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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의 초기품질, 좋아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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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10-15 06:44:47

본문

사상 처음으로 국산차가 수입차보다 초기품질 문제점 수가 적었다. 특히 지난 5년간(2008년이후) 국산차 1위 회사의 문제점 수가 수입차 평균 보다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년도 결과는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국산차가 좋아졌기 때문도 아니고, 수입차가 나빠졌기 때문도 아니다. 자동차와 소비자에게 일어난 변화를 반영하도록 측정방법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브랜드 별로는 BMW가 국산-수입을 합쳐 1위를 차지 했으며, 국산차 중에서는 현대가 2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초기품질은 새차 구입 후 평균 3개월 동안 사용하면서 경험한 품질상의 문제점 수(TGW-i: Things Gone Wrong-initial)를 1대당 평균 건수(또는 100대 당 평균인 PPH ; Problems Per Hundred)로 산출하고 수치가 적을수록 좋은 것이다. 자동차전문 리서치회사인 마케팅인사이트(www.mktinsight.co.kr)가 새 차를 구입한 지 6개월 이내인 소비자(2013년 1월 이후 구입) 4,1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초기품질 조사에서 국산차가 평균1.62건으로 수입차(1.72건)을 0.1건(10PPH) 차이로 앞섰다[그림1].

지난 5년간 수입차 평균이 국산차 1위보다 좋았고, 수입차 평균이 국산차를 0.2건(20PPH) 이상 앞서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 주목할 만한 변화다. 그러나 변화는 실질적인 국산차의 품질 개선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올해 조사부터 반영된 일부 측정항목의 개편 때문이다. 개편은 자동차의 진화에 따른 다양한 변화와 소비자의 행동과 기대의 변화를 반영했다. 또한 고장이나 결함 보다 사용편의성(User Interface)이 강조되는 최근 경향을 고려해 디자인문제(Design Failure)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참고1).

(참고1) 이번 조사는 지난 2년 간의 브릿지 스터디(Bridge Study)를 거쳐, 13개 부문 177개 항목 544개 문제 발생 부위와 상황(L&O; Location and Occasion)로 개편된 내용으로 실시되었고, 특히 사용불편을 유발하는 디자인 상의 문제(Design Failure)를 보다 상세히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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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 후 첫번째인 금년도 조사에서 수입차는 2002년 첫 조사이래 가장 나쁜 성적인 1.72건의 문제점 수를 보인 반면, 국산차는 사상 최고의 성적을 냈던 작년(1.61건)과 거의 같은 수준의 점수인 1.62건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국산차 평균이 사상 처음 수입차 평균을 앞서는 이변을 일으켰다.

수입차의 부진은 ‘AV 시스템’ 부문에서 32PPH로 국산차 15PPH의 2배가 넘는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이다[표1]. 이에 더해 ‘전기장치/액세서리’ 부문 문제점 수에서 6PPH의 큰 차이를 낸 것이 작용했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은 수입차의 품질이 본질적으로 나빠졌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개편을 통해 강화된 사용편의성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작년도 결과와 금년 결과를 구성 13개 부문 별로 비교하면 국산은 5PPH이상 변화한 부문이 하나만 있는 반면, 수입차는 ‘AV 시스템’ 부문에서 14PPH, ‘전기장치/액세서리’ 부문에서 7PPH의 문제점이 늘었다. 전년도의 2배 가까운 수준이다. 늘어난 문제점들은 대부분이 개편과정에서 추가된 항목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확인되었고, 결정적인 이유는 내비게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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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간 비교에서는 BMW가 1.22건으로 1위를 차지 했으며, 그 다음은 Mercedes-Benz(1.37건), 현대(1.43건), Audi(1.54건), 기아(1.62건)가 산업평균(1.63건) 이상의 성적을 냈다[표2]. 과거 품질 문제점 측면에서 강자는 렉서스, 혼다, 토요다 같은 일본 브랜드였다. 그러나 2009-2010년 대량 리콜 사태, 2011년 쓰나미 이후의 품질 관련 문제들이 부각되며 소비자들의 의구심은 커지고 신뢰는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확실히 일본차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는 전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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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사례가 넘는 국산모델을 기준으로 초기품질 문제점 적은 모델 Top10을 보면 1위는 유일하게 1.0미만의 문제점을 기록한 Accent Wit(0.76건)였고, 그 다음은 Cruze(1.11건), Avante MD(1.17건), K3(1.30건) 등의 순이었다[표3]. 회사별로 Top10에 진입한 모델 수는 현대와 기아가 각각 4개 모델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한국지엠(Cruze)과 르노삼성(New SM3)이 한 자리씩을 차지했다.

Top10 중 전년에 비해 탁월한 향상이 있었던 모델은 Cruze(16위->2위), K5(19위->9위), Sportage(13위->7위) 등 이었다. 누수 문제가 있었던 Avante MD가 상위에 오른 것은 누수문제가 이슈화(8월 하순) 되기 전 구입자(2013년 1월 - 6월 사이 구입자)들이 조사대상이었고, 조사시점 역시 이슈화 전인 7월이었던 점, 그리고 이 문제가 탑승공간 보다는 엔진룸 안에서 일어나 일상적 점검에서는 거의 발견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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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급별로 초기품질 문제가 가장 적은 모델은 정리하면[표4], 경차는 All New Morning(1.67건), 소형은 Accent Wit(0.76건), 준중형 Cruze(1.11건), 중형 K5(1.54건), 준대형 5G Grandeur(1.35건), 그리고 SUV에서는 Tucson iX(1.36건)이 차급별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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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품질 문제점 수는 자동차회사가 가장 중요시하는 품질지표다. 초기품질이 좋지 않으면제품품질에 대한 만족도는 물론 판매서비스, A/S에 대한 평가등 모든 것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금년에 처음으로 국산차가 수입차를 앞지르는 큰 변화가 있었으나, 그 이유는 질문지 개편이 전기장치와 사용편의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고, 결과적으로 수입차에게 불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유가 어디에 있건 ‘AV시스템’과 ‘전기장치/액세서리’ 부문에서 수입차가 열세 임은 분명하다. 이는 기술적 열세라기 보다는 한국 소비자가 경험하는 불편 때문이다. 특히 내비게이션 문제는 수입차가 하루 빨리 극복해야 할 과제다.

한국 자동차의 초기품질은 사실 거의 좋아진 것이 없다. 새 모델이 다수 나오면 나빠지고, 시간이 지나면 점차 개선된 결과를 보이는 것이 지금까지의 전형적 모습이었다. 지난 2년간 국산 신차들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전년도의 점수를 유지할 수 있었을 뿐이다. 이제 앞으로 2-3년 간 각사들은 경쟁적으로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항상 문제였던 신차 출시 전(링크-국산차 품질, 이대로는 수입차 못 따라간다.)의 품질관리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국산차 1위가 수입차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끄러운 결과를 재현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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