 함께 고려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글 / 이성호 (현대∙기아자동차)
출처 / 한국자동차공학회 오토저널 2010년 4월호


운전성은 차량 특성을 결정하는 대표적인 성능 중 하나이다. 운전성 튜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차량의 특성이 크게 달라진다. 과거에는 기술적인 한계와 인식 부족으로 이러한 차량의 맛을 살리는 부문의 연구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기술 발전으로 보다 자유로운 엔진 출력 제어가 가능해지고 고객의 운전성에 대한 Needs가 다양해짐에 따라 이 부문의 연구가 보다 활발해지고 있다.

2. 본론
1) 과거의 운전성 개발

과거 운전성 개발은 주로 주관 평가(Subjective Evaluation)에 의존하였다. 운전성 전문 평가자가 다양한 운전 조건에 대한 주행 평가를 실시하여 문제점을 찾아내면, EMS(Engine Management System) 및 TMS(Transmission Management System) 소프트웨어의 Calibration으로 이를 개선하였다. 문제 현상은 Hesitation, Stumble, Sag, Shock, Jerk, Surge 등과 같은 운전성 용어로 표현이 되었는데<그림 1>, 이러한 용어들은 엔지니어링 언어가 아닌 고객의 언어에 가까웠기 때문에 현상을 기술적으로 묘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엔진 출력은 현재와 같이 높지 않았으며, 가속 페달 개도에 대한 엔진 출력은 페달과 케이블로 연결된 기계식 쓰로틀 밸브(Mechanical Throttle Valve)로 조절되었다. 즉, 운전자의 가속 페달 조작에 따른 쓰로틀개도가 기계적으로 정해지면, 엔진 흡입 공기량이 결정되고 그에 해당하는 출력이 엔진 하드웨어 특성에 따라 결정되었다. 때문에 가속 페달 개도에 대한 엔진 출력을 제어하는 것에 대한 자유도가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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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는 자동 4단이 주를 이루었는데, 4단 자동변속기 차량에서는 큰 단간비로 인해 각 운전조건에 맞는 최적의 기어단을 찾는데 있어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았다. 이러한 기술적인 한계로 인하여 당시의 운전성 개발은 앞서 언급한 Hesitation, Shock 등과 같은 Critical한 문제점을 찾아내고 개선하는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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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운전성은 고객의 만족도를 측정하는데 활용되는 카노 모델(Kano Model, <그림 2>)에서 One Dimensional (일원적 : 충족되면 만족하고 충족되지 않으면 불만) 또는 Must-be(당연적 : 충족되지 않으면 불만하지만 충족된다고 만족하는 것은 아님) 품질 요소에 해당되었다고 할 수 있다.

2) Power Design
엔진 출력 향상과 전자 제어 쓰로틀(Electronic Throttle Control, <그림 3>)의 적용 확대에 따라 가속 페달에 대한 엔진 토크를 소프트웨어적으로 실시간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전자제어 쓰로틀은 가속 페달과 엔진 쓰로틀 밸브 사이의 케이블을 없애고, 전기적인 신호를 이용하여 쓰로틀 개도를 제어한다. 가속 페달에 장착된 포지션 센서에서 운전자가 페달을 밟은 양을 감지하여 ECU(Engine Control Unit)로 전송하면 ECU에서 현재의 주행 조건에 필요한 연료량을 계산하고 그에 따른 최적의 쓰로틀 개도를 계산하여 액츄에이터로 쓰로틀 밸브를 개폐하는 원리이다. 초기의 전자제어 쓰로틀 장치는 단순히 가속 페달 개도와 쓰로틀 개도 사이의 1차원 맵에 의해 쓰로틀 개도를 결정하는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대부분의 EMS에서 가속 페달개도와 엔진 회전수에 따른 목표토크를 결정하는 토크맵과 가∙감속과 같은 과도상태에서의 토크 궤적을 조정하는 토크 필터 등의 토크 모델링<그림 4>을 사용하여 보다 세밀한 엔진 출력의 제어가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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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는 점차로 다단화 되는 추세로 현재는 자동 6속 변속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최근 자동 8단 변속기가 LEXUS LS, GS와 BMW 5, 7시리즈에 탑재, 양산 되었다. 다단화는 연비 향상 외에도 가∙감속, 등∙강판 주행 등 다양한 운전 조건에 대하여 보다 최적에 가까운 기어단으로 주행이 가능해지고, 기어비 Span이 커져 저단의 구동력 향상되는 등의 운전성 측면 이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다단화와 함께 TMS 소프트웨어 기술도 발전하여, 등∙강판로 및 선회 구간과 같은 도로조건 및 정체 조건과 같은 교통 상황, Mild 또는 Aggressive한 운전자의 운전 성향까지 판단하여 최적 기어단을 찾아서 제어하는 수준에 까지 이르렀다.<그림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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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엔진 출력 및 변속단 제어의 자유도가 커짐에 따라 차량의 컨셉 및 특성을 결정하는데 있어 엔진 및 변속기 제어의 역할이 증대되었고 운전자의 의도에 맞도록 차량을 최적의 주행 상태로 만들어 줄 수 있도록 파워트레인을 제어하는 Power Design의 개념이 필요하게 되었다.

