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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SKT 5G 커넥티드카’를 보는 다른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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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6-11-15 2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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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그룹 코리아는 SK텔레콤과 5세대(5G) 무선통신 커넥티드카 기술 연구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천 영종도 소재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기술 시연회를 열었다. 과거에는 더 빨라진 무선통신 기술을 발표할 때에는 스마트폰을 동원했으나 이번에는 자동차와 결합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 포인트다. 그 의미를 짚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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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무선통신은 28Ghz 주파수 대역을 사용해 네트워크의 속도가 기존보다 최대 200배 빠르며 지연시간이 적어 대용량의 정보를 주고받는 미래 커넥티드카 연구에 필수적인 기술 요소다. 이날 행사는 2020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5G 무선 통신 기술을 자동차에 적용해 주행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 보기 위한 시도다.

 

이날 행사에서는 5G 무선 통신을 이용한 자동차 커넥티드 시연이 펼쳐졌다. BMW 드라이빙 센터 트랙에서 5G 단말기가 설치된 두 대의 차량으로 실제 도로 주행 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연출했다. 특히, 보이지 않는 전방 차량들의 위치, 속도 등의 교통상황을 주행하는 차량이 수신해 안전하게 주행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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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실내에서 스크린을 통해 시연을 중개하는 상황에서의 연결성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두 대의 시험 차량 운전석을 비춰주는 카메라, 드론 카메라, 각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 등으로부터의 정보를 빠른 속도로 처리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그러나 중개 화면에 처음에는 나타나던 각 차량의 속도, 시험로 상의 차량의 위치 등이 초기에 잠깐 보이다가 멈추었다. 뿐만 아니라 화면 해상도와 처리 속도 등도 지금의 4G LTE와 크게 차별화되어 보이지 않았다.

 

물론 지금은 완성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폐쇄된 공간에서 다른 복잡한 방해요인이 없는 상황에서의 처리 속도와 응답률은 만족스럽다고는 할 수 없었다. 이런 인프라를 기반으로 사용되고 있는 현존하는 자동차 안의 커넥티비티가 그다지 높은 주목을 끌지 못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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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통신 기술은 아직까지는 한국이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PC 든 스마트폰이든 연결속도는 분명 한국이 세계 최고다. 그런 선입견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번 이벤트는 정확성보다는 5G기술을 활용한 커넥티비티 기술의 실용화를 위한 연구가 본격화되었다는 것을 알리는데 의미가 있었다.

 

그보다 주목을 끄는 것은 커넥티드카에 관한 것이었다. 커넥티드카의 기술은 BMW와 아우디,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 등 독일 메이커들이 주도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차원은 아니지만 독일의 자동차 전문지 AMS(Auto Motor und Sport)가 창간 70주년을 맞아 실시한 앙케이트 중 눈길을 끄는 내용이 있다. 이 설문에 따르면 일반 신차 구입예정자 10.6%, 특별히 자동차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 중 12.4%가 커넥티비티에 흥미가 있다고 응답했다. 커넥티비티를 자동차 구입시 고려하는 요건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코 적지 않은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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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들의 2/3 이상은 커넥티비티를 ‘긴급 사고 대응 시스템’으로 여기고 있었다. 또한 69%의 응답자가 기본 장비로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 다음은 스마트폰의 무선 충전기능이 54%, 자동 주차기능에 대해 45%가 각각 기본 장비로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물론 스마트폰과의 커넥티비티에 대한 관심은 아주 높았다. 스마트폰 화면을 자동차 모니터에 그대로 나타나도록 해 주는 미러링 등에 대한 요구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차 구입 예정자 중 51%가 이 장비를 원한다고 답했다.

 

이런 신차 구입예정자가 생각하는 자동차회사의 커넥티비티 기술력에 대한 설문도 눈길을 끌었다. 전체 설문 응답자의 평가와 해당 메이커 오너들의 평가를 나누어 물었다. 두 항목 모두에서 BMW가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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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2002년부터 커넥티드 드라이브를 상표로 등록해 카 투 X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해 오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인해 응답자 중 일반 투표자의 63%, BMW 오너 83%가 BMW의 커넥티비티 기술력이 가장 좋다고 답했다.