3) 운전성 정량화
운전성 주관 평가는 평가자의 숙련도와 경험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거나, 평가 결과가 정성적이기 때문에 원인 조사나 개선 등이 쉽지 않은 문제가 있다. 또한, 평가자가 선호하는 방향으로 차량 특성이 결정될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

이러한 주관 평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일찍부터 운전성의 정량화에 대한 연구가 있어왔다. 운전성 정량화는 고객이 느끼는 응답성, 선형성, 가속감, Shock 등과 같은 정성적인 항목들을 차량 가속도, 엔진 토크, 엔진 회전수, 기어단 등과 같이 측정 가능한 변수로 표현하는 것이다. 운전성 정량화는 평가자의 주관을 배제하고 숙련도에 따른 차이를 보완함으로써 일관성 있는 운전성 개발을 가능하게 하며, 차량 컨셉에 맞는 정량적 운전성 개발 기준을 설정하여 포지셔닝이 명확한 차량 특성을 갖도록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Sporty 컨셉의 쿠페 차량의 경우 서로 Trade off 관계에 있는 응답성과 Shock에 대한 정량적 개발 목표를 응답성에 비중을 두어 설정하고 개발하는 것이 가능하다.

운전성 정량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관 평가 결과와 계측 데이터 사이의 상관도를 정의하는 것이다. 가속 응답성 한가지에 영향을 주는 인자들만 해도 가속도, 가속도 변화율, 엔진 회전수 등 여러 가지가 존재하며, 인자들의 영향도는 각기 다르다. 인자들의 영향도를 구하기 위하여 다수의 전문 평가자가 주관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와 계측 데이터 사이의 상관관계를 구하기 위해 통계 분석이나 신경망 조직(Neural Network)과 같은 기법이 사용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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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성 정량화 Tool은 상용화된 AVL사의 Drive와 같은 제품도 있으나, 각 완성차 업체별로 추구하는 운전성 개발 방향이 다르고 북미, 유럽과 같은 지역별 고객이 선호하는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업체별로 고유의 운전성 정량화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운전성은 인간 감성의 영향을 많이 받는 분야이다. 운전성을 개발하다 보면 차량 가속도 등의 계측 데이터로는 거의 차이가 없는 두 차량이 실제 주행하는 느낌은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경우를 종종 만나게 된다. 또한 기술적으로 차량의 가속성능은 구동력이 클수록 우수하나 실제 운전자가 느끼는 가속감은 이와 꼭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는 운전성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여 고려하지 않았던 어떤 인자가 실제는 운전성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자를 운전성의 감성 영향 인자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엔진 사운드의 경우, 실질적으로 차량의 주행 성능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운전자의 감성에 영향을 주어 차량이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느낌을 갖게 하기도 하고 또는 그 반대의 느낌을 줄 수도 있다. 또한 차량 전반적으로 보다 Sporty한 느낌을 갖게 하기도 한다. 이러한 엔진 사운드와 같은 인자가 운전성의 감성 인자이다.

결국 운전성은 계측 데이터가 아닌 운전자 느낌의 향상이 최종적인 목표이므로 기존의 운전성 인자 외에도 이러한 감성 인자의 발굴 및 영향도에 대한 정성적, 정량적 정의가 요구되며, 운전성 정량화의 인자로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때문에 최근 들어 이러한 운전성의 감성 영향 인자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4) 운전성 트렌드의 변화 - Integration
최근에 와서 차량은 과거의 단순한 이동 수단에서, 달리는 것 자체로도 만족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존재로 그 개념이 바뀌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업체들도 각종 신기술과 다양한 편의장치의 적용, IT기술의 접목 등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 감동을 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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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성능에서도 Fun to Drive와 같은 개념이 중요시 되고 있으며, 이는 운전성도 예외는 아니다. 점차 운전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이 업체가 정한 차량의 주행 특성대로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호하는 특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기능이 적용된 차량에서는 운전자가 주행 중에도 버튼 하나로 Comfort 또는 Sporty 중에서 원하는 주행 특성을 선택할 수 있다. 관련된 제어 항목은 지금까지는 변속기 제어가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엔진출력 및 서스펜션과 스티어링까지 동시제어하며 그 단계도 기존의 Comfort, Sport의 2단계에서 좀더 세분화하여 4단계까지 운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힌 기술이 적용된 차량도 발표 되었다<그림 7>. 또한 운전자의 가∙감속 특징 및 가속 페달 조작 등의 데이터로부터 운전 성향을 판단하여, TMS가 그에 맞는 변속제어를 하는 기술은 이미 여러 TMS 업체에서 적용 중이다.

운전성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여러 시스템으로부터 직접적 또는 감성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과거에는 엔진 및 변속기 제어만으로도 우수한 운전성을 갖는 차량을 개발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상황이 좀 다르다. 고객의 Needs는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예전과 같은 수준으로는 One dimensional(일원적) 또는 Must-be(당연적) 요소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Attractive(매력적 품질요소), 즉 고객이 기대했던
바를 초과하는 만족을 주거나, 미처 기대하지 못했던 것을 제공하는 요소는 될 수 없는 것이다.

고객의 Needs 만족을 위해서는 엔진 및 변속기 제어뿐만 아니라 구동계, 샤시 등의 차량 전체 시스템에 대하여 직접적 또는 감성적인 운전성 인자들을 찾아내고 이 인자들의 영향도를 정량적으로 분석하여 하드웨어 레벨에서의 최적화와 소프트웨어 레벨에서의 통합제어와 같은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최근 차량 제어 장치들의 통합화 추세는 이를 보다 용이하게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한다. 향후의 운전성은 운전자 중심의
융합(Integration) 개발이 요구 된다고 할 수 있다.

3. 결론
2000년대에 접어 들면서 세계 자동차 시장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져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사라져 가고있다. 이들은 급변하는 내∙외적인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고객 Needs의 트렌드 변화를 읽지 못하고 제 때에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출시하지 못한 원인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운전성 측면 고객의 Needs는 의도하지 않은 현상이 발생 않는‘문제 없는 차량’에서 점차’얼마나 자신의 기분에 충실하게 움직이는가, 얼마나 매끄럽게 운전될 수 있는가’와 같은‘달리는 즐거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렇게‘달리는 즐거움’을 원하는 고객의 Needs를 만족시키고 운전성을 매력적 품질 요소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주관 평가에 의존한 엔진, 변속기 제어에 의한 운전성 개발이 아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모든 영향 인자를 고려한 총합적이고 정량적인 운전성 융합 개발이 요구 된다. 이를 위하여 정량화, Power Design, System Integration의 조화롭고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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