 

BMW는 10년 전부터 추진해 온 디지털화의 완성 버전인 BMW 커넥티드를 2016년 3월 미국시장에 출시했다. BMW connected라는 애플리케이션에 디지털 관련 모든 기능을 통합한 것이 포인트다. BMW는 2008년부터 미국 시카고와 중국 상해, 독일 뮌헨에 앱센터를 설립해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연결하는 연구를 해왔다.

 

2010년부터 커넥티드 드라이브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2011년에는 iDrive에 커넥티드 드라이브 기능을 채용했다. 지금은 850만대 이상의 BMW 모델들에 BMW 커넥티드 드라이브 기능이 채용되어 있다. 지금까지는 자동차를 중심으로 설계된 것이었다. BMW 커넥티드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시스템은 사용자가 중심이 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가 IT의 하위 기술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듯 자동차의 일부로 통합해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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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외에도 아우디,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 오펠 등 독일 메이커들이 커넥티비키 기술력에서 상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 메이커 역시 Connected라는 키워드라는 측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이어서 포르쉐와 포드, 렉서스, 볼보, 마쓰다, 토요타 등의 순이었다. 한국 메이커들의 존재감은 없었다.

 

또 다른 설문조사도 있다. 미국에 본부를 둔 다국적 컨설팅 기업 ADL( Arthur D. Little, Inc.)은 ‘완전 자동 운전차를 이용할 것인가’에 대한 설문조사를 10개국에서 실시했다. 수용성에 대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질문이다. 그에 따르면 중국이 수용성이 가장 높고(59%) 다름으로 한국이 40%, 일본이 38% 등 아시아 국가가 높은 것을 나타났다. 주로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라는 특징이 있다. 독일은 22%로 가장 낮았고 스웨덴 24%, 영국과 프랑스 28%, 스페인과 이탈리아 34%, 미국 29% 등이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것은 SKT등 한국의 무선 통신 기술은 세계적이고 소비자들은 받아 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만 그것을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요소기술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번에 선 보인 BMW 차량을 기반으로 하는 5G 커넥티드카에 장착된 카메라는 물론이고 각종 센서, 레이더 등도 거의 대부분의 원천 기술 중 한국산은 없다. 한국 완성차회사들의 커넥티드카 기술도 아직 이렇다 할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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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것을 제품에 활용하는 수준도 아직까지는 내 세울만한 정도는 아니다. 그것은 약 10여년 전만해도 IT 기술력이 세계 4위에 랭크됐으나 최근에는 28위까지 하락했다는 것이 입증하고 있다. 산업화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전이되어 가다가 흔히 말하듯이 ‘삽질’을 하는 바람에 벤처에 대한 투자가 큰 폭으로 줄어 생긴 현상이다. 벤처 기업은 본래 실패를 전제로 개발을 한다는 미국 실리콘 벨리의 정신과 달리 한국에서는 단기적인 실적에 매달려 좋은 두뇌 들을 활용하지 못한 것이 근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SKT가 5년 뒤에 실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5G 기술을 ‘세계 최초’로 BMW의 차량에 적용해 발표한 것은 시대가 바뀌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제는 무선통신의 주 수요자도 자동차회사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SKT가 제공해야 하는 것은 속도와 정확성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흐름을 잘 짚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IT 강국’- 이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증명이 됐지만- 한국에도 세계 5위 규모의 자동차회사가 있는데 협업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BMW 그룹은 지난 9월 27일 아우디, 다임러 등 자동차 회사 및 에릭슨, 화웨이, 인텔, 노키아, 퀄컴 등 글로벌 IT 기업과 함께 ‘5G 자동차 협회(5G Automotive Association, 5GAA)’를 설립하고 앞으로 커넥티드 이동성 통신 솔루션 개발에 협력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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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자동차회사의 화두는 전동화와 자율주행차다. 전동화는 에너지 문제로 아직은 거리가 있다. 그에 반해 자율주행차는 무인자동차라는 개념보다는 궁극적인 안전장비로 개발되고 있다. 안전은 Safety 와 Security로 구분된다. 그것을 기반으로 한 Connectivity 기술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 과정에서 IT 회사와 자동차회사간의 경쟁이 아니라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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